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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Rap)이란 음악 장르가 아직 세상에 탄생하기도 전에 조용필이란 가수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를 불렀다.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는 그의 독백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조용필이란 가수와 지난 세기의 끝부분을 함께 보낸 것이 자랑스럽다.
조용필은 지금의 40, 50대가 거칠고 팍팍한 청춘시대를 보내고 있을 때, 우리 세대를 위해 애잔한 노래를 불러주던 당대의 명창이었다. 그의 음악은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들의 시선을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로 향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잊혀질 수 있을까.
그렇다. 지금은 이른바 ‘7080세대’로 불리는 이 땅의 아저씨들에게 조용필의 노래는 꿈과 희망이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중예술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본인이 직접 작사·작곡할 뿐 아니라 밴드를 이끌며 기타로 연주하고, 성대의 진동이 아니라 영혼의 떨림으로 힘써 노래했다. 악보를 읽지 못하는 가수보다 못생긴 가수가 더 타박을 받는 작금의 21세기와는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인물인 것이다.
지금 불쌍한 대한민국 20대의 마음은 겨울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차디찬 땅바닥을 뒹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오라는 직장이 없는 시대에 태어난 잘못 때문에 오늘도 이 땅의 젊은이들은 쓸쓸한 마음을 안고 길거리를 배회한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조용필의 노래처럼, 이 젊은이들의 상처를 위로해 줄 따뜻한 음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88만원 세대의 멍들어가는 가슴을 싸매 줄 꿈과 희망의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 TV를 켜면 맙소사! 어린 10대 소년 소녀들이 줄줄이 나서서 반쯤 벗은 상태로 일사불란한 춤을 추고,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비슷비슷한 노래를 부른다. 겨울이 다가오는 스산한 골목은 미취업 젊은이들의 한숨이 가득한데, TV 화면 속의 대한민국 젊은이 문화는 탐욕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소비하라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부추긴다.
감각적인 10대가 주도하는 대한민국의 대중문화에 영혼은 있는가. 아이돌로 불리는 철없는 아이들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을 내세워 영혼이 없는 문화를 팔아먹고 아이들을 돌로 만드는 나쁜 어른들이 문제다. 반짝인다고 다 금인가. 대중이 열광하고 인기와 돈만 얻으면 대중문화의 소임은 다한 것인가. 이것이 21세기가 추구하는 한류 대중문화의 시대정신이라면 우리는 왜 지금 20세기의 조용필을 그리워하는가.
조용필이 그립다. 치열하게 끝까지 생각하고, 그 생각의 결과에 아름다운 음악으로 옷 입히고, 자신의 음악에 책임을 졌던 진정한 가수가 그립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지금도 “교회당 지붕 위로 쪽달이 떠오를 때, 까맣게 키가 큰 전봇대에 기대 앉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라고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대기업의 높은 연봉만 바란다고 어른들이 나무랄 때, 이 땅의 미취업 세대는 어두워진 골목밖에 갈 곳이 없다. 그렇게 절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21세기의 조용필이 나와서 그들을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교회당 지붕 위로 쪽달이 떠오를 때.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의 끝부분에서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예언했다. 분명히 이 노래는 20세기에 작사·작곡되었기 때문에 조용필의 예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거칠고 팍팍한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위해 조용필의 예언은 적중되어야 한다. 조용필씨! 당신이 그랬잖아요. 21세기가 간절히 당신을 원하고 있다고요! 빨리 돌아와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노래해 줘요!
김상근(연세대 교수·신학)
랩(Rap)이란 음악 장르가 아직 세상에 탄생하기도 전에 조용필이란 가수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를 불렀다.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는 그의 독백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조용필이란 가수와 지난 세기의 끝부분을 함께 보낸 것이 자랑스럽다.
조용필은 지금의 40, 50대가 거칠고 팍팍한 청춘시대를 보내고 있을 때, 우리 세대를 위해 애잔한 노래를 불러주던 당대의 명창이었다. 그의 음악은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들의 시선을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로 향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잊혀질 수 있을까.
그렇다. 지금은 이른바 ‘7080세대’로 불리는 이 땅의 아저씨들에게 조용필의 노래는 꿈과 희망이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중예술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본인이 직접 작사·작곡할 뿐 아니라 밴드를 이끌며 기타로 연주하고, 성대의 진동이 아니라 영혼의 떨림으로 힘써 노래했다. 악보를 읽지 못하는 가수보다 못생긴 가수가 더 타박을 받는 작금의 21세기와는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인물인 것이다.
지금 불쌍한 대한민국 20대의 마음은 겨울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차디찬 땅바닥을 뒹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오라는 직장이 없는 시대에 태어난 잘못 때문에 오늘도 이 땅의 젊은이들은 쓸쓸한 마음을 안고 길거리를 배회한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조용필의 노래처럼, 이 젊은이들의 상처를 위로해 줄 따뜻한 음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88만원 세대의 멍들어가는 가슴을 싸매 줄 꿈과 희망의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 TV를 켜면 맙소사! 어린 10대 소년 소녀들이 줄줄이 나서서 반쯤 벗은 상태로 일사불란한 춤을 추고,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비슷비슷한 노래를 부른다. 겨울이 다가오는 스산한 골목은 미취업 젊은이들의 한숨이 가득한데, TV 화면 속의 대한민국 젊은이 문화는 탐욕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소비하라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부추긴다.
감각적인 10대가 주도하는 대한민국의 대중문화에 영혼은 있는가. 아이돌로 불리는 철없는 아이들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을 내세워 영혼이 없는 문화를 팔아먹고 아이들을 돌로 만드는 나쁜 어른들이 문제다. 반짝인다고 다 금인가. 대중이 열광하고 인기와 돈만 얻으면 대중문화의 소임은 다한 것인가. 이것이 21세기가 추구하는 한류 대중문화의 시대정신이라면 우리는 왜 지금 20세기의 조용필을 그리워하는가.
조용필이 그립다. 치열하게 끝까지 생각하고, 그 생각의 결과에 아름다운 음악으로 옷 입히고, 자신의 음악에 책임을 졌던 진정한 가수가 그립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지금도 “교회당 지붕 위로 쪽달이 떠오를 때, 까맣게 키가 큰 전봇대에 기대 앉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라고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대기업의 높은 연봉만 바란다고 어른들이 나무랄 때, 이 땅의 미취업 세대는 어두워진 골목밖에 갈 곳이 없다. 그렇게 절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21세기의 조용필이 나와서 그들을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교회당 지붕 위로 쪽달이 떠오를 때.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의 끝부분에서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예언했다. 분명히 이 노래는 20세기에 작사·작곡되었기 때문에 조용필의 예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거칠고 팍팍한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위해 조용필의 예언은 적중되어야 한다. 조용필씨! 당신이 그랬잖아요. 21세기가 간절히 당신을 원하고 있다고요! 빨리 돌아와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노래해 줘요!
김상근(연세대 교수·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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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솔
2009-11-07 17:2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