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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8일 토요일
필그린님과 나는 성남아트센터 마지막 공연을 보기 위해 7호선에서 3호선
다시 분당선으로 갈아탔다.
호주공연도 있었지만 결혼한 후 국내에서는 사실상 처음 가보는 공연이다.
함께 공연장을 나서고 또 함께 돌아오니 오고가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언제나 같은 것을 함께 공유할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성남아트센터는 한적한 산 비탈쪽에 위치해 있었다.
예술의전당처럼 웅장하거나 럭셔리하지는 않았지만 그 못지 않게
크고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는 훌륭한 공연장 이었다.
콘서트홀 내부에도 조용필님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눈에띄는 것은 LP판 모양으로 제작된 2008년도 달력
공연시간이 6시, 나와 필그린님은 3층으로 향했다.
게다가 제일 끝줄에서 보았다. 자리는 좋지 않지만 이 얼마나
프리한 자리인가 신이 내린 1등석자리...^^
층간의 높이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하게 느껴진 것은 예술의전당
무대보다 몇미터쯤 폭이 좁았기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전좌석이 매진이라서 빈 좌석은 찾아 볼수 없었고 천안에서 온라온
엘세대님은 공연도 못보고 뒷풀이만 하다가 귀가한 일도 있었다.
입석이라도 받을수 있으련만 규정대로 갈수밖에 없는 형편으로 보였다.
공연은 언제 시작됐는지도 모를만큼 유례없이 정각에 시작됐다.
무대는 어두운 막으로 둘러싸이고 가운데에 삼각형의 빛이 보인다.
그 틈으로 느린템포의 [꿈]이 나즈막히 울려 퍼진다.
커튼이 완전하게 젖혀지고 화려한 영상과 7.2서라운드의
[물망초]가 시작됐다. 3층이라서 그런지 소리가 깔끔하지는 않았다.
입체감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워낙 위치가 높은 탓도
있겠으나 그만큼 스피커의 배치도 부족했기때문일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1층까지는 좋은 영상과 품질좋은 사운드를 들을수
있었을 것이라 짐작됐다.
세번째곡인 [태양의 눈] 이곡에서는 중간에 태양의 둥근 모양이 솟아
오르고 다시 그 뒷편 스크린을 통해 시뻘건 태양이 비추었다.
5일동안의 긴 스케줄때문이었을까 필님의 목소리는 그리 좋게 들리지
않았다. 약간은 쉰듯한 목소리였다. 그렇게 필님의 카리스마가
뭍어나는 몇곡을 마친후 아이들이 대거 등장하는 [작은천국]이 흘러
나왔다.
어린이들의 밝고 명랑한 이미지 그리고 맑은 목소리였다.
역시 작은천국은 목소리가 맑고 고운 사람들이 불러야 어울리는 곡이다.
대곡은 대곡답게 동요적인 곡은 또 그렇게 말이다.
이어서 [못찾겠다 꾀꼬리]와 [난아니야][나는너 좋아]까지 앙증맞은
율동과 메들리로 엮어줌으로서 다소 딱딱했던 분위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열고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했다.
40주년 메인공연과 같은 중요한 공연에서도 이런 설정을 적극 활용
하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만히 서있기만한 수동적인 공연은
감동과는 별개로 지루한면도 따르기때문이다.
잘 안찍히는 사진일지라도 더 찍으려고 했으나
마침 밧데리가 다 돼어 그냥 편안하게 감상만 하기로 했다.
이제까지 공연을 보러 왔다가 이렇듯 편안하게 앉아 있다가
집으로 향한적은 없었을 것이다.
가로등아래 필님이 가운데 자리하고 아이들이 필님 주위를 감싸고
앉아 있으면 [사랑의자장가]가 잔잔하게 울리고 조명은 밴취에
따듯하게 내려 앉는다. 추운겨울날 애써 찾아온 팬들 어깨 위에도
따듯함이 전해 오는듯 하다.
도시의 상막함을 표현이라도 하듯 배우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쓰러지고 그렇게 [도시의오페라]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곡의 끝 부분에서 무대 천장 위 샹들리에가 심상치 않게
흔들거리더니 급기야 조명이 꺼질때 함께 무대 바닦으로
떨어지고 깨어지는 소리가 났다.
마치 사고라도 난 것 같은 아찔함이 느껴진듯 관객들의
걱정어린 탄식이 흘러 나왔다. 이런 갑작스런 연출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았을 것이다. 난 이런게 좋다. 반전 급반전
수없이 보았지만 낮선 장소에서 보고 듣는 [끝없는날개짓하늘로]
역시 명곡은 명곡이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관객들도 볼거리가
많았기에 목을 거북이 처럼 내밀고 신기한듯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동화속에서나 봄직한 작은 집 굴뚝에서는 귀여운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그 옆 나무밑에는 흰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겨울이라서 더 듣고 싶은 음악 [그겨울의 찻집]이다.
곡이 다 끝나고 셋트가 무대로 들어갈때 집벽에 한쪽팔을 뻗어
기대고 있는 필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또한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판도라의 상자] 의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무대
[그대여] 그리고 [생명]까지 1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만큼 우린 그렇게 몰입해 있었다.
1부는 음악도 좋았지만 볼거리가 많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난 뒤 또 한편의 보너스 트랙을 만났다.
2부가 시작 된 것이다.
