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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님 이번에 허공부르신거 아세요?

nida, 2004-05-31 23: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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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참고로 정치적 지지와는 상관없이 읽을만한 내용이라 전문을 붙혔습니당. 울 필오빠가 역시나 등장하기 때문.   오해없으시길..)


개혁 네티즌 여러분!
제 17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신분으로 청와대에 가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언론에서 간추린 뉴스로 혹 왜곡될지도 모를 오늘의 역사적 현장을 스케치해서 보고 드립니다. 급하게 쓰는지라 생각나는 대로 메모해온대로 습니다. 혹 문맥이 맞지 않으면 알아서 읽으세요.(^*^;)      
  
열린우리당 당선자와 중앙위원 약 200명이 탄 버스 다섯대가 2차워크숍을 마치고 마포대교를 건너 청와대까지 가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2002년 대선승리와 곧바로 이어진 대선불복과 탄핵 쿠데타 그리고 엄청난 국민의 저항 그리고 총선승리....긴 고통과 울분의 터널은 길었지만 역사와 국민이 이룬 승리의 성과물인 17대 국회의원(2시간후면)을 실은 버스는 5.16군사쿠데타세력이 탱크를 몰고 건넜을 마포대교를 지나 싱거우리만치 빠른 속도로 청와대 영내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난생처음 청와대를 구경하는 것이라 설레임이 없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대통령을 직접 가까이서 만나뵐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분좋은 일이었습니다. 국빈들이 오면 만찬을 하는 장소인 영빈관 1층에 모여 간단한 다과 음료를 하며 전국에서 모여든 반가운 얼굴들과 수인사를 20분가량하자 대통령께서 영부인과 함께 입장하시더군요.
  
저는 지난날 흔히있는 보통 대통령과 인사하고 악수를 하는 형태를 상상했는지라 웅성웅성 200여명이 서성이는 1층에 입장할때 약간 의아해 했는데 '역시 노무현이었습니다' 대통령 내외분이 서있고 방문객들이 게걸음치듯 옆으로 이동하며 악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께서 일일히 돌아다니시며 악수를 청하는 것이 아닌가? 어떤사람들은 포옹도하고 어떤 사람은 뒤로 돌아가 한번더 악수를 하고 좋아라 하는 등 그야말로 권위와 격식의 파괴 그 자체였습니다. 낮은 대통령의 문화파괴를 여지없이 보여주더군요.
  
(파격적 한장면)
유시민: 국민의 힘 대표를 지냈던 정청래당선자입니다.
노대통령: (대뜸)글 잘 읽었습니다. 아주 명쾌하더라구요.
정청래: 예! 아~예에~감사합니다.
노대통령께서 유시민선배와 필자 등이 서있는 테이블 근처에 와서 순식간에 벌어진 대화 내용입니다. 필자는 너무도 갑작스럽고 예측을 빗나간 대화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인터넷 눈팅족'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정말 이럴줄이야...대통령께서는 어제 제가 국힘과 서프노짱토론방에 올린 '김혁규 카드, 룰대로하면 됩니다.'란 글을 읽으신 것입니다.(지금도 서프나 국힘 눈팅중인지도 모릅니다.)
  
유시민: 거 봐 대통령께서 다 읽으신다니까!
정청래: 진짜네요.
유시민 선배는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이 전달해 달라는 첫비님의 대선자객 류의 영화포스터 패러디 작품 두점을 선물하자 재밌다는 듯이 껄껄 웃고 인파속으로 다시 사라졌습니다.
  
진실보다 더 좋은 전략은 없다.
  
오늘 노대통령님께서는 너무도 많은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백미로 꼽고싶은 말이 바로 이말씀입니다.
  
(장내가 정리되고....)
6시 30분부터 김부겸의원의 사회로 신기남 우리당 당의장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수석당원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우리에게 용기와 투지를 불어 넣어준 노대통령께 감사한다.'라는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덕담들이 이어졌습니다.
  
