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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놀이 채 가시기두 전부터 하늘이 낮게 낮게 착 가라앉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가랑비가 촉촉히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구 있습니다.....
趙容弼님..........
오랜 知友들과 부부동반 모임으루 초저녁부터 市外 근교의 한 주점에서
당신의 쉰두번째 생신을 축하드리는 술자리를 가졌더랬습니다.......
벌써 不惑이 언저리에 다가와 앉은 나이 임에두
여전히 순수하구 해맑은 마음을 소유하구 있는 좋은 친구들 인지라.......
오늘은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가슴 가득 켜켜이 쌓여 있는 세상의 묵은 때들을 훌훌 털어버리구
햇살처럼 맑은 가슴으루 술잔을 비워낼 수 있었습니다.....
뒤늦게 당신을 사랑하기 시작한 친구 녀석에게서 전활 받았습니다......
- - 비두 오구 .... 용필형님 생일前夜이기두 하구 .... 보구 싶기두 하구 ....
암튼 뭉치자구, 뭉쳐서 오늘 대한민국 술이란 술은 다아 바닥 내 버리자구......--
뜻하지 않은 모임약속이었구, 또 미리 선약이 있었지만.......
弼님의 생신을 축하드리기 위해서 모이자는 갸륵한(?) 생각이 맘에 들어,
선뜻 나가마, 하는 대답을 주구 황급히 선약취소 전활 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한 친구 녀석들과 해후의 기쁨을 채 나누기두 전에
모임을 주선한 이 녀석 벌떡 일어서더니........
" 자아... 낼이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영혼 조용필형님 생신 이시란다...
모두 기립해서 두 손으루 술사발 들고 건배하자...... "
평소 조용필 狂信徒루 이름난 제가 아닌 이 녀석의 건배 제의에 모두들 의하 해 했는지
여기 저기서 한 마디씩 거들며 나섰습니다......
" 야 뭐야...
넌 조용필 이름 석자만 나와두 알레르기 반응 일으키던 녀석이 왠 뚱딴지 같은 소리냐?...... "
" 저 녀석 드디어 교화 되었구나..... "
" 하기야 이 녀석이 저 녀석 땜에 얼마나 속썩구 애태워 했는데...... "
그 수군거림을 제 친구녀석, 단 한 마디의 말루 일축 해 버렸습니다......
" 시끄럽다! 원래 늦게 배운 컴퓨터질에 날 밤 샌다는 말 모르냐, 자슥들아! "
어쨌든 제수씨들과 친구 녀석들의 흐뭇한 눈총속에
우린 오래간만에 마음의 빗장을 풀구
자유로운 맘 으루 기분 좋은 건배를 외칠 수 있었습니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는 업소라서
자연스럽게 弼님의 노래 메들리가 이어졌구...
모두들 윗옷 단추 하나씩은 풀은 채 망가져 갔습니다......
그렇게 술자리가 한창 무르 익을 무렵.
갑자기 써빙을 보는 앳된 아가씨가
양주 한 병과 과일안주 한 접시를 우리 테이블루 가지고 왔습니다........
" 우리, 양주는 시키질 않았는데.... ?
" 저 쪽에 계신 손님들 께서 갖다 드리라구 하셔서......... "
아가씨의 손 끝에는,
백발이 성성하신 어르신들 너덧 분이 앉아 계신 테이블이 지명되어 있었습니다..................
" 저기.... 아저씨께서 조용필노래 참 잘하신다구 ....
괜찮으심 신청곡 하나 불러줄 수 있으시냐구 여쭤 보시라는데요...... "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부모님 연세는 넘으짐식한 어르신 들 이신지라
제가 그쪽 테이블루 가서 정중히 인사를 드렸습니다......
" 감사합니다.... 어르신들 계신 줄두 모르구 저희들이 너무 소란스럽게 해 드린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 아이구, 아닙니다... 우리 젊은 양반들 신나게 노는것 보니 우리두 다시 젊어진것 같애 아주 즐거워요....
그나저나 젊은이, 조용필이 노랠 아주 잘하더구만 ..... "
" 어르신께서두 조용필씨 좋아하십니까? "
" 좋아하다 마다 .... 여기있는 사람들 모두 조용필이 팬들이야...
거 머냐... 예전에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를 때부터니까 한 삼십년씩은 된 팬들이지....
아까 젊은이가 부르던 한 오백년은 우리 모두의 18번이야....
그 때만 해두 우리가 젊은이들 나이쯤 되었을거야.....허허허.... "
" 거, 사설은 집어치우구, 젊은이.... 돌아와요 부산항에 좀 한 번 불러줄 수 있겠나?
