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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을용까페에 이을용 선수가 올린글입니다>
6월 10일 오후 3시 30분.................
오늘도 역시 내가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쓰러지지않고 다시 일어서서 축구를 할수 있게 만드는 붉은악마들은 스텐드를 가득 메워 주었고 비록 축구장에 오지는못했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 폴란드전의 승리의 기쁨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1승으로만은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직 아님을 알기에, 나는 이곳 대구의 달구벌구장에 서있는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나는 너무도 묘한 기분을 내 자신이 느끼고 있었다.
그 느낌은 경기에 대한 긴장감도, 상대팀에 대한 주눅감도 아닌 그냥 공중에 붕떠있는 그런 멍한 상태처럼 느껴졌다.
내가 축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리저리 뛰어만 다니고 있는 것인지. 그런던 중에 우리 골지역으로 공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날아오고 있는 것을보았다.
나는 그 순간 무엇을 해야하는지 업사이드트랙을 써야하나 아니면 공을 채러가야하나... 그 순간은 너무도 하염없이 지나가버리고 어느새공은 우리의 골대안에 들어가 있었다. 나의 실수다. 이런 순간, 정신이 번쩍드면서 '내가 이래서는 않되겠다' 하는 감정이 와야하는데 나는 나는...아무런 느낌이 없이 그냥 공허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몽롱한 상태가 계속되는 사이 선홍이형의 이마엔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는... 선홍이형의 투지를 보면서도... 아무런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이리저리 뛰어다닐 수 밖에 하염없이... 전반전 절호의 찬스를 천수는내게 양보했고 난 아무런 느낌없이 공을 골대를 향해 밀었다.아니 골키퍼에게 조심스레 바쳤다. 그 순간 난 이세상에 없는 것이었다.
탄식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소리도 아쉬워하는 우리 동료들의 한숨소리도 기뻐하는 미국선수들의 환호소리도, 난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세상에 나 혼자와 녹색의 눈으로 빤히 바라보는 그라운드밖에는.....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꿈이겠지. 제발 꿈이어라....아~제발~~.....
그렇게 전반은 끝이 나버렸다. 락커룸에서 내게 질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히딩크도 다른 동료들도. 목이 타왔다. 아니 이미 새카맣케 타 버렸다. 몸에서는 물을 원하는데 앞에 보이는 물에게도 손을 뻣칠 용기가 나질 않았다.그렇게 내손에 쥐여져있는 수건 한장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들려오는 소리 "을용아 뭐해! 야 이제 전반끝이야!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 순간을 탓하는 사람은 없어! 누구 불만있는 사람있어?",
"형! 힘내!", "을용아 이제 시작이다!", "화이팅!!!"..... 영화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다.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내게 일어나고있지 않는가? 저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전해져 오는 전율을. 코끝에서 전해져오는 눈물을 느낄 수가 있었다.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내내 견디었다. 다시 시작되는 후반전. "그래 이 느낌이야!" 폴란드전 첫 경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작은 긴장과 설레임. 이제서야 붉은악마의 응원소리도 동료들의 소리도 그라운드의 잔디 소리도붉은 빛으로 가득메워진 달구벌구장도 모두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게 아니라 공을 쫓아, 공과 함께, 우리 동료들과 함께 뛰어다니고 있는 내 자신을 보았다. '기회는 반드시 온다! 반드시 다시 온다. 그때를 노리자. 내가 살 수있고 한국축구가 살 수있고 우리 대한민국이 살 수있는 길은 그 길뿐이다'..............................
그라운드에서 죽을 각오로 뛰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행운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프리킥이 내게 왔다. '이게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일까? 그래 최대한 정확하고 날카롭게 올리자'
킥~ 그리고 정환이의 헤딩슛~ 골~~~인~~~!!! 기뻐야 했다. 너무 좋아 정환이에게 뛰어가 세레모니를 함께 해야 했다. 우리가 함께 약속했던 그 세레모니를... 허나 나는 그 모두를 함께하지 못했다. 나의 마음, 나의 몸짓, 나의 모든 것은 아직도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그저 고개를 숙이고 나의 자리로 돌아갈 수 밖에는.................
