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저러한 이유로 애시당초 못간다고 포기했던 광주공연이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나 광주월드컵 경기장을 볼 날이 있을꺼나'라는 맘이 어느 순간에 머릿속에 가득 차오길래 초조한 맘으로 시계를 보며 여러가지 셈을 해보고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오고가는 길 서둘면 가능하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어, 나와 마찬가지로 먹고 사는 일에 여러모로 화급한 일이 많아 광주공연을 포기했던 동무에게 넌지시 '번갯불 콩 볶아먹는 광주공연'에 대하야 설명을 했더니, OK!


이렇게 해서 가게된 광주 공연인지라 뒷풀이는 애시당초 꿈도 못꾸었고, 그나마 공연전에 여유롭게 도착이라도 했으면 부스에서 많은 님들 뵙고 인사라도 나눌수 있었겠지만, 빡빡한 시간에 도착한지라 표구하고 끼니 해결하느라 게우게우 공연 시간 맞춰 들어갔는데, 안왔으면 뒷날 두고두고 후회할뻔 했을 정도로 너무도 흥겹고 재미나고 신명난 공연이였지요. 예술의 도시, 문화의 도시답게 공연을 신명나게 즐길줄 아는 광주시민들 덕분에 덩달아 필님도 신명나고, 우리 골수팬들도 눈치 안보고 덩달아 신명나고. 올스탠딩 공연이였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끝나자마자 후다닥 자리 박차고 일어나 뒷풀이고 뭐시고 간에 집으로 갈 생각에 서두르다가, 그래도 먼길 왔는데 전라광주님들 얼굴이라도 잠깐이나마 뵙고 가는게 맞다 싶어 미지부스로 휘적휘적 걸어 갔지만, 필님따라 전국으로 뛰고 있는, 늘 보던 얼굴만 보이는 지라 아쉬운 맘 접고 88고속도로 하염없이 달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죄송해요.
새벽이슬님, 바다님, 두밥님, 아낙네님, 똑똑이님, 카인님, 땅끝문희님.. 그외 몇분 더 계시려나?.. 평소 뵙기 힘든 분들인데.. 정말 죄송해요..



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