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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on] 조용필, 그가 조용필인 이유
[유니온프레스=권석정 기자] 원형의 체조경기장 정중앙에 멈춰선 무빙 스테이지 위의 조용필. 그의 명징한 목소리는 만 명의 합창을 뚫고 나가 실내를 온통 휘감았다. 서른 곡 가까이 부르는 가운데 조용필의 노래에서는 일말의 흔들림도 찾아볼 수 없었다. 풍부한 레퍼토리와 완벽한 사운드, 그에 상응하는 무대 스케일. 아직은 국내 어떤 가수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무대였다.
7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안은 여느 유명 팝스타의 내한공연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로 성황을 이뤘다. 무대 위 원형의 대형 스크린 세 개와 각종 무대장치, 무빙 스테이지가 지나갈 레일이 장관을 연출했다. 암전 후 레이저 조명이 뱀 혀처럼 객석을 쓰다듬고 무대를 가린 흰 천이 걷히자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이 무대에 등장했다. 폭발적인 사운드와 함께 ‘태양의 눈’이 흐르자 객석은 이내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다. 공연 시작과 동시에 관객을 단숨에 몰입하게 만드는 밴드의 위압감이 대단했다.
강하게 스타트를 끊은 조용필은 “작년이 개인적으로 특별한 해라 처음 투어를 쉬었다. 처음에는 쉬는 것이 만족스러웠는데 평생 음악만 해와서인지 다른 할 일이 없어 따분했다. 여러분이 정말 보고 싶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못 찾겠다 꾀꼬리’, ‘고추잠자리’ 등 주옥과 같은 곡이 흐르자 객석은 열기가 더해갔다. 조용필의 노래는 예전처럼 전혀 흔들림이 없이 단단했다. 특히 ‘고추잠자리’에서 소름끼치는 가성과 진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노래는 확실히 그만이 들려줄 수 있는 특화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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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목소리는 노래 순서가 진행될수록 더욱 선명해졌다. ‘꿈’이 이어지자 관객들의 합창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이날 공연은 따로 세션 기타리스트 없이 조용필의 리듬 기타가 가세한 6인조 록 밴드 편성으로 진행됐다. 조용필은 노래 뿐 아니라 기타리스트로서도 밴드의 사운드를 빈틈없이 운용해갔다. 가사 전달력 역시 돋보였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에서는 진중한 목소리가 심오한 가사를 되뇌게 했다. 무반주에서 진행된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절절한 내레이션은 가슴을 세차게 파고들었다.
조용필을 보좌하는 위대한 탄생의 연주도 단연 압권이었다. 공연 중반 솔로타임에서 이종욱(건반)이 신디사이저로 장중한 사운드를 연출하자 이태윤(베이스)이 현란한 슬랩과 하모닉스주법으로 짜임새 있는 솔로를 선사했다. 김선중(드러머)은 4웨이 인디펜던스를 비롯해 3연음, 4연음을 능란하게 섞은 드럼 솔로로 응수했고 최태완(건반)은 ‘켄터키행진곡’의 테마에 이어 렉타임을 연주하다 비틀즈를 삽입하는 절묘함을 선보였다. 최희선(기타)은 속주와 블루스 프레이즈가 섞인 호쾌한 연주를 태핑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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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기타 리프로 ‘어둠이 끝나면’이 시작되자 무빙 스테이지가 서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2개로 분리된 무대 중 조용필, 최희선(기타), 이태윤(베이스)이 자리한 앞쪽이 경기장 정중앙에 멈추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이어졌다. 다른 연주자들이 위치한 무대 뒤쪽이 뒤따라 앞으로 나서자 조용필의 무대는 위로 상승하며 지나갈 길을 터줬다. 실로 대단한 광경이었다.
조용필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밑에 계신 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뛰어내릴 수도 없고”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무대에 누워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단발머리’의 화사한 멜로디가 흐르며 상승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중앙에 멈췄던 무대 앞쪽이 다시 전진을 시작해 경기장 2층 객석 바로 앞까지 이동하자 객석의 탄성이 이어졌다. 이어 무대 앞쪽은 하강해 무대 뒤쪽과 정확히 합체했다. 조용필은 “뒷좌석도 괜찮죠?”라며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조용필은 무빙 스테이지 위에서 ‘Q’, ‘그 겨울의 찻집’, ‘창밖의 여자’를 관객들과 함께 불렀다. 그가 ‘한오백년’을 부를 때는 단련된 목소리가 청명하게 뻗으며 쩌렁쩌렁 울려댔다. 이 곡에서 조용필의 파워풀한 목청이 여실히 느껴졌다. 이어 귀에 익숙한 트로트 기타 반주가 연주되자 관객들은 노래를 눈치 채고 박수로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다. 모두가 아는 인트로와 함께 국민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시작되자 이날 가장 큰 합창이 시작됐다. 역시 조용필의 명곡 중 많은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인 듯했다. ‘미지의 세계’가 흐르며 무대는 제자리로 이동하기 시작해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제자리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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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무대로 돌아온 조용필이 ‘추억속의 재회’를 부르던 중에는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부착한 벨트가 끊어지는 위급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노래를 마치고 난 뒤 “노래에 너무 힘을 줘 벨트가 끊어졌다”고 농담을 건네며 사태를 무마했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은 ‘나는 너 좋아’를 시작으로 ‘모나리자’, ‘청춘시대’ 등 강렬한 록 퍼레이드를 선사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날 공연은 좋은 콘서트가 가져야 할 덕목들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히트곡들의 원활한 배합으로 3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은 쏜살같이 흘렀다. 때로는 폭발적인 연주로 객석을 압도했고, 때로는 합창을 이어가며 관객과 공감을 나눴다. 조용필은 관객에게 최대한 예의를 지키면서도 서글서글한 멘트로 편안함을 전했다.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감동의 무대는 꾸준히 40년의 커리어를 쌓은 조용필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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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꿈의요정
2011-05-09 23:02:13
◎aromi◎
2011-05-10 01:10:57
수많은 기사중에서 이 기사가 가장 맘에 들어 기자 이름까지 체크하면서 읽었어요.
이 기자분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듯...
글구 오빠팬이기도 한것같구요.
박물관
2011-05-11 06: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