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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공연 보고 느낀점...

박상준, 2000-11-16 00: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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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축제 분위기에 이런 글 올렸다간 오늘부터 제 메일계정이 폭탄메일로 마비될지 모르겠지만... 이 글은 제가 그만큼 조용필님을 좋아하기에 쓰는 글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공연... 물론 수준급이였습니다. 용필형의 목소리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힘있고 진짜 잘 부르시고, 위대한 탄생의 연주또한 최상급이고... 조명 좋고, 사운드 좋고... 하지만 라이브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더군요. 에너지...

왜 마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다 미리 연출된 그런 느낌이 들까요. 왜 다들 미리 정해진 무대 위치에서 꼿꼿히 선 자세로 연주하고 노래부르실까요.

제가 완벽한 사운드만 듣고 싶다면 아마 집에서 라이브 공연 씨디 걸어놓고 들으면 더 잘 들을것입니다. 단지 제가 공연 가는 이유는 관중의 열광, 연주자들의 즉흥적인 움직임, 역동감, 즉 라이브 공연장에서만 느낄수 있는 에너지때문에 가는 것입니다.

진짜루 11일 공연 감정을 말씀드리자면 전 좀 지루했습니다. (지루하다 보니 자꾸 딴짓하게 돼서 다림이에게 방해된것 같은데.. 미안하다 다림아 ^^) 대전 공연의 열광을 기억해서 너무 큰 기대를 하고 가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베이시스트, 기타리스트는 제 위치에서 발한자국 떨어진 것을 본 기억이 없고 용필님도 미리 정해진 순간에 앞에 잠깐 나왔던 것 밖에 없지 거의 제 위치에서 움직이지를 않으셨습니다. 만약 용필님이 나이가 드셔서 많이 못 움직이신다면 (물론 벌써 그러실리가 없지만...) 다른 연주자들이라도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조금 오버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움직였으면 좋겠군요. 너무 오버하다가 약간 연주가 틀려도 괜찮습니다. 라이브 공연은 완벽한 연주만이 최고가 아니니까요.

물론 예술의 전당이기 때문에 좀 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공연하셨을 지도 모르죠. 하지만 11일과 어제 본 공연 진행은 너무나도 억압적이였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예전측 진행요원들이 (저는 그 들의 행동보고 '나찌 당원들'이라고 부르기로 했슴) 팬들이 좀 열광해서 한가지 하려구 하면 바로 옆에 와서 제지를 하더군요. 제가 플랭카드 들자마자 뛰어 와서 뺏어가려구 하고... 일어서면 앉으라구 뛰어오고... 그럼 팔짱끼고 가만히 앉아서 보라는 소리인지... 나찌당원들이 하도 설치니까 금방 김이 팍 세더군요. 솔직히 이제 예전에서 공연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재미있는 공연을 위해선 이제 공연 테마를 정해서 하시는 것이 어떨지요. 락 공연 하루, 모두 스탠딩으로 좌석 없이.. 그럼 그날은 가서 땀에 흠뻑 젖을때까지 뛰고 소리지르고 열광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담엔 차분한 분위기의 공연 하루.. 그럼 그날은 가서 조용히 용필형님 목소리에 빠져들며 차분히 앉아서 공연 보겠습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짬뽕된 분위기가 되다보니 팬들도 조금 혼동되는것 같군요. 물론 모든 분들이 다 열광적인 공연만을 원하는것이 아니라는 것 잘 압니다. 그래서 공연 테마를 좀 더 정확히 했으면 하는것이지요.

솔직히 나찌당원들 때문도 있지만 토요일 공연때는 맘놓고 일어서서 공연보며 열광할수가 없더군요. 혹시 주위분들께 실례가 될까봐. 차라리 어제는 아예 열광적으로 공연 볼 생각을 포기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4층에서 공연보니 그게 오히려 더 잼있었습니다.

Queen의 Freddie Mercury 만큼의 무대에서의 카리즈마를 원치는 않지만 조금 더 팬들을 자극하는 움직임도 있었으면 합니다. 간단한 것이지만 팬들에게 손을 움직이라고 하던가... 마지막 곡에는 '모두다 일어서세요' 머 이런 말이라도 한 마디 해 주시던가.

혹시 이 글 읽고 기분 상하신 분들 계시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용필님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런 글 올리지도 않죠. 그만큼 안타갑고 더 잘하실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이런것도 생각하는거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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