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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의 횡포 - '한-미-일 가요계 비교'
'시사매거진 2580'에서 또 하나의 논쟁거리로 등장한 것은 일본 연예계의 '월급제'. 과연 한국 연예계 계약 문제의 '대안'으로 제시된 '월급제'는 한국의 제도에 비해 우월한 제도일까? 전문가들은 "장단점이 있지만 반드시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가요계를 미국ㆍ일본과 비교해 본다면 수입 분배 방식은 미국형, 신인 발굴 방식은 일본형으로 볼수 있다. 일본의 월급제를 '하후상박형 또는 복지국가형'이라고 말한다면 한국의 현행 수입배분 제도는 '상후하박형 또는 자본주의형'이라고 부르는 편이 적당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월급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신인들이나, 한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중고 신인들의 경우에도 계약기간 동안 안정된 생활을 할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월급제는 한창 잘 나가고 있는 정상급 연예인들의 희생 없이는 이뤄질수 없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연예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해당 연도 활동 내역을 고려해 연말이면 다음해의 연봉 협상을 벌인다.
이때 신인들은 실제 수입과 비슷하거나 보다 많은 월급이 책정되지만, 스타급의 경우에는 실제 벌어들이는 돈의 50% 선을 받게 된다. 한국의 스타급 연예인들이 행사 수입을 7:3 정도로 배분하는 것에 비해 회사측의 몫이 훨씬 많다는 것이 신인들에게도 월급을 줄수 있는 '비밀'의 정체다.
또 하나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은 한국의 스타급 가수들은 자기가 독립 프로덕션을 만들어 스스로 사장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예를 거의 찾아볼수 없다는 것. 이는 시장의 구조와 관계가 깊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작고, 음반 판매량의 서울 지역 집중도가 높아 수도권에서의 활동만으로 대부분의 음반 홍보가 끝나는데 비해 일본은 수도와 지방의 비중이 비슷하기 때문에 홍보 대상이 되는 라디오 방송국만도 100여개가 되고, 가수가 직접 자신의 음반을 홍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
결국 '사장'이 된 한국 스타들은 음반 공장 가격의 30% 정도를 차지하게 되지만 일본 가수들은 스타가 된 뒤에도 최고 5% 정도의 인세를 받으며 '기획사 소속 가수'로 남아 있게 된다. 이를 가리켜 일본 가수들은 "비즈니스에는 신경 쓰지 않고 음악에만 집중할수 있어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 연예계의 특징중 하나는 대다수의 기획사들과 방송사들 사이에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엄격한 공조 체제가 굳어져 있다는 것. 가끔 "왜 내가 버는 돈의 대부분을 기획사가 가져가느냐"며 월급제에 반발, 독립을 시도하는 신진 스타들이 뉴스의 초점이 되지만 이들은 어느새 '왕따'가 되어 다시는 스타덤에 오르지 못하게 되어 왔다.
또 한번 계약을 맺으면 어지간해서는 기획사를 이적할수 없는 것도 '의리'로 포장된 일본 연예계의 '무서운 면'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는 한국과 유사한 자유경쟁 체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음반을 내놓는 과정이 사뭇 다르다. 미국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싱글 시장이 발달해 있다는 것. 싱글 시장의 발달은 어떤 가수든 자신있는 노래 한 곡만 있어도 싼 가격으로 음반을 낼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처음 싱글 음반으로 활동하던 가수는 콘서트나 지방 라디오 무대 등을 통해 활동하다가 군소 음반사에서 앨범을 내게 되며, 군소 음반사 출신 중에서 주목을 받은 가수들의 경우에나 전 미국 또는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메이저 음반사에서 음반을 낸다.
메이저 레이블에서 음반을 낼 때는 '신인'이라고 하더라도 보통 20%선의 인세(artist royalty)를 받는다. 물론 100만장 이상, 혹은 500만장 이상의 판매가 보장된 스타들의 인세는 40%를 넘는 경우도 있고, 자기가 곡을 쓰는 경우에는 5.4%의 저작권료(mechanical royalty)까지 추가로 받는다.
가수들의 천국인 것 같지만 대신 메이저 음반사에서 음반을 내는 경우는 세 단계 이상 단계를 거치며 시장성을 인정받은 가수들이기 때문에 기획사나 음반사에서도 마음놓고 실패에 대한 우려를 접고 높은 인세를 보장할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한국이나 일본처럼 '기획'에 의해 아이들 그룹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독일과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에서 '상품성'을 철저하게 저울질 한 뒤에나 미국 시장에서의 음반 발매가 결정된다.
또 국내 가수들이나 기획사들이 음반 판매량에 목을 매는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군소 가수들도 콘서트와 기타 행사로 수입의 대부분을 벌 수 있다는 것도 한국 음반 시장의 특색이다.