'아~ 이대로 경기가 끝이나는 것인가~ 힘들다. 내가 축구를 왜 시작했을까? 아~죽고싶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갈 무렵 하늘은 내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 골대 옆까지 끌고 갔다. 내가 결정을 짓고 싶었다. 그래서 이기고 싶었다. 결승골의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죄책감을 떨쳐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간 굳어져 버리는 나의 다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나의 시야에 들어온 빨간 유니폼. 용수. 패스했다. 이겼다.
우리가 이겼다. 앗! 아~~ 이럴수가~~
용수를 원망할까? 난 분명 패스를 잘 했어 그래 용수를 원망해야해 할수도 있으리. 하지만 내게 절대적인 힘을 주었고 나에게 믿음을 주었던 나의 동료들의 잘못은 절대 아니었다. 하~~~ 입에 단내가 난다. 고개를 들고 싶지 않았다. 붉은악마들의 얼굴을 어떻게 바라본단 말이냐! 또 나의 동료들은... 마치 사형선고처럼 들리는 종료휘슬이 울리는 순간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 난 나는...
숙소에 돌아는 길. 내 발끝을 떠나던 패털티 공의 모습. 그 모습만 생각이 날뿐이었다. 하지만 내게 다시 힘을 주는 내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은 하늘도 아닌 하느님도 아닌 동료였다. 붉은악마였다. 대한민국국민들 이였다. 그래 마지막 경기에 내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계속 경기를 뛸 것이다.난 그라운드에서 공과 함께 뛸 것이다.
내몸이 거기에 있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뛸 것이다. 너희와 함께 우리와 함께 붉은악마와 함께 국민들과 함께. 지금 흐르는 내 눈물이 기쁨의 눈물이요 감격의 눈물이요 온 국민의 눈물이 될 수 있도록 내 모든 것과 함께 뛸 것이다.붉은악마여! 대한민국국민이여! 내게 그런 기회를, 용기를...!!!
6월 10일 오후 3시 30분.................
오늘도 역시 내가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쓰러지지않고 다시 일어서서 축구를 할수 있게 만드는 붉은악마들은 스텐드를 가득 메워 주었고 비록 축구장에 오지는못했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 폴란드전의 승리의 기쁨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1승으로만은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직 아님을 알기에, 나는 이곳 대구의 달구벌구장에 서있는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나는 너무도 묘한 기분을 내 자신이 느끼고 있었다.
그 느낌은 경기에 대한 긴장감도, 상대팀에 대한 주눅감도 아닌 그냥 공중에 붕떠있는 그런 멍한 상태처럼 느껴졌다.
내가 축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리저리 뛰어만 다니고 있는 것인지. 그런던 중에 우리 골지역으로 공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날아오고 있는 것을보았다.
나는 그 순간 무엇을 해야하는지 업사이드트랙을 써야하나 아니면 공을 채러가야하나... 그 순간은 너무도 하염없이 지나가버리고 어느새공은 우리의 골대안에 들어가 있었다. 나의 실수다. 이런 순간, 정신이 번쩍드면서 '내가 이래서는 않되겠다' 하는 감정이 와야하는데 나는 나는...아무런 느낌이 없이 그냥 공허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몽롱한 상태가 계속되는 사이 선홍이형의 이마엔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는... 선홍이형의 투지를 보면서도... 아무런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이리저리 뛰어다닐 수 밖에 하염없이... 전반전 절호의 찬스를 천수는내게 양보했고 난 아무런 느낌없이 공을 골대를 향해 밀었다.아니 골키퍼에게 조심스레 바쳤다. 그 순간 난 이세상에 없는 것이었다.
탄식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소리도 아쉬워하는 우리 동료들의 한숨소리도 기뻐하는 미국선수들의 환호소리도, 난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세상에 나 혼자와 녹색의 눈으로 빤히 바라보는 그라운드밖에는.....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꿈이겠지. 제발 꿈이어라....아~제발~~.....
