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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김창완, 조용필

Bopple, 2004-10-09 15: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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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7
추천 수
18
아래 신중현씨 이야기가 있어 몇 자 끄적여 봅니다.
신중현씨는 그에 더해서, 뽕락을 부르던 사람들은 전에는 자기 앞을 제대로 지나가지도 못했다고 하면서, 마치 그런 노래를 부른 것이 부끄러워서 자기 앞에 나서지도 못했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신중현씨 노래에도 뽕끼어린 곡들이 몇 있는데 말이죠.

객관적으로 보면, 당대 오버그라운드 최고의 위치에 서있는 신중현씨 앞에서 후배들이 나대지 못하는 당연한 상황이었을 뿐이죠.

개인적으로 전에는 신중현씨를 조용필씨보다 더 높게 평가했었는데, 그 기사들 본 이후로는 영..


대비되는 이야기로 산울림의 김창완씨가 있습니다.
가요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음악을 했다는 산울림의 김창완씨가 어떤 인터뷰에서 현세태의 공장에서 찍어낸듯한 반짝가수들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김창완씨가 말하길 조용필씨는 가수로서 모든 것을 이루어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사람이라고 말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의 조화에 대해 강조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김창완씨, 자존심이 어느 누구 못지 않은 분입니다. S대학도 나왔고(형제들도 모두 명문대 출신이죠) 독창적인 음악을 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죠. 어느 정도냐면 쇼프로에서 한국의 비틀즈, 산울림 이라는 소개를 하려했더니 그럼 산울림이 남의 아류냐면서 거부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사람이 같은 분야의 사람에게 그런 정도의 찬사를 보낸다면 알만 하죠.

8 댓글

Bopple

2004-10-09 15:35:18

아,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건, 신중현씨나 그 언더지향 평론가들은 마치 신중현씨가 반항의 사도여서 박정희가 그를 탄압하기 위해 대마초 사범을 잡아들인 것처럼 말하곤 하는데, 사실 박정희가 대마초 사건을 일으킨 건 아들인 박지만이 자꾸 대마초해서 그런 것이죠.

가을의 사냥꾼.

2004-10-09 18:42:25

다른건 몰라도

세 분중 필님이 다른 점은

음악해서 번돈 모조리 음악에 투재했다는 사실.

아직도 그러하다는 사실...

클라우드

2004-10-09 20:16:21

솔직히 남 지적하는 사람치곤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겠죠
인정할건 인정해주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것인지
의미없는 당파싸움일수도 있는데 제가 다니는 직장내에서도 있는것처럼 쉽싸리 달라지진 않을듯 합니다

가위바위보

2004-10-09 20:46:08

가끔 이런 저런 논평을 대하다보면 순수와 대중서의 갈림길에서 평가의 잣대를 대려는 사람들을 본다. 그런데 적어도 대중가요를 하는 대중가수는 이미 대중성을 떠나서는 그 가치 자체를 운운한다는 것이 사실을 한갓 말장난 내지는 나름의 노고에 대한 일말의 위안성이라고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창작하는 사람은 순수든 대중이든 그 결과물이 대중의 것이 되어버리기에 어쩌면 대중성을 무시하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창작물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필님은 처음부터 자기는 대중가수이기 때문에 오직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대중들이 좋아하고 위안받는 것에 만족할 뿐이라고 밝혀왓다. 그러면서도 중요한건 다만 대중들이 좋아하는 대로 좇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그의 음악적 실험을 좇아 오도록 했다는 것이다. 더우기 그는 그렇게 눈에 안보이는 노력과 창작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한 번도 내 작품은 이렇게 위대하다든지 앞서가고 있다든지 떠벌리지 않았다. 그저 대중들이 반응해주길 묵묵히 기다리고 때론 자신의 생각대로 반응이 좋을땐 다시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고 때론 자신의 생각만큼 반응이 없을 땐(90년 후반이후로) 그저 묵묵히 앞서가는 창작인으로 자기의 갈 길을 그것도 열심히 정말 최선을 다해서 갈 뿐이다.
그리고 요즘들어 연예계도 걸핏하면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이다 계약조건에 대한 법적대응이다 해서 돈으로 모든 걸 따지고 자기가 굉장한 인물인양 떠든다. 그러나 조용필은 그 많은 매스컴의 공세속에서도 오로지 음악만으로 모든 걸 보여주려할 뿐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달지 않았다.(그의 노래 곳곳에 그의 삶 곳곳에 그 흔적들이 서려있다) 더우기 후배나 그 어떤 대상에도 그저 상대에 의한 마지못한 느낌정도는 얘기해도 결코 비판의 잣대나 평가의 잣대를 갖다대지 않았으며(충분히 그럴 위치고 지식이 있음에도) 오히려 후배들을 늘 넉넉한 음악의 품으로 감싸안았다.
누구는 그가 사회참여가 부족하다는 둥 순수락만 하지않고 뽕짝도 했다는 둥 말이 많지만 돌아보면 그런 말 한 사람들은 사실 필님만큼 하고 싶어도 능력이 안됐다고 밖엔 할 수없다. 왜냐면 뽕짝이면 뽕짝, 락이면 락, 발라드면 발라드.... 그토록 무리없이 완벽하게 맛을 살려가며 부를 사람있으면 나와보라 해보자. 정말 아무도 아무도 없다. 아니 정말 앞으로도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런데 뭔가 자기의 부족함은 인정하기 싫고 딴지는 걸고 싶고 그런사람들이 기껏 하는 소리가 이미 대중음악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 조차 대중성을 따르면 어떠고 저떠고 말이 많아진다. 그리고 사회참여도 그렇다 굳이 정치적 신념이나 고차원적인 철학을 떠들지 않아도 조용필은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추억과 삶의 위안을 심어준 아니 아직도 심어주는 사람이다. 또한 그는 늘 자선공연과 기부금마련 공연, 위문 공연등 그가 대중가수로서 해야할 일을 그 어떤 누구보다도 많이 해온 사람이다. 그것도 나는 이렇게 사회에 좋은 일 합니다고 떠들지 않았다 그저 자기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대중가수이므로 대중에게 그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그것이 당연한 자신의 몫이라며 그렇게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왔다. 아니 해오고 있다.
부디 이런 그를 이곳 팬들만이라도 알아주고 그의 따뜻하고 속깊은 인간미와 그에 따른 그의 음악세계를 먼 훗날까지 남겨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현

2004-10-09 21:20:11

가위바위보님!오랜만에 님의글을 읽어보네요.
무더웠던 지나여름을 시원하게해준 님의글이
생각나는군요.어찌그리도 제가 하고싶은말을..
자주 글 남겨주세요.

이호수

2004-10-10 02:38:19

가위바위보님..대단하심*^^*

마루

2004-10-10 04:30:07

가위바위보님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적어주세요.
제가 항상 느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랍니다.^^

짹짹이

2004-10-12 01:41:37

그저 대중들이 반응해주길 묵묵히 기다리고 때론 자신의 생각대로 반응이 좋을땐 다시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고 때론 자신의 생각만큼 반응이 없을 땐(90년 후반이후로) 그저 묵묵히 앞서가는 창작인으로 자기의 갈 길을 그것도 열심히 정말 최선을 다해서 갈 뿐이다.

가위바위보님의 글 중에서 이 부분이 정말 와 닿네요.
그러기에 어찌 弼님을 존경하지 않을수 있을까요?
팬의 한사람으로써 정말 배울점이 많으신 뮤지션 이십니다.
가위바위보님의 덧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자주 뵙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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