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이곳 부천에 오빠가 오랜만에 오셨음에 한걸음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공연 무사히 잘 마치게 해달라는 기도를 미사중에 드려야 겠기에 4시 어린이 미사를 마치자 마자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자마자 오빠노래 "꿈"이 들려 왔다 . 대박조짐!
미지 부스에 가서 그간 얼굴모르던 반가운ID 의 주인공을 만나면서 혼자간 뻘춤함을 조금 떨칠 수 있었다. 오빠공연에 혼자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그 어느때 보다도 마음이 여유로왔다.
김밥에 뜨거운 차를 마시며 김밥이 얼마나 두꺼운지 혼자 다먹지 못하고 아니 얇았어도 언제나 처럼 공연전에는 잘 안먹힌다. 오빠는 식사하셨을까?
위탄부스에서 가르쳐주는 꼭지점댄스를 따라하며 몸을 풀고 입장시간이 되어 입구에 길게 늘어서며 영광의 앞번호대를 부러운듯이 쳐다보니 그 옛날 추운겨울 KBS별관 주변을 길게 줄서서 마냥 기다리던 그시절이 주마등 처럼 떠올랐다. 그때는 표도없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 나에게는 58번이라는 오빠이름이 들어간 표가있다.
드디어 입장하여 자리를 잡고 서서 기다리다가 짹이님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위해 나도 앉아서 기다렸다. 사실 화장실이 갑자기 그리워져 참으려면 앉아야 했다.
우주속에 서있는 우리들 앞에 오빠는 청바지에 분홍남방 하얀쟈켓을 입고 아시아의 젊은이 우리를 부르며 나타나셨다. 그때부터 오빠는 정말 예고하신대로 계속 달리셨다.노래순서는 생각이 안난다.누군가 곡목순서를 올리는 사람이 있을테니 ....
야광봉을 양손으로 흔들며 펄펄 뛰기도하고 춤도 추고 "친구여"때는 주윗사람들과 한몸이 되어 리듬을 타기도 하며 정말 스탠딩이라는게 이런거구나를 실감하였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그리들 방방 뛰었건만 한번도 밟히거나 밟지 않았다. 이런 세련된 문화!!!
오빠 물 마실때 가방에 넣어온 생수를 옆사람과 나눠 마시며 생각한건 오빠께서 마시던 저 생수를 우리쪽에 확뿌려 주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나 시간이 빨리 지나갔는지 앵콜곡까지 끝나니 한마디로 "너무짧아요"였다. 어느곡 하나 날 안넘어가게 하는 곡이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태양이 떠오를때면"과 "청춘시대" 너무 좋았다. 뭐라 표현해야되나. 좋았다라는 말 말고 또 뭐가...(아이고 이 한계 )
스탠딩을 하면서 새삼 부모님께 감사드렸다. 이렇게 잘키워 주셔서 오빠를 조금이라도 덜 답답하게 보게 해주셔서.... 근데 한 5cm만 더 컸더라면 진짜 좋았을것을 모니터 화면에도 나오게...
뒷풀이에서 장미꽃불을켜요님과 정비비안나님과 밝은미소님과 한 테이블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짹이님과 SUE님께서 골고루 챙겨주신 CD를 감사히 받고 운영자님의 악수도 받고 처음 뵙는 분들이지만 왜이리 낯이 익고 살가운지 다 오빠땜에 맺어진 인연들, 참으로 고운 인연들인것 같다. 오빠를 향한 일편단심으로 각자의 일들을 알아서 묵묵히 하시는 운영진 여러분들과 회원들.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에 한참을 걷다가 탄 택시에서 기사아저씨께서 조용필공연 아까 끝났을텐데 왜이리 밀리냐는 말씀에 9시30분에 끝났다고 대꾸 했다가 오빠랑 같은 50년생이라 하시며 어렵게 살던 오빠의 옛시절들과 오빠 부모님의 얼굴이 어떠한지등등 다 안다면서 아파트 안까지 들어오시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하셨다.
사실 부천 지리를 몰라 답답해하던 회원들을 보며 차갖고 올껄 공연 끝나고 몸과 마음이 떨려서 운전 못할까봐 두고왔던것을 후회하며 가는길이었다.
언제 죽을지모르는데 즐기면서 살으라는 아저씨 덧붙이는 말씀에 차 안갖고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번에도 뒷풀이까지 하고 와야겠다는 다짐을하며 이글을 마칩니다.
* 부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4-26 23:22)
나와 부천에 와서 이상하게 공연 끝나니, 하하하 싸~~~~~~~~ ㄱ 다 낫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