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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를 보면 `그 시대'가 보인다"
일제 수탈 시기 수많은 한국인 징용자들이 일본으로 끌려갔다.
1945년 광복이 됐지만 많은 이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향수를 삼켰다.
우여곡절 끝에 1970년대 중반 그들은 고향방문단이란 이름으로 고국땅을 밟았다.
1975년 발표된 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황선우 작사.곡, 조용필 노래)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안고 등장했다.
노래에는 당대를 산 사람들의 애환과 몸짓이 녹아 있다.
최근 발간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최철호 지음.도원미디어 펴냄)는
노래가 시대상을 이해하는 키워드임을 일깨운다.
저자 최철호는 건국대 대학원 국어교육학과에서
'기녀 시조에 나타난 한(恨)의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가수 윤도현, 시인 한창훈 등과 함께
산간벽지 공연기획 활동을 벌인 인물.
그는 향가, 시조창, 민요,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1천500년 동안 가요가 흘러온 발자취를 더듬고 있다.
*1500년간의 발자취 더듬어세상살이가 고달픈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지만
우리의 조상들은 지배계급의 수탈과 가난 속에 힘겨운 나날들은 살아갔다.
전쟁 때는 전시 동원으로, 평화시에는 공출이나 부역으로, 이래저래 죽어나는 것은 민초들이었다.
그들의 항변은 민요로 남았다.
'못허겠다 못허겠다. 요놈의 노릇 못허겠다. 죽자니 청춘이요 사자니 고생이라.
요놈의 노릇을 못허겠다'.
백성들의 가난한 삶은 1970~80년대 들어서도 '공돌이.공순이'라는 이름으로 세습됐다.
1980년대말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발표된 '사계'는 이런 시대적 배경을 안고 태어났다.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나비 꽃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늙은 군인의 노래'는 1976년 퇴역을 앞둔 한 선임상사가 가수 김민기에게
막걸리 두 말을 사며 지어달라고 부탁해 태어났다.
노병의 애환과 설움을 담은 이 노래는 음반으로 발표되기 전 군대 안에 퍼졌다.
"병영에서 괴상한 노래가 돈다"는 소문을 들은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군기 해이 등을 이유로
전군에 이 노래를 금지시킨다.
하지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
국방부 장관 지정 금지곡 1호인 이 노래는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대표적인 운동가요로 생명력을 얻었다.
저자는 향가의 패러다임이 요즘 노래에 어떻게 계승돼 왔는지 파고든다.
'서동요'와 '할 줄 알어?'(박지윤), '헌화가'와 '섬마을 선생님'(이미자),
'혜성가'와 '불놀이야'(옥슨80), '제망매가'와 '애수의 소야곡'(남인수),
'찬기파랑가'와 '논개'(이동기) 등 옛노래와 대중가요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요즘엔 상업적 무국적 노래 판쳐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사랑노래에는
자유분방함과 성적 개방성이 담겨 있다.
조선시대 사랑노래에는 감정을 절제하는 기운이 역력했다.
시대가 변하면서도 노래에 담긴 정서도 달라졌지만 우리의 노래는 형식에 있어서 전통을 이어갔다.
그러나 요즘에는 국적 불분명한 노래가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요즘 대중가요에는 인스턴트식 사랑의 무절제함이 상업성을 등에 업은 채
나타나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하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일제 수탈 시기 수많은 한국인 징용자들이 일본으로 끌려갔다.
1945년 광복이 됐지만 많은 이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향수를 삼켰다.
우여곡절 끝에 1970년대 중반 그들은 고향방문단이란 이름으로 고국땅을 밟았다.
1975년 발표된 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황선우 작사.곡, 조용필 노래)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안고 등장했다.
노래에는 당대를 산 사람들의 애환과 몸짓이 녹아 있다.
최근 발간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최철호 지음.도원미디어 펴냄)는
노래가 시대상을 이해하는 키워드임을 일깨운다.
저자 최철호는 건국대 대학원 국어교육학과에서
'기녀 시조에 나타난 한(恨)의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가수 윤도현, 시인 한창훈 등과 함께
산간벽지 공연기획 활동을 벌인 인물.
그는 향가, 시조창, 민요,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1천500년 동안 가요가 흘러온 발자취를 더듬고 있다.
*1500년간의 발자취 더듬어세상살이가 고달픈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지만
우리의 조상들은 지배계급의 수탈과 가난 속에 힘겨운 나날들은 살아갔다.
전쟁 때는 전시 동원으로, 평화시에는 공출이나 부역으로, 이래저래 죽어나는 것은 민초들이었다.
그들의 항변은 민요로 남았다.
'못허겠다 못허겠다. 요놈의 노릇 못허겠다. 죽자니 청춘이요 사자니 고생이라.
요놈의 노릇을 못허겠다'.
백성들의 가난한 삶은 1970~80년대 들어서도 '공돌이.공순이'라는 이름으로 세습됐다.
1980년대말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발표된 '사계'는 이런 시대적 배경을 안고 태어났다.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나비 꽃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늙은 군인의 노래'는 1976년 퇴역을 앞둔 한 선임상사가 가수 김민기에게
막걸리 두 말을 사며 지어달라고 부탁해 태어났다.
노병의 애환과 설움을 담은 이 노래는 음반으로 발표되기 전 군대 안에 퍼졌다.
"병영에서 괴상한 노래가 돈다"는 소문을 들은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군기 해이 등을 이유로
전군에 이 노래를 금지시킨다.
하지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
국방부 장관 지정 금지곡 1호인 이 노래는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대표적인 운동가요로 생명력을 얻었다.
저자는 향가의 패러다임이 요즘 노래에 어떻게 계승돼 왔는지 파고든다.
'서동요'와 '할 줄 알어?'(박지윤), '헌화가'와 '섬마을 선생님'(이미자),
'혜성가'와 '불놀이야'(옥슨80), '제망매가'와 '애수의 소야곡'(남인수),
'찬기파랑가'와 '논개'(이동기) 등 옛노래와 대중가요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요즘엔 상업적 무국적 노래 판쳐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사랑노래에는
자유분방함과 성적 개방성이 담겨 있다.
조선시대 사랑노래에는 감정을 절제하는 기운이 역력했다.
시대가 변하면서도 노래에 담긴 정서도 달라졌지만 우리의 노래는 형식에 있어서 전통을 이어갔다.
그러나 요즘에는 국적 불분명한 노래가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요즘 대중가요에는 인스턴트식 사랑의 무절제함이 상업성을 등에 업은 채
나타나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하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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