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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컴퓨터를 어찌 하오리까?

아낙네, 2006-11-16 22:20:06

조회 수
1133
추천 수
15
가끔씩 에러가 나던 컴퓨터가 결국에는 지난 주 토요일에 아주 가고 말았습니다.
땜빵용으로 안방에 놓고 쓰던 구형도 한달 전에 폐기처분 했는데...
이를 어째?
며칠 후면 광주공연 티켓 예매할텐데...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대리점에 곧바로 연락했더니  아낙의 마음을 읽었는지 A/S 기사가 후다닥 달려왔더군요.
이렇게 고마울 수가~!!!
넙죽~ 절이라도 하고팠습니다.
허나...열심히 이리저리 들여다보더니 본체를 갖고 가더군요.
오우 마이 갓드~!
아니, 그럼 어떡하라구?
그냥....손놓고 기다릴 수 밖에요.
저녁 무렵...본체를 들고 오는 A/S 기사가  얼마나 반가웠는 지 모릅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이라고 했던가요?
헉~!
이번엔 모니터를 들고 나갑니다.
길목을 가로막고... 아주 강하게... 아니되옵니다~!!! 외치고픈 아낙...
"이건요...시험용으로 차에 갖고 다니는 모니터인데 아이들 숙제때문에 꼭 필요하실 것 같아서 우선 설치해 드리겠습니다."
그럭저럭 아쉬운대로 지난 번에 폐기처분했던 것보다는 조금 나은 듯한 생김새다.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책상 한가운데에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집채만한 모니터...잘 아시죠?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것이라 스피커도 없고...
그 날 이후로..
아낙은 컴퓨터에서 음악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그래도 이 먹통 컴퓨터가 광주티켓을 예매할 때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것 아닙니까? ㅎㅎㅎ

매일 조용필 아저씨 노래만 듣는다며 구박하는 딸아이와 둘이서만 있는 지금 이 시간,
아낙은 음악이 고프답니다.
아직 수능하고는 거리가 먼  애들은 학교가 왜 쉬는겨?

생각끝에...
작은애방에 들어가 방문을 꼭꼭 닫아 걸고  들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마당넓은 집에 사는 혜택을 맘껏 누리라며 거실과 마당까지 연결해놓은 스피커때문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딱 하나...
마당에 나가 가만히 서 있는 차에 시동을 켜고 듣는 수 밖에요~
이참에 가을의 끝자락을 부여안고 드라이브까지...라면 금상첨화일텐데...

빨랫감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가 부는바람에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몇 자 적어봅니다.

지난 일요일...
딸아이를 도서관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빨~갛게 물든 단풍에 넋이 나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운전을 하고 있던 아낙 ㅎㅎㅎ
그날, 10분이면 집에 올 거리를 빙빙 돌아서 자그마치 한 시간동안을 길거리를 헤매고 다녔다는...

아...듣고싶다..

♬~
아 나무야~ 넌 뿌리가 깊으니
나무야 저 바람이 불어도
나무야 푸르른 꿈꾸며 서있구나









5 댓글

짹짹이

2006-11-16 22:56:50

오빠 노래 찾아 헤메는 아낙네님의 마치....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노래속에 나오는 주인공 같아요. 후후...s('-⌒)v~♡

필사랑♡김영미

2006-11-16 23:54:38

나무야~ 노래 들으니 갑자기 <흔들리는 나무> 노래가 듣고싶어졌어요~!!
단풍잎처럼 예쁘게 곱게 살아가시는 아낙네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광주에서 뵈요~~^^*

하얀모래

2006-11-17 02:31:24

수능이라고 휴교를? 왜?
우린 1시간 늦게 등교하던데..
광주공연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입원하실 준비도 하셔야겠네요. ㅎㅎㅎㅎ

아낙네

2006-11-17 04:40:08

딸내미가 말하길...
"엄마, 요며칠 왜 기운이 없어 보여요? 조용필아저씨 노래를 못들어서 그런가...제가 듣게 해줄게요."
그러더니 컴퓨터에 휴대용 스피커를 연결해 준다고 하더군요.
아구 좋아라~
그런데...내참~!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갈때 마음이 어쩐다더니..
기껏 연결하고선 지가 좋아하는 노래만 크게 켜놓고 있네요.
아낙은 지금...
플라이투더스카이 노래만 왕창 듣고 있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이게 어딘가요?
조용필님 노래는 오후에 잠깐 운전할 때 들었던 것으로 만족해야겠네요.



카리용

2006-11-17 06:40:40

맛 간 컴터에 애도를 표합시다. 일동 묵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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