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0

[칼럼] [편집국에서] 데이비드 보위와 조용필 / 김영희

무정(當_當), 2013-05-02 20:53:49

조회 수
1985
추천 수
0

 

평행이론이나 패럴렐 라이프 이론 같은 걸 평소 믿는 편은 아니지만, 올봄 바다를 사이에 둔 두 나라 아티스트의 귀환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데이비드 보위와 조용필, 올해 66살과 63살의 60대 가수다. 보위는 2003년 <리얼리티> 이래, 조용필은 <오버 더 레인보> 이래 각각 꼭 10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보위는 앨범 발매 직전 싱글 ‘웨어 아 위 나우?’를 깜짝 공개해 20년 만에 영국 차트 1위를 휩쓸었고 조용필은 ‘바운스’로 23년 만에 차트 1위를 달성했다. 1967년에 데뷔한 두 아티스트가 고정팬들을 위한 선물 같은 베스트앨범이나 박스세트가 아니라 신곡으로 가득 찬 앨범을 내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음악 세계는 거리가 멀지만 카멜레온 같은 음악 변신과 시대를 앞서는 실험을 해왔다는 평가도 닮았다.

 

3월 말부터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에서 계속되는 보위 전시회는 온갖 티켓 예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지난주 또다른 유명 전시장에선 ‘보위 바이러스’라는 사진전까지 더해졌다. 가히 “70년대 글램록의 대명사의 이미지가 런던을 뒤덮고 있는 형세”(<가디언>)다. ‘위대한 컴백 음반’이라는 비평가들의 극찬도 뒤따랐다. 조용필의 <헬로> 발매 첫날엔 청계천변에 수백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음반 예약이 폭주하는 가운데 ‘젊은 사운드’에 대한 탄복이 이어졌다. 찬사가 계속되자 ‘그 정도는 아니다’라는 식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는 양상까지 비슷하다.

 

여기서부터는 다르다. 조용필의 복귀를 두고 정치인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문화인, 그리고 가요계 후배들의 열렬한 지지와 감탄의 글이 넘쳐났다. 아이돌을 포함한 후배 가수들의 트위트는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이 나이에 아직도 이런 젊은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선배가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이런 글은 또다시 언론에 의해 기사화되며 조용필 신드롬을 가속화시킨다. 보위의 경우 이런 반응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냥 그 자체로 쿨하다, 아니면 마음에 안 든다는 식이다. 어느 쪽이 나을 것은 없지만, 둘의 귀환은 그 겹침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어떤 결여’를 도드라지게 했다.

 

우리에게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오랜 세월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거의 없다. 70살 된 믹 재거나 66살 엘턴 존 같은 이들은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거나 화제의 대상이 된다. 비단 가요계나 문화계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론 ‘나이를 잊게 하는 젊은 사운드와 목소리’ 식의 하나같은 평가도 불편하다. 자신이 해오던 스타일의 음악을 세월의 더께가 쌓인 목소리로 들려주는 보위의 신곡을 듣고 있노라면, 다양한 스타일이 빈곤한 우리 가요계가 조용필에게 ‘젊음’을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존경이 넘쳐나는 조용필 현상의 한편에는 우리가 ‘존경이 사라진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작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 정권 출범 초기 기기묘묘한 사유로 낙마하던 고위 공직자들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사회는 물론 자신의 일터에서도 존경의 대상을 찾기 힘든 세상이다. 대신 사람들은 문화인이나 연예인들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하긴 논문 표절 사태에 대한 배우 김혜수의 자세는 그 어떤 고위층보다 명쾌하고 쿨했다.) 후배 가수들이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절절히 표현하는 <불후의 명곡> 같은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며 우리는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어째, 쓸쓸해진다. 오해를 무릅쓰고 말한다면, 대중가수 조용필에게 바쳐야 하는 건 사랑이지 존경이 아니다.

 

김영희 문화부장dora@hani.co.kr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85454.html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1 / 1681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YPC 공식 유튜브 영상 '그래도 돼'

일편단심민들레 2024-11-12 597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3868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3957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8588
new 33619

상반기 후원금 모금에 참여하신 분들께 ♥

일편단심민들레 2025-04-20 32
  33618

오래된 책 읽다가...

1
  • file
弼心으로 대동단결 2025-04-07 248
  33617

조용필 대전콘 미지부스 부품 도착알림 ♡♡♡♡

6
  • file
곽♡정♡우♡ 2025-04-03 339
updated 33616

2025 조용필&위대한탄생 20집 발매기념 콘서트 대전부스 안내

  • file
필사랑♡김영미 2025-04-01 245
  33615

우리들의 오빠, 생일을 축하합니다!!

10
  • file
필사랑♡김영미 2025-03-21 575
  33614

2025 상반기후원금 명단 (최종)

4
일편단심민들레 2025-03-17 793
  33613

<청춘 조용필> 북콘서트에 초대합니다.

  • file
꿈의요정 2025-03-04 453
  33612

2025년 미지의세계 상반기 정기후원금 모금 안내

1
필사랑♡김영미 2025-03-01 433
  33611

20집 발매기념 대전공연 티켓 오픈 일정 안내(2월 19일)

1
  • file
필사랑♡김영미 2025-02-12 401
  33610

근황입니다 히히히

2
  • file
弼心으로 대동단결 2025-02-12 431
  33609

2025 조용필&위대한탄생 20집 발매기념 콘서트 인천부스 안내

5
  • file
필사랑♡김영미 2025-01-21 427
  33608

2025년 4월 5일 대전공연 공지(조용필닷컴)

필사랑♡김영미 2025-01-09 584
  33607

1월 4일 대전공연 연기되어 알려드립니다.

1
필사랑♡김영미 2024-12-30 554
  33606

정말최고최고!

2
물망초 2024-12-29 487
  33605

2024 조용필&위대한탄생 20집 발매기념 콘서트 부산부스 안내

  • file
필사랑♡김영미 2024-12-27 432
  33604

크리스마스를 용필 오빠와 함께~

2
  • file
♡ㅋfㄹr♡ 2024-12-23 452
  33603

대구공연에서 부르신 캐롤송~

  • file
♡ㅋfㄹr♡ 2024-12-22 525
  33602

오랜만에

1
박물관 2024-12-21 329
  33601

2024 조용필&위대한탄생 20집 발매기념 콘서트 대구부스 안내

1
필사랑♡김영미 2024-12-17 464
  33600

중학교 3학년의 공연후기

5
  • file
즐건아톰 2024-12-04 659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