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2

[메아리/4월 24일] '歌王' 조용필 [한국일보]

작은거인(서울), 2010-04-24 16:00:01

조회 수
1902
추천 수
0

사설 • 칼럼
[메아리/4월 24일] '歌王' 조용필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관련기사
가수 조용필도 이제 환갑이다. 5월 5일 소록도에서 자선공연, 28과 29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사랑콘서트'를 앞둔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의전당에서 14일 연속공연을 할 때였다. 목이 쉴까 봐 슬쩍 반 음정 낮춰 불렀는데 노래하는 것 같지 않았다.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럴 바에야 은퇴하겠다."

스스로 꺼림칙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실망하면서까지 노래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자존심이다. "공연한 것을 녹음해 들어봐도 10년 전과 차이가 없어 아직도 내 목소리가 변했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는 자신감이다. 이런 자존심과 자신감, 42년이 지나도 식지 않은 열정이 있기에 그는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소록도 자선공연이나 초대형 잠실공연 무대에 오른다.

가수는 그 시대 삶과 정서를 노래에 담아 대중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추억을 살아 있게 하려면 가수도, 노래도 살아 있어야 한다. 조용필이"립싱크를 거부해야 한다. 음정 안 되고 노래를 조금 못하더라도 정석대로 해 멜로디와 가사를 손상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추억'으로 남는 것이 낫다. 밥 딜런을 포함해 얼마나 많은 국내외 유명가수들이 초라한 목소리로 그'추억'까지 무참하게 깨버렸나.

열정은 자신감과 자존심에서


조용필에게 음악은 추억인 동시에 역사이고 '나'다. 때문에 함부로 장난치거나 바꿀 수 없다. 한 자리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시대 정서를 담아야 새로운 추억들이 쌓인다. 30년 지기인 신문기자 홍호표 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재구성한 책 <조용필의 노래, 맹자의 마음>은 그의 노래를 "인간의 본성에 호소하며 대중과 한 마음이 되는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조용필의 노래를 맹자(孟子)의 사상적 특징과 연결한 이 책은 조용필이 왜'가왕(歌王)'인지를 분석하고 있다. 조용필에게 인간의 본성이란 인의(仁義)에서 발현한 '순정'이다. 그의 노래에 나오는 동심, 우정, 자연, 사랑과 이별이 그렇다는 것이다. "순정을 향해 가는 그 과정이야말로 욕심을 줄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을 탓하지 않으며, 무엇을 바라지도 않기에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남을 비난하지 않는다.

차별이나 치우침도 없다. 트로트인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있는가 하면, 발라드 <창밖의 여자>와 정통 록인 <너무 짧아요>, 펑크록 <단발머리>와 민요풍의 <한오백년>, 랩풍의 <킬리만자로의 표범>도 있다. 말 그대로 '무장르''모든 장르'의 가수다. 스스로도 "극으로 흐르지 않고 그 중간 지점에서 대중 정서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는 중용의 가수"라고 했다. 소재나 주제가 아이들에서 노인까지 아우른다.

시대를 외면하지도 않는다. 때론 리듬으로, 때론 멜로디로, 때론 가사로 대중이 감응하는, 꼭 있어야 할 곡들을 만들고 부른다. 1980년대 군사독재의 우울함을 판소리 창법으로 드러냈고, 민주화운동이 시작된 1987년 6월에는 <서울 1987년>을 작곡했으며, 세상에 대한 좌파의 공격이 신랄하던 2003년에는 <일성>으로 '우리를 아프게 하는 그들은 누구'인가라고 안타깝게 묻기도 했다. 그것을 통해 그는 이념이나 투쟁이 아닌 인간 본성에서 우러나는 마음을 전한다.

왕은 여민동락할 줄 알아야

조용필은 취미가 거의 없다. 미친 사람처럼 노래에만 몰두한다. 무대에서 1시간 넘게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노래만 부르기도 한다. 가수로서 그에게 최고의 선은 대중(팬)과 서로의 마음을 꿰뚫어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 '하나'는 서로 원하는 상대가 되고, 소통하고, 감동을 가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것을 위해 조용필은 환갑에도 음정을 절대 낮추지 않은 열창을 고집하고, 낮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팬들에게 즐겁고 뜻있는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조용필을'가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트로트의 황제, 발라드의 황제 같은 특정 장르의 지배자가 아니라 노래의 왕이란 얘기다. 42년 동안 변하지 않는 목소리 덕분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노래를 통해 여민동락하려는 그에게서 맹자가 말하는 이상적 군주의 모습을 발견한 때문이지도 모른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 댓글

은솔

2010-04-24 18:53:32

잘읽었습니다^^

불사조

2010-04-25 00:54:43

공연한 것을 녹음해 들어봐도 10년 전과 차이가 없어 아직도 내 목소리가 변했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는 자신감이다<==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1679 / 1679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정규앨범 20집 조용필-20 발매 축하 광고2 - 홍대입구역

6
꿈의요정 2024-10-17 883
  공지

조용필님 정규앨범 20집 발매 축하 광고1-삼성역사 내

25
  • file
필사랑♡김영미 2024-10-10 1375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3499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3617
  공지

조용필 『ROAD TO 20 PRELUDE 2』 뮤직비디오

10
일편단심민들레 2023-04-26 3692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8092
  17

축하드려요

김미영 1999-10-30 7438
  16

--

양은주 1999-10-28 7081
  15

대화방 열리는 시간이 언제인지

2
정해주 1999-10-26 8817
  14

죄송...

김학준 1999-10-26 7478
  13

멋지다 !!!

신현희 1999-10-26 7950
  12

말로 표현할수 없어!

최수연 1999-10-25 8177
  11

--

박계완 1999-10-25 7824
  10

대화방에 참여 하고 싶었는데

권미화 1999-10-24 7993
  9

앞으로 기대가 되네요.

김학준 1999-10-24 8364
  8

약속을 지킵시다....

1
정찬우 1999-10-24 9934
  7

Re: 약속을 지킵시다....

박상준 1999-10-24 8476
  6

--

이경훈 1999-10-24 8030
  5

수정하는 과정에서

신현희 1999-10-24 8785
  4

상준님 죄송합니다..너무 기쁜 나머지.

곽수현 1999-10-24 10993
  3

상원님 화이팅,조용필화이팅...........

1
곽수현 1999-10-23 11506
  2

Re: 상원님 화이팅,조용필화이팅...........

박상준 1999-10-23 9340
  1

안녕하세요

박상준 1999-10-23 9527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