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 ★
편지가 가볍다는 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봉투 안에 든 사랑도 가득한데
오늘 마음으로 받은 편지
어째서 이리도 가벼울까
가볍다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 별로 없다는 것
그러나 이별의 편지는 눈물에 젖어
무겁기에 또한 슬프다
편지를 쓰는 것은
마음을 주는 것이라
별이 보이는 창문을 열고
생각이 나는 대로 편지를 쓴다
별들이 멀리 있는 만큼
그대의 기다림도 꽃씨로 맺혀
오늘 쓴 편지도 너무도 가볍다
가장 넉넉한 무게를 지닌 사랑
그 꽃자리에 돋아난 꽃씨
무게를 버리고 나니 너무 가볍다
가벼우니 멀리 날 수 있다
편지를 써서 가슴에 접어 넣으니
꽃씨는 바람에 실려
내 가슴의 언덕 위로
그리움이 사뿐 자리했다
詩 이효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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