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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예산감시 시민행동'의 윤영진 교수님을 뵈었는데, 글쎄 교수님께서 '젝키(젝스키스라는 그룹의 줄임말인 거 아시죠?)'의 멤버들을 주루룩 외고 계시는 거예요. 이유인즉슨 교수님 따님이 젝키의 열렬 팬이라 더불어 알게 되셨다는 겁니다. 후후~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제게 '열정'이라는 단어를 화두처럼 던져줬던 사건을 하나 되새기게 되더군요.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당시에는 조용필, 전영록, 이용의 오빠부대 때문에 전국이 들썩들썩하곤 했지요.
지금의 H.O.T 팬들 못지 않았었답니다.
저희 학교는 반마다 학급원 전원이 장래희망과 존경하는 인물을 적어서 교실 뒤에 붙여놓도록 되어 있었는데, 심심치 않게 존경하는 인물로 조용필, 전영록, 이용의 이름이 눈에 띄는 거예요.
당당하게 존경하는 인물 '백범 김구' 하고 써놓았던 문경이에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국어시간.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선생님의 우스게 얘기 끝에, '조용필파' 아이들과 '전용록파' 아이들의 말싸움이 시작된 거예요.
선생님이 계신 것도 아랑곳 않고, 자기들끼리 조용필이 최고니 전영록이 최고니 하면서 목청을 높이는데...그 어이 없음이란...소위 '범생'이었던 문경이...이 대목에서 가만 있을 수 없죠.(게다가 반장이었었거든요)
조용히 해라...학생 신분으로 그래도 되냐, 그 시간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무지 저속한 일 아니겠느냐...뭐 그런 뜻의 말을 던진 겁니다.(←묵찌빠 모범생 버전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후~ 어찌되었냐구요?
저 처럼 그런 것에 별 관심 없던 아이들이야 당연히 맞는 말이라고 손뼉쳤지만, 열혈팬들은 더 자극 되어서 난리가 났죠.
결국 선생님의 불호령으로 상황은 종료되었고...그 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물론 누구나 자기 일에 충실해야 하니까,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그러나 무엇인가에 미친 것처럼 빠져보는 것도 필요하다...그게 바로 열정이다...조용필을 우상처럼 외쳐보는 것도 열정의 한 표현이다...아주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열정이라...?
무슨 일인가 미친듯이 한다...?
제게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아닌가 싶었던 거죠.
그 후로 '좋은 일', '나쁜 일' 이외에 '열정을 가지고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하나 더 세우게 되었고, '미친 듯이 하는 일'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늘상 고민을 한답니다.
미쳐봤냐구요? 열정을 가지고 사냐구요?
그러려고 애를 쓰며 살지요. 후후~
(락가수의 콘서트에 가서 방방 뛰고, 머리 돌리고, 소리지르고...이제는 그런 짓도 잘 한답니다.)
아름다운 열정으로 인해 즐거운 날들 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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