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회지를 10만부 이상 찍던 때가 있었다. 매주 청소년 잡지의 표지를 도배하던 때가 있었다. 17년이 흐른 지금. 그는 영원한 '써니 언니'다.

지난달 12집을 내놓고 전성기 못지 않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선희는 여전히 아낌없이 열광하는 '언니부대'를 몰고 다닌다.

아이들 가수의 전유물인 가요순위프로그램에 출연하는가 하면， 최근엔 '게릴라 콘서트'에서 1만여명을 가뿐히 동원해 '언니'의 위용을 뽐냈다.

요즘 '강변가요제' 살리기에 여념없는 '써니 언니'를 만났다.

-'강변가요제' 부흥에 팔을 걷어부쳤다던데.

　▲84년 'J에게'로 데뷔할 수 있게 한 자리다. 예전과 같은 열기가 사라져 '강변가요제' 출신자들이 모여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요즘 MBC FM '2시의 데이트'를 통해 토너먼트로 결선진출자를 가리고 있다. 실력있는 친구들이 많으니， 큰 관심 바란다.

　-12집 머릿곡 '이별소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글쎄， 음반판매 순위를 보면 10위에 늘 드는데， 실상 판매량을 보면 아주 실망스럽다. 요즘 컴필레이션 음반 때문에 앨범 시장이 죽었다고들 난리다. 제작자들의 책임감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전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보니까， 어린팬들도 많던데.

　▲민망해서 혼났다. 무대에 서면 객석이 훤히 보이는데， 어린 친구들이 '이선희 짱' 어쩌구 외치는 통에 아주 얼굴이 화끈거렸다. 근데， 그 틈새에 걱정스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예전 팬들이 있더라.

　-전체적으로 아주 세련돼 졌다.

　▲원래 옷을 입을 줄 모르는 사람이다. 디자이너 지춘희씨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코디를 해준다. 예전에 '교복집'에서 옷을 맞춰 입었다면 지금은 패션을 선도하는 사람이 옷을 만들어 주는 차이다. 요즘도 내 맘대로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썰렁하게 아래 위로 훑어본다.

　-십몇년전과 변함없는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나처럼 외모에 노력을 안들이는 사람도 없을 거다. 노래할 때 오만상을 찡그리기 때문에 우리 매니저한테 맨날 야단맞는다. 생긴대로 살자는 게 신조다. 나이 들어가면서 주위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푸근한 사람이 되고 싶다. 참， 운동은 꾸준히 하는 편이다.

[스포츠조선]

2001/05/17-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