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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귀
미세한 음의 차이까지 느껴야 하는 음악가에게 '귀'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신체 부위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나갔을때의 일화 한토막.
1악장까지 연주하던 그는 갑자기 "피아노 소리가 이상하다"며 무대를 나가 버렸다. 급히 불려 온 조율사가 피아노 뚜껑을 열자 놀랍게도 조율기구 하나가 실수로 그 안에 남아 있었다. '무딘 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신기할 따름이지만, 임동혁은 "피아니스트들은 피아노 안에 볼펜 한 자루만 들어 있어도 소리의 차이를 금방 안다"고 말했다.
수십 가지 악기의 다른소리와 음을 정확히 이끌어내 아름다운 화음으로 빚어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게도 '귀'는 중요하다.
열 손가락으로 동시에 피아노 건반을 눌렀을 때 그 열개 음을 정확히 모두 짚어내는 지휘자 구자범 씨.
그는 독일 만하임대 심리학과에서 '절대 음감'소유자를 상대로 한 연구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절대음감'을 지녔다는 것은 아무 설명 없이 특정 음을 들려 줬을 때 그 음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것. 하지만 그는 나라마다 440 ~ 445Hz로 조금씩 달리 규정하는 A음을 들려 주었을 때 음만 정확히 맞힌 것이 아니라 그 음이 442Hz인지, 443Hz인지까지 맞힐 정도로 '초(超)절대음감'을 보여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는 것.
음악가에게 가장 소중한 신체부위인 '귀'의 기능을 잃은 베토벤. 이런 치명적인 악조건을 극복한 그는 악성(樂聖)이 됐다.
음악이 아닌 무용에서도 '귀'는 매우 중요하다. 발레에서 남녀 무용수가 회전과 도약을 할 때는 서로의 동작을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타이밍을 잡기 때문이다.
'백조의 호수'나 '돈키호테'에서 발레리나가 그 유명한 '32회전'을 시작하면서 간혹 관객들이 박수를 치거나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금물. 박수소리탓에 발레리나가 박자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32회전의 경우 진짜 집중해서 돌아야 하는데 관객이 박수를 치면 무척 신경 쓰여요. 내가 몇 번을 돌았는지 세면서 회전하는게 아니라 음악에 맞춰서 그냥 도니까요. 그래서 발레를 많이 본 관객들은 회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박수를 칩니다"(발레리나 황혜민)
연극에서도 '귀'가 중요할까? 연극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를 꼽아 달라고 하면 대부분 '눈'(표현력)이나 '입'(대사 전달력)을 든다. 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는 여배우 고수희는 특이하게 즉각 "귀"라고 말했다.
"의외로 많은 배우가 자기 대사는 완벽하게 하면서도 상대방 대사는 정성껏 귀 기울여 안 듣는것 같아요. 하지만 연기란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내 대사도 결코 좋을 수 없지요"
'입은 하나지만 귀는 두 개인 이유'를 새삼 곱씹어 보게 하는 말이다.
<2006. 1. 7 동아일보 강수진 기자의 '무대 뒤 몸 이야기'>
* 꼬랑쥐
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읽다가 문득 '절대음감'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오자
공연에 있어서 한치의 오차도 인정하지 않는
'절대음감'을 가장 중요시 하는 조용필님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어,
기사 펌이 아닌 타자로 긁적여 본다
2006년 조용필님!
그가 추구하는 절대음감은 공연장에서
우리들이 아무리 혼란을 줄지라도 흔들리지 않을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도 필님께서는 좋아하는 드보르작의 어떤음악을 들으면서
계실지도 모르겠다.
모처첨 달콤한 휴식을 쉬고 계실 필님을 생각해 본다.
미세한 음의 차이까지 느껴야 하는 음악가에게 '귀'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신체 부위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나갔을때의 일화 한토막.
