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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소녀의 편지

돈키호테(신재훈), 2002-04-24 22: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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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
추천 수
10


7살 아이의 편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난 그날도 평소처럼 집앞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
난 그만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를 못보고 거기서 차와
부딪혀 중상을 입었다...
결국 난 응급실에 실려 갔고....
위독한 생명을 기적적으로 찾았다....
그러나 의식이돌아오는 는 동시에
난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렇다
난 시력을 잃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난 너무 절망했고...
결국 아무 일도 할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7 살
밖에 안되는 소녀였다...
" 아저씨.... 아저씨 여긴 왜 왔어?"......
" 야... 꼬마야!! 아저씨... 귀찮으니까... 저리가서 놀아....."
" 아.. 아저씨... 왜 그렇게 눈에 붕대를 감고 있어?..
꼭 미이라 같다"
" 야!이 꼬마가... 정말.....
너 저리 가서 안 놀래...!!..."
그렇다.
그녀와 나는 같은 301호를 쓰고 있는 병실환자였다...
" 아저씨... 근데... 아저씨 화내지 말아....
여기 아픈 사람많어~ 아저씨만 아픈거 아니자너여.....
그러지 말고 ~ 나랑 친구해요...
네?... 알았죠??.. ""
" 꼬마야.... 아저씨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둘래......"
" 그래... 아저씨...
난 정혜 야... 오정혜!
여긴 친구가 없어서 심심해여.....
아저씨 나보고 귀찮다구?"
그러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다음 날........
" 아저씨... 그런데 아저씬....
왜 이렇게 한숨만 푹 푹 셔~...."
" 정혜라고 했나...
너도 하루 아침에 세상이 어두워졌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 해도 무섭지... 그래서 아저씬...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숨 을 크게 내쉬는 거란다....."
" 근데... 울 엄마가 그랬어여......
병도 이쁜맘가지면
낫는대여~...
내가 환자라고 생각하면...환자지만....
환자라고 생각 안하면... 환자가 아니라고....
며칠전에... 그 침대쓰던 언니가 하늘나라에 갔어....
엄마는 그 언니는 착한 아이라서 하늘에 별이 된다고 했어...
별이 되어서 어두운 밤에도
사람 들을 무섭지 않게 환하게 준다고......"
"음....... 그래.... 넌 무슨 병때문에... 왔는데....."
" 음..... 그건 비밀....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곧 나을 거라고 했어....
이젠 1달 뒤면 더이상 병원 올 필요 없다고...."
" 그래? 다행이구나....."
" 아저씨... 그러니까...
1달 뒤믄 나 보고 싶어도 못보니까...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지 말고
나랑 놀아줘...
응... 아저씨......."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비췄다...
그녀의 한 마디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마치 밝은 태양이 음지를 비추듯 말이다...
그후로 난 그녀와 단짝친구가 되었다.....
" 자! 정혜야 주사 맞을 시간이다......"
" 언니... 그 주사 30분만 있다가 맞으면 안돼,..... 잉~
나 지금 안맞을래....!!.."
"그럼..... 아저씨랑 결혼 못하지...
주사를 맞아야... 빨리 커서 아저씨랑
결혼한단다..."
" 칫"
그리곤 그녀는 엉덩이를 들이대었다.
그렇다...
어느 새 그녀와 나는 병원에서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그녀는 나의 눈이 되어 저녁마다 산책을 했고...
7살 꼬마아이가 쓴다고 믿기에는 놀라운 어휘로
주위 사람,풍경 얘기 등 을 들려 주웠다...
" 아저씨... 김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 줄 알아..?..."
" 글쎄......."
" 코는 완전 딸기코에다... 입은 하마입,
그리고 눈은 쪽제비 같이 생겼다...?..크크~
정말 도둑놈 같이 생겼어..!!.
나 첨 병원 오던 날.......
그 선생님 보고 집에 가겠다고 막 울었어... "
"크크크흐흐......"
"아저씨 왜 웃어......"
"아니... 그 김선생 생각 하니까... 그냥 웃기네...
꼭 목소리는 텔레비젼 에 나오는
탤런트나 성우처럼 멋진데 말이야....."
"하하~~~"
" 근데 정혜는 꿈이 뭐야?"
"음.....나 아저씨랑 결혼하는 ......."
"에이..... 정혜는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
" 응..... "
" 그렇게 잘생겼어?"
" 음... 그러고 보니까... 아저씨 디게 못생겼다...
꼭 포켓몬스터 괴물같애.."
...
그러나 그녀와의 헤어짐은 빨리 찾아 왔다.....
2
주후....
나는 병원에서 퇴원 했다......... 그녀는 울면서....
" 아저씨.... 나 퇴원 할때 되면 꼭 와야돼 알겠지????
응...... 약속"
"그래 약속....."
우는 그녀를 볼수는 없었지만....
가녀린 (다섯번째) 손가락에 고리를 걸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최호섭씨?"
"예...... 제가 최호섭입니다...."
"축하합니다... 안구 기증이 들어 왔어요...."
"진......... 진짜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일주일 후 난 이식수술을 받고
3 일후에는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난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병원측에 감사편지를 썼다....
그리고 나아가서...기증자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난 그만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기증자는 다름 아닌 정혜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바로 내가 퇴원하고
일주일뒤가
정혜의 수술일이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백혈병 말기환자였던 것이다....
난 그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가 건강하다고 믿었는데 r> ........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난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부모님이라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가... 많이 좋아했어요....."
" 예..... "
" 아이가 수술하는 날 많이 찾았는데.........."
정혜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 정혜가 자기가 저 세상에 가면 꼭 눈을 아저씨 주고 싶다고....
그리고 꼭 이 편지 아저씨에게 전해 달라고..."
그 또박 또박 적은 편지에는
7살짜리 글씨로 이렇게 써있었다...... ...

'아저씨! 나 정혜야....
음 이제 저기 수술실에 들어간다...
옛날에 옆 침 대 언니도 거기에서 하늘로 갔는데...
정혜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저씨... 내가 만일...
하늘로 가면... 나 아저씨 눈 할께...
그래서 영원히 아저씨랑 같이 살께....
아저씨랑 결혼은 못하니까....
하지만 수술실 나오면..... 아저씨랑 결혼할래.......
아저씨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래.....






        

3 댓글

짹짹이

2002-04-24 23:53:21

너무나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들은지가 얼마만인지...눈물이 나려고 하는걸 보니 아직 강팍해지진 않았나 보네요. 잘 읽었어요... 늘 행복하세요!

조용순

2002-04-26 00:42:53

잘 읽었습니다.. 가슴이 찡 하네요..

나스타샤

2002-04-26 06:24:35

7살짜리가 어른보다 말을 더 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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