~중년, 그 신비스러움~
요즘은 유난히 중년이라는 낱말을 많이 듣는다.
그 안에는 기쁨보다 아픔이,
즐거움보다는 서글픔이
진하게 깔려 있어 종종 나를 당혹케 한다.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 벌써 불혹의 나이,
지천명이라는 아쉬움,
젊은 날들의 회상,
앞으로의 날들이 지나온 기간들보다
짧다는 두려움이 내포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중년이란
참으로 신비스런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젊음은 예쁘고 화려하지만
중년은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지나간 삶 속에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고,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추억을 가꿀 줄 알고,
고독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오늘의 가치를,
내일을 준비하는 여유가 있어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줄 알기 때문이다.
높고 높은 파아란 하늘처럼
뜨거운 폭염을 가셔내고
빨간 병풍으로 산을 물들인
늦가을 풍경처럼 중년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 풍경에는 익힌 세월에서의 따뜻한 배려가 있고,
다른 이들을 껴안는 온기가 있고,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자신감이 있고,
항상 고여서 흐르는 사랑의 강물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생활에서 만족하지 못하듯
나 역시 가끔 내 생활에 염증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오늘을 사랑하고 진실하게 생활해서
후회없는 지금의 오늘을 기억하고 싶다.
늙어간다는 초조함도,
피곤의 짜증도 버리며..
삶이란 시간과 함께 가는 것이며
그 속에서 조금씩 성숙해지며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이라 믿기에.
중년, 그 신비스런 아름다움,
이른봄 풍경을 색칠하며 서로를 사랑하며
여유있는 중년이라는 길을 걷고 싶다.
환한 햇살을 함께 나누며...
아픔을 뒤로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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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2004-03-29 00:14:40
출발점
2004-03-29 00:4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