결국 공연장으로 이용되는 공공 장소에 매겨진 지나치게 높은 조세-준조세나 소규모 공연장의 부족 등 주변 여건도 한국 가요계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조선 송원섭 기자 fivecard@sportschosun.com]
공영방송의 횡포 - '한-미-일 가요계 비교'
'시사매거진 2580'에서 또 하나의 논쟁거리로 등장한 것은 일본 연예계의 '월급제'. 과연 한국 연예계 계약 문제의 '대안'으로 제시된 '월급제'는 한국의 제도에 비해 우월한 제도일까? 전문가들은 "장단점이 있지만 반드시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가요계를 미국ㆍ일본과 비교해 본다면 수입 분배 방식은 미국형, 신인 발굴 방식은 일본형으로 볼수 있다. 일본의 월급제를 '하후상박형 또는 복지국가형'이라고 말한다면 한국의 현행 수입배분 제도는 '상후하박형 또는 자본주의형'이라고 부르는 편이 적당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월급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신인들이나, 한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중고 신인들의 경우에도 계약기간 동안 안정된 생활을 할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월급제는 한창 잘 나가고 있는 정상급 연예인들의 희생 없이는 이뤄질수 없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연예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해당 연도 활동 내역을 고려해 연말이면 다음해의 연봉 협상을 벌인다.
이때 신인들은 실제 수입과 비슷하거나 보다 많은 월급이 책정되지만, 스타급의 경우에는 실제 벌어들이는 돈의 50% 선을 받게 된다. 한국의 스타급 연예인들이 행사 수입을 7:3 정도로 배분하는 것에 비해 회사측의 몫이 훨씬 많다는 것이 신인들에게도 월급을 줄수 있는 '비밀'의 정체다.
또 하나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은 한국의 스타급 가수들은 자기가 독립 프로덕션을 만들어 스스로 사장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예를 거의 찾아볼수 없다는 것. 이는 시장의 구조와 관계가 깊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작고, 음반 판매량의 서울 지역 집중도가 높아 수도권에서의 활동만으로 대부분의 음반 홍보가 끝나는데 비해 일본은 수도와 지방의 비중이 비슷하기 때문에 홍보 대상이 되는 라디오 방송국만도 100여개가 되고, 가수가 직접 자신의 음반을 홍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
결국 '사장'이 된 한국 스타들은 음반 공장 가격의 30% 정도를 차지하게 되지만 일본 가수들은 스타가 된 뒤에도 최고 5% 정도의 인세를 받으며 '기획사 소속 가수'로 남아 있게 된다. 이를 가리켜 일본 가수들은 "비즈니스에는 신경 쓰지 않고 음악에만 집중할수 있어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 연예계의 특징중 하나는 대다수의 기획사들과 방송사들 사이에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엄격한 공조 체제가 굳어져 있다는 것. 가끔 "왜 내가 버는 돈의 대부분을 기획사가 가져가느냐"며 월급제에 반발, 독립을 시도하는 신진 스타들이 뉴스의 초점이 되지만 이들은 어느새 '왕따'가 되어 다시는 스타덤에 오르지 못하게 되어 왔다.
또 한번 계약을 맺으면 어지간해서는 기획사를 이적할수 없는 것도 '의리'로 포장된 일본 연예계의 '무서운 면'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는 한국과 유사한 자유경쟁 체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음반을 내놓는 과정이 사뭇 다르다. 미국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싱글 시장이 발달해 있다는 것. 싱글 시장의 발달은 어떤 가수든 자신있는 노래 한 곡만 있어도 싼 가격으로 음반을 낼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처음 싱글 음반으로 활동하던 가수는 콘서트나 지방 라디오 무대 등을 통해 활동하다가 군소 음반사에서 앨범을 내게 되며, 군소 음반사 출신 중에서 주목을 받은 가수들의 경우에나 전 미국 또는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메이저 음반사에서 음반을 낸다.
메이저 레이블에서 음반을 낼 때는 '신인'이라고 하더라도 보통 20%선의 인세(artist royalty)를 받는다. 물론 100만장 이상, 혹은 500만장 이상의 판매가 보장된 스타들의 인세는 40%를 넘는 경우도 있고, 자기가 곡을 쓰는 경우에는 5.4%의 저작권료(mechanical royalty)까지 추가로 받는다.
가수들의 천국인 것 같지만 대신 메이저 음반사에서 음반을 내는 경우는 세 단계 이상 단계를 거치며 시장성을 인정받은 가수들이기 때문에 기획사나 음반사에서도 마음놓고 실패에 대한 우려를 접고 높은 인세를 보장할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한국이나 일본처럼 '기획'에 의해 아이들 그룹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독일과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에서 '상품성'을 철저하게 저울질 한 뒤에나 미국 시장에서의 음반 발매가 결정된다.
또 국내 가수들이나 기획사들이 음반 판매량에 목을 매는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군소 가수들도 콘서트와 기타 행사로 수입의 대부분을 벌 수 있다는 것도 한국 음반 시장의 특색이다.
결국 공연장으로 이용되는 공공 장소에 매겨진 지나치게 높은 조세-준조세나 소규모 공연장의 부족 등 주변 여건도 한국 가요계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조선 송원섭 기자 fivecard@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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