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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끄적끄적

천랸무정, 2002-02-18 08:33:31

조회 수
734
추천 수
12
님..

오늘 詩 하나 읽고는 님을 생각했어요. 이 詩 아세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이하는 생략할께요.

아시죠?
박인환님의 세월이 가면이란 詩에요. 너무도 유명한 詩라서 님께
서도 분명히 아시리라 믿어요.

오늘,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문득 이 詩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돌아오던 중에 보았던
밤하늘 별빛이 너무도 어두워보여서 그랬는지도 모르죠. 또 아니
면, 길가 옆 야트막한 산의 나무들이 너무도 앙상해 보여서 그랬
는지도 모르구요. 그냥 그렇게 이 詩가 생각이 나고 또 님을 생각
했어요..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이 부분.. 참 좋지 않나요?
입술 열어 이 부분을 자그마한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단어 하나 하나, 글자 하나 하나가 모여서 절묘한 음률, 리듬이 되
어서는 가슴에 울림으로 다가온답니다.  그 리듬이라니..
시인은 또 다른 훌륭한 뮤지션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죠?
그럼, 더 멋지게 이 詩를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까요?

'Lead me on'이란 노래 아시죠?
조용필님의 데뷔앨범에 들어있는 곡인데, 슬픈 곡이에요. 곡조가
참 슬프기도 하거니와 조용필님이 이 노래를 부르실 때의 음색이
너무도 애조어린데다 슬픔이 짙게 묻어 있어서, 제 개인적으로는
자주 듣는 노래랍니다.

고백하자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도 님 생각을 많이 해요..

아무튼, 이 노래를 틀어놓고 아까 제가 말한 詩를 읽어보세요.
이 노래와 절묘하게 어울리면서 기분, 느낌이 최대한으로 가라앉
으면서 머리는 텅- 비어버리고, 가슴은 미어지는, 그러한 기분을
느끼실수가 있을거에요.

한마디로 청승 떨기에 가장 완벽한 상태가 된다는 말이에요.

이 글을 쓰면서..
제 자신 스스로 '청승도 가지가지'란 말을 중얼거렸답니다. 왜 이
렇게 기분이 가라앉고 또 우울한지..

그 맘을 주제치 못해 이렇게 님께 몇글자 끄적였어요.

님..
詩 하나 더 남기고 청승 그만 떨렵니다.

이상님의 '이런 詩' 중에서..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님..
내내 행복하시고, 내내 어여쁘소서.


천랸무정.











  

12 댓글

하얀모래

2002-02-18 11:20:21

칭구 한솔님이 할 말이 있을낀데... 나두 세월이 가면 그시 좋아햐... 가을에 그 시를 읽엇쥐... 아니... 알았다고 해야하나? 가을은 왠지 낙엽지고... 쓸쓸해지고...

하얀모래

2002-02-18 11:21:00

쌀쌀해지고... 을씨년해지고... 구래서 그런가?

은서맘*

2002-02-18 14:34:26

무정아!~~무슨일일까?~~작업전선에..이상이..생겼나~~젊은청춘이..그렇게..기운없어하니까..안어울린다~~기운차리게나~~^^

짹짹이

2002-02-18 21:02:54

어린왕자 무정님...역시 감수성이 참 풍부하신군요. 아름다운 시에 젖는것도 좋지만 오늘은 월요일이니 힘차고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홧팅~~! ^^

필사랑♡영미

2002-02-18 22:11:41

홧팅!~..(*^o^*)v

새벽이슬

2002-02-18 22:36:09

그리움인가? 님과 같이 못한 후회감인가?아님 그것도 아닌 고독감,외로움인가?? 이게 문제로다..무정님..잘 계시죠???

천랸무정

2002-02-19 00:18:48

은서맘누야, 짹아, 영미 그리고 이슬님.. 저, 기운 팔팔하고 외롭지도 않고 또 잘 있답니다. 그저, 어제 잠깐 기분이 가라앉은 탓에 이런 글을 끄적이며 스스로를 달래었을 뿐이에요

천랸무정

2002-02-19 00:21:12

천랸에서는 이런 글, 곧잘 끄적이며 청승을 잘 떤답니다. 너무 걱정들 마세요. 그리고, 고마와요.. ^^* 전화해준 필짱도 고맙다. 담주 대구에서 보자.. 간만에 한잔하자꾸나.

천랸무정

2002-02-19 00:23:22

이슬님, 여기서의 '님'은 특정인을 지칭할 수도 있고, 어떤 막연한 그리움의 대상(무엇이든지)을 지칭할 수도 있고, 조용필님을 지칭할 수도 있는 거랍니다. 개인적으로 '님'이란

천랸무정

2002-02-19 00:26:42

단어를 참 좋아하고, 또 낙서 끄적일 때 '님'이란 단어를 넣어 제 맘 상태를 누군가에게 편지쓰듯이 글쓰기를 좋아한답니다. 그러니, 오해마시고 걱정하지 마세요.. ^^*

박미경

2002-02-19 05:00:42

무정오빠!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 글 넘 늦게 읽었네.맘 착하구 성격 좋은 오빠 ! 화이팅..

은서맘*

2002-02-19 06:56:27

그럼..다행이구..빠샤!~~놀랬잖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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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약속을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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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희 1999-10-24 8785
  4

상준님 죄송합니다..너무 기쁜 나머지.

곽수현 1999-10-24 10993
  3

상원님 화이팅,조용필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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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현 1999-10-23 11506
  2

Re: 상원님 화이팅,조용필화이팅...........

박상준 1999-10-23 9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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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상준 1999-10-23 9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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