천정배대표-견디기 힘든 고통을 감내한 대통령께 감사한다.
정동영 전의장-이방(영빈관) 생기고 이렇게 개혁세력이 자리를 가득 메운것이 역사상 최초다. 이 자리를 만들어 주신 국민께 감사한다.
김근태 전대표-봄비가 촉촉히 내렸다. 그비를 맞으며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다녔다. 봄장마는 오래가지 않는다. 오늘같은 날이 왔다.
(덕담과 감동 주르륵~~~)
  
이어서 대통령께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뒤에 하기로 했는데 기자들을 위해서 순서를 바꾸어서 하겠습니다.  당선을 축하합니다. 당선의 기회를갖지 못한 분들은 언제가 끝까지 하면 다시 기회는 옵니다. 당선에 대한 예측이 없었을 텐데 정의를 갖고하다 보면......너무 좋습니다.(필자는 이 대목에서 얼굴이 불거지며 약간 음성이 떨리고 음성에 물기가 베어옴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시대흐름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안에 옵니다.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다음말을 꺼내는 순간 장내 긴장감 팽배)
총리지명문제인데...왜이리 일찍 나왔는가?하면 개각, 당직, 의회직에 대한 교통정리가 되어야 할것 같아서 입니다. 총리문제는 검토 논의되고  있지만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6.5보선 이후 당지도부와 여러 의견을 수렴해 지명하겠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결정하겠습니다.
  
다만 논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한나라당의 시비는 옳지 않습니다. 상생은 공격적 시비나 발목잡기가 아닙니다. 비판과 반대는 정책으로 해야 합니다. 정정당당하게 해야 합니다.
  
왜 김혁규인가? 열린우리당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인재를 골고루 쓰고 전국민에게 봉사하고 전국적인 지지를 얻고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직은 여러지역에서 골고루 차지하는 안배가 필요합니다. 한나라당이 반대하니까 반대한다? 이것은 합당한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상생의 도리를 왜곡해서 지역주의적 연고권을 주장해서는 안되고 영남이 한나라당의 영원한 안방은 아닙니다.
  
배신자란 말을 하는데 배신자는 역사와 국민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자기의 좁은 관점은 안됩니다. 3당 합당은 국민적 배신인데 거꾸로 거기에 따라가지 않은 나를 배신자로 몬적이 있습니다. 배신의 정의를 폐쇄적 이익집단의 관점으로 보면 안되고 역사와 국민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김혁규지사는 우리당이 3등일때 대의를 갖고 결단한 분입니다. 배신자는 대의를 따지지 않습니다.(민주대연합주장 부분은 연합뉴스기사 참조하세요)
  
(분위기 살리고 살리고오~)
만찬이 이어지며 여성의원과 여성중앙위원들이 영부인과 함께 노사연의 '만남' 합창이 있었다. 젊은 남자 당선자와 중앙위원들의 '님을 위한 행진곡'이 이어졌고 대통령의 노래 순서가 왔다. 또다시 파격이 시작되었다. 조용필의 '허공'을 멋드러지게 부르셨다. 앵콜을 받아 '부산갈메기'까지 부르고 대통령의 얼굴은 포도주의 영향인지 분위기에 취해서 인지 얼굴이 불콰해지고 있었습니다.
  
몇몇의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 김혁규 총리문제는 단한마디의 질문과 코멘트가 없었다. 이어서 대통령의 마무리 맨트.
  
여러분 혹시 국회의원이 너무 쉽게 되었다고 미안해하지는 않습니까? 너무 미안해 할것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은 당선될 가치가 있습니다. 4.19때나 87년 6월 항쟁이후(격변기를 지칭한 듯)에도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2004년 4월 15일도 그렇습니다. 당선을 위해 보따리사고 국민을 위한다는 그맹세를 져버린경우는 비일비재했습니다. 우리당 창당때는 당선가능성이 없었는데.... 분열을 극복한다는 대의로 한것입니다. 이런 감동적 역사를 본일이 없습니다.
  
