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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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매일경제 
기사 날짜 2013-05-16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조용필이 환하게 웃었다. 10년 만에 발표한 정규 19집 ‘헬로(Hello)’는 발매 3주 만에 18만 장 판매량을 돌파했다. 음반 불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2013년, 아이돌과 비교할 수 없는 파급력으로 대중을 품에 안은 그. 이것은 10년 만에 돌아온 ‘가왕’의 파워였다.

15일 오후 서울 이태원 소재 한 레스토랑에서 조용필 ‘헬로’ 감사 파티가 진행됐다. “오늘만 한정판 제조” 된 ‘헬로’, ‘바운스’라는 이름의 칵테일도 눈에 띄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조용필의 등장에 현장에 모인 70여 명의 기자단은 박수로 환호했다.

“제가 시도했던 음악은 시대에서 벗어나려고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내가 모자랍니다. 과거의 조용필은 과거대로 남겨두고 현재 그리고 미래에 새로운 음악을 하는 조용필을 만들고자 유명한 작곡가들과 함께 했는데 그것이 또 운 좋게도 호응을 받게 됐습니다.”

그는 간담회 내내 “무언가 잘못 돼서”라며 얼떨떨해 했다. 10년 만의 새 앨범. ‘헬로’라는 산뜻한 이름과도 같이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빠’의 귀환을 기다려 온 중, 장년층 음악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의 아들딸 역시 ‘엄마의 오빠’에 열광했다. 쟁쟁한 아이돌 후배들 그리고 월드스타가 된 후배 싸이도 ‘가왕’의 등장에 고개를 숙였다.

“10년 만에 앨범을 냈는데, 예전에는 홍보 시스템 자체가 달랐죠. 90년대 초반부터 콘서트만 하겠다고 발표하고 TV 출연을 사양해왔기에 열심히 만들어도 히트가 안 되는 건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었죠. 2010년대 들어와 저는 과거의 조용필이 아닌 신인 조용필로 태어난 것입니다. 과거의 조용필, 그 어떤 히트나 무게 이런 것은 저에게는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앞으로 내가 어떤 음악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죠.”

‘헬로’ 정식 발매에 앞서 공개된 ‘바운스’만으로도 조용필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바운스’와 ‘헬로’ 중 개인적으로 ‘헬로’가 더 좋았는데 ‘바운스’가 떠서 ‘헬로’가 묻혔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쇼케이스 이후 차트 순위가 올라가는 것을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러다 잘못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공중파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까지 했는데, 이 앨범이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생활을 바꿨습니다. 집-사무실-스튜디오 외에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았죠. 주변 지인들에게도 당분간은 만날 수 없을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고요.”

조용필은 “신드롬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처음 데뷔할 때도 과연 이것이 내가 히트 한 것인가 인기가 있는 것인가 잘 못 느끼겠더라.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글이 너무 많이 올라오는데 오히려 여기 빠져들면 콘트롤 할 수 있을까 싶어 TV도 잘 안 봤다. 인터넷도 하루에 한 번 정도 봤다”고 말했다.

데뷔 45주년을 맞아 신인가수의 심정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는 그이지만 단순히 마음가짐이 아니다. 해를 거르지 않고 진행 중인 전국투어 콘서트를 비롯해 음악적 경주를 쉼 없이 이어가고 있는 그에게 스스로에 대한 도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 앨범을 내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19집이 나왔으면 20집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21, 22, 23집까지도 갈 수 있겠지만 ‘20’이라는 숫자는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앨범이기 때문에, 더 새로운 조용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는 콘서트 준비로 바쁜 가운데서도 벌써부터 새 앨범 작업 구상에 돌입했다. “발매 시기가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어요. 19집에 10곡을 수록했는데 아쉬움이 너무나 많습니다. 다음 앨범은 그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는 작업을 하려 합니다.”

‘가왕’이라는 닉네임 대신 그냥 ‘조용필’로 불리길 희망하는 속내도 드러냈다. “마음에 드는 닉네임은 ‘오빠’입니다. 서른살 때 ‘단발머리’를 내놓으면서 ‘오빠’라는 닉네임을 받았는데, 중학생들이 저를 뭐라 부를 지 모르니까 오빠라고 한 건지 모르겠네요. 사실 ‘가왕’은, 가령 외국에서 소개한다면 ‘싱어 킹’이라 해야 할까요? 애매한 것 같고, 저를 소개할 때 가왕이라 하는 건 쑥스럽기 짝이 없어요. 제일 좋은 건 조용필씨 입니다. 가왕의 무게보다는 조용필의 무게가 더 좋군요 하하.”

간담회 말미,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 이유를 묻자 “늙어보이잖아요”라며 호탕하게 웃는 조용필. 그러고선 곧바로 선글라스를 벗어보이며 활짝 웃는다. 이런. 가만히 있어도 은근히 풍겨나오는 카리스마와 아우라 때문이었을까, 선글라스 너머엔 이렇게 선한 눈이 숨어있었을 거란 생각은 미처 못했었다. 그래. 조용필은 영원한 ‘오빠’였다. 그의 환한 미소와 겸손한 마음가짐에 심장이 ‘바운스’ 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9&aid=0002955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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