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5

<조선일보> 문정희가 본 '조용필 콘서트, 그 마력의 무대'

정동민, 2001-12-05 14:28:15

조회 수
754
추천 수
11
<시인 문정희님 약력>

동국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여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아이오아 대학 국제창작 프로그램 참가(1995)

《월간문학》신인상 당선
<현대문학상>수상

시집 『문정희 시집』,『세떼』,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찔레』
       『아우내의 새』, 『하늘보다 먼곳에 매인 그네』,

시선집 『우리는 왜 흐르는가』,
          『어린 사랑에게』외 다수

시극 「구운몽」, 「도미」등

**

문정희가 본 '조용필 콘서트, 그 마력의 무대'  (2001.12.04)

- 온몸을 쥐어짜는 열창…사랑과 눈물에 취해

초겨울 추위는 매캐한 상처 냄새를 풍기며 달겨들었다. 나는 두려웠다. 속 깊이 숨어있는 그리움의 불꽃들을 다시 꺼내어 보고싶지 않았다.

아니, 그 열정의 노래들을 첫사랑처럼 다시 만나고 싶었다. 작은 몸에서 분출하는 힘과 가창력의 비의는 무엇일까. 나는 떠나버린 그리움들을 불같이 일깨우고 싶었다.

예술의 전당에서 만난 조용필의 노래는 단숨에 나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두고 온 시간의 노을 빛 강가로 나를 데려갔다.

그가 ‘못 찾겠다 꾀꼬리…’를 외치는 동안 나의 허리에는 어느새 책보가 매어져 있었다. 뮤지컬처럼 극적으로 연출한 무대 위로는 아이들이 뛰놀고 무지개가 떴다.

아이들이 ‘고추잠자리’를 잡으러 다닐 때는 나는 ‘단발머리’였다. 무대 위에서처럼 검정 교복 입고 책가방을 옆구리에 낀 남학생들이 내 주위를 서성거렸다. 그의 솟구치는 열창 속에서 나는 애절한 ‘베아트리체’였다.

‘창가에 서면 눈물처럼 떠오르는 그대의 흰 손…’ 조용필의 노래 속에는 언제나 눈물이 섞이어 있었다.

시인을 시대의 울음을 대신 울어주는 곡비에 비유한 바 있지만, 그의 노래는 구구절절 사람들의 슬픔과 사랑을 대신 울어주었다.

노래 가사에 따라 갈대밭에서 시골 기차역으로, 차가운 도시의 빌딩 숲에서 빼곡한 자작나무 숲으로 변하는 마술 같은 무대 위에서 마력처럼 뜨거운 힘으로 그렇게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그는 그냥 노래 밖에 모르는 빼어난 가수, 목숨을 건 소리꾼이어서 좋았다.

몸 어디를 건드려도 주르르 노래가 쏟아질 것 같은 철저한 가수, 사랑과 상처를 아름다운 가락으로 피워내는 그는 마법의 소년이요, 동시에 거인이었다.

그를 만나기 위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객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그래서 그렇게 열기와 눈물로 들떴는지도 모른다.

창자를 쥐어짜는 듯한 그의 열창이 이어지는 동안 나의 내면은 가난한 유학 시절 타국의 거리를 홀로 떠돌았다.

숨막히던 80년대, 군인들이 광화문까지 탱크를 밀고 나왔던 시절, 젊은이들이 거리의 구호 속에서 청춘을 소모하던 슬픈 시대였다.

나는 그때 타국에서 두고 온 눈빛들과 상처들을 그리워하며 망명객처럼 홀로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를 속으로 불렀다.

제자리에 놓인 것을 찾기 힘들던 시절. “이건 아니다!” 라고 외치고 싶었던 그 때에 사람들에게 깊고 뭉클한 위로를 주었던 노래들.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의 타계를 슬퍼해서 영국인들은 며칠 전 버킹검궁에 조기를 매달았다.

지금 우리 곁에는 한 시절을 절창으로 달려온 빼어난 가객 하나가 여전한 현존으로 초겨울의 추위를 뜨겁게 녹이고 있다.

**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112/200112040292.html

http://211.63.60.75/poet/smp07/newp_read.asp?name=poet&page=1&no=73421&find1=문정희&mn=newpoet

http://www.poet.or.kr/mj


5 댓글

수욱

2001-12-05 17:09:41

정말 아직 공연을못간 저두 그 때의전율이 흐르고 무대위의 감동이 생생하게 살갖에 다가오네여 감사드립니다.^^*

한사랑

2001-12-05 17:57:59

정말이지 보고싶다

이정미

2001-12-05 19:51:25

이글을 읽는 동안에도 왜이렇게 울컥하는지...

윤석수

2001-12-05 20:53:22

"여전한 현존으로 초겨울의 추위를 뜨겁게 녹이고 있다"... 동시대에 있다는 것이 큰 행운입니다

미소하

2001-12-05 21:30:18

같은 공간안에서 그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눈물나도록 고마운 일입니다. 올해도 입석으로 봐야겠군요

Board Menu

목록

Page 1680 / 1680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3542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3638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8131
  15

대화방 열리는 시간이 언제인지

2
정해주 1999-10-26 8817
  14

죄송...

김학준 1999-10-26 7478
  13

멋지다 !!!

신현희 1999-10-26 7950
  12

말로 표현할수 없어!

최수연 1999-10-25 8177
  11

--

박계완 1999-10-25 7824
  10

대화방에 참여 하고 싶었는데

권미화 1999-10-24 7993
  9

앞으로 기대가 되네요.

김학준 1999-10-24 8364
  8

약속을 지킵시다....

1
정찬우 1999-10-24 9934
  7

Re: 약속을 지킵시다....

박상준 1999-10-24 8476
  6

--

이경훈 1999-10-24 8030
  5

수정하는 과정에서

신현희 1999-10-24 8785
  4

상준님 죄송합니다..너무 기쁜 나머지.

곽수현 1999-10-24 10993
  3

상원님 화이팅,조용필화이팅...........

1
곽수현 1999-10-23 11506
  2

Re: 상원님 화이팅,조용필화이팅...........

박상준 1999-10-23 9340
  1

안녕하세요

박상준 1999-10-23 9527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