충분히 보상받을 가치있는 일이었습니다. 대통령때문에 되었다는 생각은 버리시고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여러분들은 무지무지하게 행복한 정치인입니다. 경선때 애는 섰지만 하늘보며 줄찾느라 헷갈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는 13대 때 세다는 허삼수후보를 이기고 우쭐한 적이 있습니다. 기고만장하면 후회합니다. 튀지말고 1년이 지나도 남는 말이 있다면 그때가서 하십시오. (원칙을 지키지 말라는 말은 아니고...)튀다가 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재치와 술수 조급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용기있고 솔직하다면 지도자를 꿈꾸어도 좋습니다. 진실이상 더좋은 전략은 없습니다. 명분과 실리중 적어도 하나는 얻어야 합니다. 명분은 대의입니다. 이것저것 생각해도 잘모르겠거든 손해가는 자리로 가십시오. 가장 큰 대의는 열린우리당 당명에 다 나와 있습니다. 열린. 우리. 더 큰 우리를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대통령은 저항과 투쟁의 정치인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대안을 갖고 창조적인 업적을 남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영국의 토니블레어는 저항의 역사가 없습니다. 의정활동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제 독재는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주의할 것은 미디어에 이용당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없는 싸움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한가지 어디까지 같으면 한편이고 어디가지 같으면 함께할거냐? 그 경계선을 잘 보아야 합니다. 같이하는 근거 따로하는 근거를 잘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필자는 청와대를 나오며 대통령께서 부르신 '허공'을 흥얼거렸습니다.
  
꿈이였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
가슴태우며 기다리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
사랑했던 마음도
미워했던 마음도
허공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이야기
스쳐버린 그날들 잊어야할 그날들
허공속에 묻힐 그날들


잊는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미련이 남아
돌아선 마음 달래보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
셀레이던 마음도 기다리던 마음도
허공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이야기
스쳐버린 그약속 잊어야할 그 약속
허공속에 묻힐 그 약속
  
개혁 네티즌 여러분!
긴글 읽으시느라 고생많았습니다.
이상 보고를 마칩니다.안녕히계십시오.
이글을 쓰고있는 도중 저의 임기가 시작되었군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2004년 5월 30일 밤 12시 3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정청래드림.
  
피에스: 선물로 앤서니 기든스의 '노동의 미래'(을유문화사)라는 책을 한권 받았습니다.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6 댓글

부운영자

2004-06-01 00:42:05

저두 신문기사에서 본적이 있어요.. ^^;
정치적인 내용이라 제가 올리기좀 그랬는데..nida님 잘 퍼오셨어요.. -_-;;
노대통령이 허공을 잘 부르셨을거 같은데.. 한번 듣고싶네요.. ㅋㅋㅋ

2004-06-01 00:48:20

그냥 신문기사로 퍼오셔도 될것 같은데..
굳이 서프라이즈 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퍼올 필요가 있을까요?딴지 아닙니다.
저도 그곳 자주 갑니다..신문기사도 대여섯곳 났습니다.

nida

2004-06-01 02:04:52

님들 안녕하세요..저도 조심스레 복사떠왔습니다^^
제가 서프에서 본 김에.. 신문에 났었나는 몰랐지요.
어디서나 좋은 의미로 우리 필님이 언급되는게 좋지요?
즐건 오후~~*

middle

2004-06-01 06:53:43

그냥 오빠 노래 '허공'이 나왔구나..하고 말아여~!
이 글 퍼온 분도 그런 맘으로 조심스럽게 퍼오신 것 같운데~!
^^

부운영자

2004-06-01 07:15:54

이건 위에 nida님 말씀대로 그냥 편하게 읽으시면 됩니다.
지금 삭제된 두분의 글은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삭제되었습니다.

clazz

2004-06-02 20:01:24

서프라이즈에서 퍼온 글 잘 읽었습니다. 다른 신문의 기사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하여 다른 신문은 몰라도 ㅈ일보의 기사는 제가 가상으로 꾸며 보겠습니다. 1면은 아니고 한 3면 정도에 큰 글자로 제목을 뽑았겠죠.....

"대통령, 허공속에 묻을 약속은 왜 한걸까?....."

"노무현, 무슨 미련이 남았을까?"

이쯤 되지 않았겠습니까?^^

부운영자님, 이 글도 논란의 소지가 있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지워주세요. 그냥 재미삼아 한 마디 해봤습니다. 폐가 됐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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