우린 너무 늙어서 가사두 기억안나구 글씨두 안봬서 노랠 할 수가 없거든.... "
" 제가 어르신들이 듣구 싶어 하신다니 그럼 감히 한번 불러 드리겠습니다... "
부끄러운 노래 실력이나마 弼님의 노랠 감히 대신해서 어르신들께 불러드렸구,
그 분들은 지그시 눈을 감으신 채 발장단과 함께 弼님의 노래를 나즈막히 따라 부르셨습니다...
후렴구에 가서는 그 업소에 오신 모든 손님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듯이 입을 모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합창을 했습니다......
趙容弼님...........................
당신이,당신의 노래가...
20 대부터 70 대까지 모든 세대를 하나루 묶어 놓는 연결고리가 된 것입니다......
노래를 마치구 자리에 돌아 오면서 당신의 노래와, 당신의 음악과,
당신의 존재의 의미를 다시한번 가슴깊이 감사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진땀을 닦구 겨우 우리 자리에 앉자 제수씨 한 명이 제게 술잔을 건네드니....
" 아뭏든 대단하신 가수, 대단하신 팬이에요.... 덕분에 꽁짜 양주두 얻어 마시구....
國民가수라는 고유명사가 일반명사가 돼버린 요즘 이지만....
정말이지 그 명칭에 가장 당당하게 어울릴 가수는 조용필씨가 아닌가 싶네요... "
" 아.. 이사람아... 조용필씨가 뭐야... 그게 아니구, 조.용.필.님..."
좌중엔 즐거운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렇습니다...조용필님................
정말이지, 당신만큼 세대를 초월하며 온 국민의 절대 지지를 받구 있는음악인이 얼마나 될런지요.......
당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당신이 존재 하심을 얼마나 감사 해하구 기뻐 해하는지 이해 해주실 수 있으시련지요........
젊은날, 판.검사가 되길 갈망하셨던 아버님의 간절한 소망과,
5년여의 가출로 눈물마르실 날이 없었던 어머님의 고통과,
부모님과 당신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시느라 동분서주 하셨던 둘째형님의 노력.........
그 숱한 가슴앓이 속에서두 당신이 끝끝내 놓지 못하셨던 음악이라는 절대적인 숙. 명. .............
굶주림과 실의와 좌절,그리구... 자살.....................................
7년여의 무명 생활동안 기지촌과, 미군클럽과, 밤무대 등지에서 당신이 목숨까지 담보로 하며 ......
운명처럼 붙잡구 계셨던 단 하나의 명제 .... 음. 악.
그리구 찾아온... 1년여의 반딧불 같이 짧았던 영광........
그 후에 누군가의 질시와 시기루 이어진 3년여의,
죽음보다 깊은 절망과 恨으로 점철 되어진 세월......................
당신께서 겪으셨던 형언할 수 없는 그 숱한 험로들을
당신은 인내하셨구,쉬지않구 가시밭길을 헤쳐 걸어오셨구, 그리구 마침내.................
위대한 탄생으루 우리들의 가슴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영혼의 별빛으루
이렇게 우뚝 다가와 당당하게 서 계십니다..........
잠깐 반짝거리다 스러져 버리는 ...... 그렇게 명멸하는 일개 연예인이 아닌.......
당신은 우리시대의 위대한 거목으루 뿌리 내리신 채
이 시대의 중요한 의미가 되셨습니다....
그럼으루 당신의 음악인생 30 여년동안..........
이제 겨우 당신의 음악을 접하기 시작한 10 대 들루부터....
백발이 성성한 70 대가 되어 버리신 어르신들 까지두.......
한결같은 당신의 지지자루 남아 있는 것 입니다........
조. 용. 필. 님....................................................
아직두 당신의 神話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미 이 시대의 살아있는 神.話.이시기 때문입니다........
● 이천이년 삼월 이십 일일.
가랑비가 걷힌 투명한 당신의 아침,
내 삶의 아침이 되어 주시는 趙 容 弼 님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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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23 | 115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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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상원님 화이팅,조용필화이팅........... |
1999-10-23 | 9340 | ||
1 |
안녕하세요 |
1999-10-23 | 9527 |
17 댓글
하얀모래
2002-03-21 18:09:29
빛갚프리오
2002-03-21 18:16:53
아임
2002-03-21 18:50:06
섬
2002-03-21 19:20:28
마리아
2002-03-21 19:28:04
윤석수
2002-03-21 20:36:11
그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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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21 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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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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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김지연)
2002-03-22 08:17:58
JULIE(김지연)
2002-03-22 08: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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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22 10:16:59
mis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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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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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2002-04-07 04:53:29
필사랑
2002-06-08 17: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