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00.10.17) 예술의 전당에서
우리 YP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 기자회견의 전문을 공개합니다.
신문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이니 정독하시길 바랍니다.

= 조용필

- 2000년 첫번째 서울 공연으로 작년 <밀레니엄 콘서트>의 호응에
힘입어 준비하게 되었다.
- 새로운 세기를 맞아 무언가 기념할만한 콘서트를 하고 싶었고,
색(色)과 사계(四季)를 테마로 공연하려고 한다.

= 진필홍(영상연출)

- <고독한 Runner>는 조용필의 삶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조용필의 음악생활/인생을 음악을 통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 '사계'를 테마로 하여 각 계절마다 특이한 색이 동원되는데
이 색은 일반적인 의미의 색이 아니라 조용필을 느끼는 색이다.
즉,조용필의 철학이 담겨있는 색이라 할 수 있다.
- 조명,음향,영상 등이 독특하게 활용되는 이번 공연은
기존 조용필의 공연과는 차별화 될 것이다.

= 안호상(공연기획팀장)

- 예술의 전당 공연을 위해서 일본공연,북한공연,각종 행사성 공연
등을 포기하면서까지 준비해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 기자질문 : 올해 다시한번 조용필 콘서트를 공연하는 이유는?
답 : 가장 중요한 이유는 조용필의 오페라 극장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극장공연으로서의 콘서트에
대한 애정과 집념이 조용필을 다시금 선택하게 한
이유이고,이러한 시도가 비단 조용필에게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음악에 대한 새로운 문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질문과 대답 (조용필)

Q) 조용필에게 예술의 전당은 어떤 의미가 있나?
A) 개인적으로 뮤지컬 팬이며 언젠가 뮤지컬을 제작하고 싶은
꿈이 있다.즉 극장 매카니즘을 충분히 활용하는 공연에 대한
갈증이 있다.사실 밴드(위대한 탄생)와 함께 무대에 서게 되면
원하는 만큼의 무대를 활용할 수 있는 극장이 흔치않다.
그런 면에서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은 공간의 크기나 시스템상
원하는 무대 테크닉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애정이 간다.
솔직히 83년부터 호텔 등에서 디너쇼를 많이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무대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이제부터는 관객들에게 그러한 공연보다는 다양하며
기발한 무대기능을 통해 감동을 주는 공연을 해보고 싶다.

Q) 전에 뮤지컬을 직접 제작하려 했던 적이 있는 걸로 안다.
그때 연기도 하려했다고 들었는데?
A) 노래를 통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
해외의 유명 뮤지컬을 볼 때 음악이 주는 힘이 사실 중요한 것을
알았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했지만,아직까진 직접 제작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어 중단했다.

Q) 이번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 구성은?
A) 부제 <고독한 Runner>는 꼭 나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
나는 모든 사람의 인생 역정이 고독한 그 무엇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이전에 작곡한 <꿈> 등의 노래처럼 인생을 말한
노래들은 나의 개인적인 감상을 써내려간 것이 아니고,
내가 느끼는 것이 남들도 느낄 것이라는 공감대에서 만든 것이다.

사계(四季)의 레퍼토리는 대략 다음의 이미지에 맞춰 구성된다.

1)봄(청색) : 수평적,평온함,자연(自然) 자체의 느낌
2)여름(적색): 상승,분출하는 에너지,열정
3)가을(백색): 추락,아쉬움,공해,무채회색
4)겨울(흑색): 종말,죽음,수난
5)돌아오는 봄(황색): 새로운 도약

Q) 개런티의 대부분을 무대에 쓰는 것으로 안다.
이번 공연의 무대제작에 예산은 어느 정도인가?
A) 준비하다 보면 매번 욕심이 생겨서 무대에 투자되는 비용이
늘어난다.무대는 매번 달라야 한다는 끊임없는 딜레마를 안고 산다.
이번 공연은 약 3억원을 무대비용으로 쓴다.

Q) 매년 예술의 전당에서 정례공연을 할 계획은 없는지?
A) 조용필 : 그럴 생각이 있다.무대활용이 가능한 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장기적인 꿈인
뮤지컬 제작을 위한 착실한 준비작업의 일환이 될 수도 있다.
예술의 전당 : 예술의 전당은 조용필씨의 공연이 새로운 대중공연의
공연양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조용필 본인이 우리 대중음악에 귀중한 자양분이
되었듯이 이제는 예술의 전당이라는 극장이 조용필의
음악에 자양분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Q) 6회 연속 26곡 이상을 계속 부를텐데 자신있나?
A)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14일 연속으로 하루 2회 공연을 강행군
한적이 있었다.그 당시는 충분한 연습과 관리의 시간이 없어
무모한 도전을 한 탓에 매우 괴로웠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나는 공연을 준비하면서는 철저하게 나 자신을
관리하는 습관이 생겼다.불필요한 만남을 줄이고 담배도 끊는다.
이번 공연을 위해 23일부터 개인연습,30일부터 위대한 탄생과
공동연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즉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6일이 아니라
한달이라도 자신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접하는 음악,영상,색채,소기가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공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