1악장까지 연주하던 그는 갑자기 "피아노 소리가 이상하다"며 무대를 나가 버렸다. 급히 불려 온 조율사가 피아노 뚜껑을 열자 놀랍게도 조율기구 하나가 실수로 그 안에 남아 있었다. '무딘 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신기할 따름이지만, 임동혁은 "피아니스트들은 피아노 안에 볼펜 한 자루만 들어 있어도 소리의 차이를 금방 안다"고 말했다.
수십 가지 악기의 다른소리와 음을 정확히 이끌어내 아름다운 화음으로 빚어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게도 '귀'는 중요하다.
열 손가락으로 동시에 피아노 건반을 눌렀을 때 그 열개 음을 정확히 모두 짚어내는 지휘자 구자범 씨.
그는 독일 만하임대 심리학과에서 '절대 음감'소유자를 상대로 한 연구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절대음감'을 지녔다는 것은 아무 설명 없이 특정 음을 들려 줬을 때 그 음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것. 하지만 그는 나라마다 440 ~ 445Hz로 조금씩 달리 규정하는 A음을 들려 주었을 때 음만 정확히 맞힌 것이 아니라 그 음이 442Hz인지, 443Hz인지까지 맞힐 정도로 '초(超)절대음감'을 보여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는 것.
음악가에게 가장 소중한 신체부위인 '귀'의 기능을 잃은 베토벤. 이런 치명적인 악조건을 극복한 그는 악성(樂聖)이 됐다.
음악이 아닌 무용에서도 '귀'는 매우 중요하다. 발레에서 남녀 무용수가 회전과 도약을 할 때는 서로의 동작을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타이밍을 잡기 때문이다.
'백조의 호수'나 '돈키호테'에서 발레리나가 그 유명한 '32회전'을 시작하면서 간혹 관객들이 박수를 치거나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금물. 박수소리탓에 발레리나가 박자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32회전의 경우 진짜 집중해서 돌아야 하는데 관객이 박수를 치면 무척 신경 쓰여요. 내가 몇 번을 돌았는지 세면서 회전하는게 아니라 음악에 맞춰서 그냥 도니까요. 그래서 발레를 많이 본 관객들은 회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박수를 칩니다"(발레리나 황혜민)
연극에서도 '귀'가 중요할까? 연극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를 꼽아 달라고 하면 대부분 '눈'(표현력)이나 '입'(대사 전달력)을 든다. 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는 여배우 고수희는 특이하게 즉각 "귀"라고 말했다.
"의외로 많은 배우가 자기 대사는 완벽하게 하면서도 상대방 대사는 정성껏 귀 기울여 안 듣는것 같아요. 하지만 연기란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내 대사도 결코 좋을 수 없지요"
'입은 하나지만 귀는 두 개인 이유'를 새삼 곱씹어 보게 하는 말이다.
<2006. 1. 7 동아일보 강수진 기자의 '무대 뒤 몸 이야기'>
* 꼬랑쥐
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읽다가 문득 '절대음감'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오자
공연에 있어서 한치의 오차도 인정하지 않는
'절대음감'을 가장 중요시 하는 조용필님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어,
기사 펌이 아닌 타자로 긁적여 본다
2006년 조용필님!
그가 추구하는 절대음감은 공연장에서
우리들이 아무리 혼란을 줄지라도 흔들리지 않을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도 필님께서는 좋아하는 드보르작의 어떤음악을 들으면서
계실지도 모르겠다.
모처첨 달콤한 휴식을 쉬고 계실 필님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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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1999-10-23 | 9527 |
8 댓글
짹짹이
2006-01-09 20:50:59
예술의전당 공연 연습실에서 일어나 에피소드 하나가 있는데...
아마도 필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지 않았나 싶지만
'절대음감'이란 말에 생각나서 말씀 드릴께요.
2001년 예술의전당 '그리움의 불꽃' 1부 무대를 기억 하시나요?
그때 1층 관객석과 무대 사이에 쫙~~~ 깔렸었던 오케스트라...