그렇게 전반은 끝이 나버렸다. 락커룸에서 내게 질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히딩크도 다른 동료들도. 목이 타왔다. 아니 이미 새카맣케 타 버렸다. 몸에서는 물을 원하는데 앞에 보이는 물에게도 손을 뻣칠 용기가 나질 않았다.그렇게 내손에 쥐여져있는 수건 한장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들려오는 소리 "을용아 뭐해! 야 이제 전반끝이야!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 순간을 탓하는 사람은 없어! 누구 불만있는 사람있어?",
"형! 힘내!", "을용아 이제 시작이다!", "화이팅!!!"..... 영화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다.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내게 일어나고있지 않는가? 저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전해져 오는 전율을. 코끝에서 전해져오는 눈물을 느낄 수가 있었다.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내내 견디었다. 다시 시작되는 후반전. "그래 이 느낌이야!" 폴란드전 첫 경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작은 긴장과 설레임. 이제서야 붉은악마의 응원소리도 동료들의 소리도 그라운드의 잔디 소리도붉은 빛으로 가득메워진 달구벌구장도 모두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게 아니라 공을 쫓아, 공과 함께, 우리 동료들과 함께 뛰어다니고 있는 내 자신을 보았다. '기회는 반드시 온다! 반드시 다시 온다. 그때를 노리자. 내가 살 수있고 한국축구가 살 수있고 우리 대한민국이 살 수있는 길은 그 길뿐이다'..............................
그라운드에서 죽을 각오로 뛰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행운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프리킥이 내게 왔다. '이게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일까? 그래 최대한 정확하고 날카롭게 올리자'
킥~ 그리고 정환이의 헤딩슛~ 골~~~인~~~!!! 기뻐야 했다. 너무 좋아 정환이에게 뛰어가 세레모니를 함께 해야 했다. 우리가 함께 약속했던 그 세레모니를... 허나 나는 그 모두를 함께하지 못했다. 나의 마음, 나의 몸짓, 나의 모든 것은 아직도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그저 고개를 숙이고 나의 자리로 돌아갈 수 밖에는.................
'아~ 이대로 경기가 끝이나는 것인가~ 힘들다. 내가 축구를 왜 시작했을까? 아~죽고싶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갈 무렵 하늘은 내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 골대 옆까지 끌고 갔다. 내가 결정을 짓고 싶었다. 그래서 이기고 싶었다. 결승골의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죄책감을 떨쳐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간 굳어져 버리는 나의 다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나의 시야에 들어온 빨간 유니폼. 용수. 패스했다. 이겼다.
우리가 이겼다. 앗! 아~~ 이럴수가~~
용수를 원망할까? 난 분명 패스를 잘 했어 그래 용수를 원망해야해 할수도 있으리. 하지만 내게 절대적인 힘을 주었고 나에게 믿음을 주었던 나의 동료들의 잘못은 절대 아니었다. 하~~~ 입에 단내가 난다. 고개를 들고 싶지 않았다. 붉은악마들의 얼굴을 어떻게 바라본단 말이냐! 또 나의 동료들은... 마치 사형선고처럼 들리는 종료휘슬이 울리는 순간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 난 나는...
숙소에 돌아는 길. 내 발끝을 떠나던 패털티 공의 모습. 그 모습만 생각이 날뿐이었다. 하지만 내게 다시 힘을 주는 내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은 하늘도 아닌 하느님도 아닌 동료였다. 붉은악마였다. 대한민국국민들 이였다. 그래 마지막 경기에 내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계속 경기를 뛸 것이다.난 그라운드에서 공과 함께 뛸 것이다.
내몸이 거기에 있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뛸 것이다. 너희와 함께 우리와 함께 붉은악마와 함께 국민들과 함께. 지금 흐르는 내 눈물이 기쁨의 눈물이요 감격의 눈물이요 온 국민의 눈물이 될 수 있도록 내 모든 것과 함께 뛸 것이다.붉은악마여! 대한민국국민이여! 내게 그런 기회를,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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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6 19:21:10
??
2002-06-17 02:3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