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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읽기] 김건모 방송 은퇴선언의 의미는?
[스포츠서울 2004-07-19 13:42]
김건모가 방송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며칠만 있으면 신보를 낼 가수가 TV에 나오지 않겠다니,이 무슨 일인가? 더구나 김건모는 ‘드러내기’ 전략의 대표주자가 아니었던가?
얼마전만 해도 한국에서 스타로 성공하려면 표준적인 길과 특이한 길,딱 두가지뿐이라는 자조섞인 말이 있었다.가능한 얼굴 내밀어야 할때 모두 매스컴에 나오는 방법과 자폐적으로 보일 정도로 자기를 감추는 방법중 한 가지를 쓰는 게 효과적이었다.전자의 대표주자가 김건모였고 후자는 서태지가 대변해왔다.
이제 이 구조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의미일까? ‘드러내기’ 전략은 소품종 대량생산의 방식을 취하는 공중파 방송의 전략과 괘를 같이 한다.이는 다양한 형태의 욕망을 하나로 줄세우고 다수의 추동자를 만들어내는 권력화의 전형이다.가수가 권력이 되는 건 나쁠게 없지만 TV에 나오지 않고서는 스타가 될 수 없는 현실은 뭔가 잘못돼 있다.
김건모의 방송 은퇴가 바로 방송 권력의 몰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가수의 드러내기 전략이 대폭 수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TV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한자리 수로 떨어졌고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위력도 예전 같지 않다.‘가리기’ 전략도 공중파 이외의 여타 미디어들이 자리를 잡아야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클럽문화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검증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양 극단의 중간적인 방식으로 스타가 되는 게 쉽지 않았다는 점인데 이제 이런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TV출연여부로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방식은 무의미해지고 있다.TV에 자주 나가도 앨범 1만장도 못 파는 가수가 있고 TV에 안 나가도 10만장 이상을 파는 가수가 있다.인디에서는 대중성(이승열,아소토 유니온,재주소년,대프콘,코코어)을 추가한 뮤지션이,기존 주류에서는 실력파(김범수,휘성)가 두각을 나타낸다.작지만 반가운 현상이다.
이제 시스템을 탓할 수만은 없다.양자 사이를 절묘하게 줄타기하며 성공한 가수(윤도현)가 이미 나왔다.윤도현처럼 CF와 방송을 자주 타면서 운동권 출신의 의식있는 가수는 과거에는 나올 수가 없었다.그렇다면 정치적으로 올바른 메시지를 담는데 주력하는 안치환이나 정태춘 등 진보적인 가수들도 문화적 세련됨,즉 대중성을 아울러 추구하는 때도 오지 않을까?그렇게 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일까?
그런 점에서 이문세의 전략은 더욱 세련된 대안일 수 있다.그의 음악은 방송 출연에 의지하지 않고 신비주의를 표방하지도 않는다.그럼에도 여전히 이문세 음악은 폭넓게 소비된다.팬과의 주된 소통수단인 그의 콘서트에 가 보면 전성기의 god가 부럽지 않다.
TV가 상업적 대중음악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상업자본으로 음반제작해서 상업루트를 이용해서 홍보하고 상업유통시장에서 음반을 팔아야 하니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가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음악으로 평가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적어도 대중들이 음악과 오락과 쇼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침체기에 빠진 가요계의 작은 성과다.
서병기전문기자
[스포츠서울 2004-07-19 13:42]
김건모가 방송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며칠만 있으면 신보를 낼 가수가 TV에 나오지 않겠다니,이 무슨 일인가? 더구나 김건모는 ‘드러내기’ 전략의 대표주자가 아니었던가?
얼마전만 해도 한국에서 스타로 성공하려면 표준적인 길과 특이한 길,딱 두가지뿐이라는 자조섞인 말이 있었다.가능한 얼굴 내밀어야 할때 모두 매스컴에 나오는 방법과 자폐적으로 보일 정도로 자기를 감추는 방법중 한 가지를 쓰는 게 효과적이었다.전자의 대표주자가 김건모였고 후자는 서태지가 대변해왔다.
이제 이 구조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의미일까? ‘드러내기’ 전략은 소품종 대량생산의 방식을 취하는 공중파 방송의 전략과 괘를 같이 한다.이는 다양한 형태의 욕망을 하나로 줄세우고 다수의 추동자를 만들어내는 권력화의 전형이다.가수가 권력이 되는 건 나쁠게 없지만 TV에 나오지 않고서는 스타가 될 수 없는 현실은 뭔가 잘못돼 있다.
김건모의 방송 은퇴가 바로 방송 권력의 몰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가수의 드러내기 전략이 대폭 수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TV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한자리 수로 떨어졌고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위력도 예전 같지 않다.‘가리기’ 전략도 공중파 이외의 여타 미디어들이 자리를 잡아야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클럽문화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검증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양 극단의 중간적인 방식으로 스타가 되는 게 쉽지 않았다는 점인데 이제 이런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TV출연여부로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방식은 무의미해지고 있다.TV에 자주 나가도 앨범 1만장도 못 파는 가수가 있고 TV에 안 나가도 10만장 이상을 파는 가수가 있다.인디에서는 대중성(이승열,아소토 유니온,재주소년,대프콘,코코어)을 추가한 뮤지션이,기존 주류에서는 실력파(김범수,휘성)가 두각을 나타낸다.작지만 반가운 현상이다.
이제 시스템을 탓할 수만은 없다.양자 사이를 절묘하게 줄타기하며 성공한 가수(윤도현)가 이미 나왔다.윤도현처럼 CF와 방송을 자주 타면서 운동권 출신의 의식있는 가수는 과거에는 나올 수가 없었다.그렇다면 정치적으로 올바른 메시지를 담는데 주력하는 안치환이나 정태춘 등 진보적인 가수들도 문화적 세련됨,즉 대중성을 아울러 추구하는 때도 오지 않을까?그렇게 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일까?
그런 점에서 이문세의 전략은 더욱 세련된 대안일 수 있다.그의 음악은 방송 출연에 의지하지 않고 신비주의를 표방하지도 않는다.그럼에도 여전히 이문세 음악은 폭넓게 소비된다.팬과의 주된 소통수단인 그의 콘서트에 가 보면 전성기의 god가 부럽지 않다.
TV가 상업적 대중음악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상업자본으로 음반제작해서 상업루트를 이용해서 홍보하고 상업유통시장에서 음반을 팔아야 하니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가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음악으로 평가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적어도 대중들이 음악과 오락과 쇼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침체기에 빠진 가요계의 작은 성과다.
서병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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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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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2004-07-20 00:03:21
팬
2004-07-20 00:18:17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