아직도 생생한 그 오케스트라의 연주....24인조였던가? 더 되었던가 하죠.
정말 대단한 2001 예술의전당 1부는 정말 최고의 예술의였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때 오케스트라 지휘자님이 하셨던 말씀이라고 하더라구요.
연습실에서 조용필님과 슬픈베아뜨리체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1부의 곡들을 연습
하던 중에...갑자기.....
조용필님께서 스톱! 하시면서... 몇번째 줄의 몇번째 바이올린의 음정이 틀렸다고
지적을 하셨다고 하시네요. 그때 지휘자님께서도 못 지적하신 오케스트라 중에서
한 연주자의 '절대음감' 아닌 그 음감에서 벗어난 음을 연주 하셔다고 지적하신
조용필님을 보시고 그 지휘자님께서 하신 말씀이...
'절대음감'을 타고난 천부적인 '귀'를 가지신 분이 조용필님 이라고 하시면서
평생을 오케스트라계에 몸담고 지휘를 한 나보다도 뛰어난 '귀'를 가졌다고
하시면서 어느 인터뷰 자리에서 말씀을 하셨다고 하네요.
저 역시도 들어 들어 알게 되었지만... 예술의전당 2001 비하인드 스토리 중에서
가장 멋진 스토리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 대단한 조용필님 아니신가요?
대한민국에서 '절대음감' 하면 조용필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요.
오늘 올려주신 부운영자 Sue님의 글이 남다르게 와 닿네요.
다시한번 조용필님의 음악세계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2006 상상초월이 될 조용필님의 무대가 한없이 기대 되네요.
모두 모두 힘차고 활기찬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필렐루야! ^^
하늘공명
2006-01-09 22:49:41
이런얘긴 오빠 팬이라면 다 귀담아 보고 듣겠죠?
오빤 부르는분이시지만 그것은 듣는이를 위한것이라
언제나 제대로 된것을 우리들에게 들려주시고자 노력하시는거겠죠?
쑤님이나 짹님의 얘기는 그런 오빠의 능력과 노력을 새삼 느끼게
하네요.
멋진글과 에피소드 고맙습니다.
귀중한 오빠의 한 모습이 되겠네요.
저도 올 한해를 기대하며.....
스탠딩으로 불켜요
2006-01-09 22:58:46
전 그걸 몇달 보았지요.
피아노는 건반을 치고, 조율사가 가끔 조율하면 되지만, 바이올린은 자기가
음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귀>가 발달해야죠. 정확히 말하면 음악의 <뇌>.
물론 피아노도 <귀>가 발달해야지만 피아노보다 바이얼린이 더욱 더 음감이
정확해야 하고, 연주자가 노력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위.대.한.탄.생.은 세계적인 밴드입니다.
미지플레이어에서 옛날 弼님 30대 노래 들어보면, 반주나 녹음기술이 지금만
못할런지 (20~25년전)모르겠는데,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연구 노력하고, 또
한참 젊을 때라 탱탱하고 낭낭하고, 음정이 정확해서 또 나를 사로잡네요.
해운데콘서트니, NHK 니,...
일본 T.V.에 또 나오신다는데, 어떤 모습일까??????
스탠딩으로 불켜요
2006-01-09 23:08:00
난 그 소리에 반해서 안경점은 그 곳으로 다닐거얌.
전 弼팬이 되고부턴 T.V.를 아예 안보게 됐어요.
전에도 안보았지만, 차라리 弼님 노래듣는게 좋아요.
T.V.는 별 생각없이 스르르 지나가는데, 음악은 내게 소리를 듣고, 뇌 활동
시켜주니까....
하얀모래
2006-01-10 07:29:46
짹짹이
2006-01-10 08:29:42
최민정★
2006-01-10 17:00:37
제가 게시판 켜놓고 내내 고생했음 나 민정별표는 복받을~겨 흐 흐 흐
하얀모래님전주에 꼭오삼 '~~``
jeeta
2006-01-16 08: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