무대엔 자욱한 안개가 뒤덮고 심장박동과도 같은 음향과 함께 번쩍번쩍
무대가 전진하는 모습은 흡사 UFO의 모습이다. [그리움의불꽃]과 함께
위대한 탄생의 적절한 배치와 깔끔한 셋트가 멋지다.
[미지의세계] 가 끝나자 [해바라기]가 시작됐다. 1부에서 나왔던
어린이와 청소년들 그들과 필님이 함께 펼치는 화려한 모습들
이런걸 왜 지금 보여주시는거예요. 이렇게 이쁜 노래를 .....
몸짓을......
그렇게 3곡을 하고 나서야 필님의 멘트가 시작된다.
필님도 매니아들이 많아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팬들을 들었다 놓았다. 마음데로 하시는 필님의 모습은 여유마져
느껴졌다. 간혹 가사 실수 하는 부분 조차도 ....
[바람의 노래] [모나리자] [청춘시대]까지 연속해서 열광캐 하고는
다시 멘트를 한다. 육성으로 하겠다고 ......
[정][창밖의여자]까지 연속해서 말이다.
3층에서는 그리 크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관객들은 쥐 죽은듯 듣다가
탄성을 질렀다.
인터넷으로 가장 많이 신청을 받았다는 [이젠그랬으면좋겠네]
얼마만에 들어보는지 기억조차 없다. 그런만큼 상당히 반가운곡이다.
피아노 달랑 한대에 맞춰 부르는 곡 그래서 콘서트에서 잘 부르려 하지
않으셨던것 같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좀더 자주 접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필님의 멘트 하나 하나가 게스트의 어우러짐이 참 재미있는 콘서트다.
자주 바뀌는 필님의 의상들 멀리서 보면 20대나 30대 같은 모습이다.
역시 필님은 캐쥬얼한 차림이 어울린다.
필님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실꺼죵? ^^
이젠그랬으면 좋겠네 뒤에 연속에서 [내이름은구름이여][촛불]까지들려
주신다.
[자존심]이 지나고 [강원도 아리랑]이 나올때 관객들은 절정의 순간을
맞이한듯 보였다. [여행을떠나요]를 아주 길게 한다음 [고독한런너]까지
그렇게 끝이났다. 고독한런너 뒤에는 앵콜곡이 나오면 이상할듯
하지만 필님은 예술의 전당에서처럼 무대앞 객석쪽으로 위대한탄생
맴버들과 함께 나타나셨다. 어쿠스틱버젼으로 부르는 [단발머리],
[돌아와요부산항에],[잊혀진사랑]을 함께하면서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그야말로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에 온듯한 훈훈한 기분으로
가족같은 느낌으로 하나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경박하거나 촌스러움이 아닌 개개인에게 전해주는 특별한 선물
과도 같은 뭉클함과 경외감이 같이하는 자리...
감동도 있었고 맛있는 공연이었다.
참 재미있다. 이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ㅇㅈㄲㄲㅍㄹ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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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필사랑♡김영미
2007-12-10 06:54:33
2년만에 보는 뮤지컬공연..그리고 2부에 이어 우리랑 가장 가까웠던 앵콜무대까지..*^--^*
어제의 행복한 순간들이 떠올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내려오는 내내 공연만 생각났다는..오빠의 떨기춤(?) 때문에 입 쩍~ 벌리고 멍하니
한참 웃고 있었던 어제가 생각납니다. ^.^v 깔끔한 후기 잘 보고갑니다.^^
우주꿀꿀푸름누리
2007-12-10 06:59:31
필사랑♡김영미
2007-12-10 07:08:02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낮에 여유 있게 공연장 주변을 본 듯해서 좋아...좋아요~^^*
홍성심
2007-12-10 09:18:49
넘 좋았겠다
부러운 마음 어찌 말로 표현을
다 할수 있을까요
모쪼록 건강하게 모든 공연을
성공리에 마무리 하시길..
아자!아자! 화이팅
꿈의요정
2007-12-10 17:36:16
더 젊고 탱탱한 용필오빠...청년용필오빠를 뵙고왔던것 같습니다.
일산에서도 여전하시겠죠?
매일매일이 다르니...어찌 이몸 그현장을 벗어날수있을지...
아람누리여 기다려라~~~
내 거기서도 용필옵빠아~~~외치리라! *^^*
땡큐~!조용필!!!
아자아자!!!
필자라기
2007-12-10 18:20:51
진짜 삼층 맨뒷자기서 보고 나오니까 2시간 30분동안
버스타고 온 기분이었음.... ㅎㅎ
정 비비안나
2007-12-10 19:46:33
2007년 연말 성남 아트센터에 역사에 남는 명품 공연을 선물해주셨네요!
행복한 성취감 한가득 안고 다음 선물 일산을 향해 준비해주실 오빠!
5일 동안 화려한 열정을 불태워 주신 오빠! 고맙습니다!
공연장의 부드러운 듯 뜨거운 감동과
오빠향한 팬들의 따스한 사랑 흠뻑 느끼게 해주신 후기 감사합니다!
지오스님
2007-12-11 01:46:19
결국 호주공연후기는 생략하고 성남공연후기를 쓰셨군요 ㅎㅎ...
그날 일행이 있어서 얘기도 많이 못했네요.
영미님과 무정님도 먼 발치서만 실컷보고...
불사조
2007-12-11 04:55:58
L세대
2007-12-11 09:09:43
Anna
2007-12-14 01:05:02
우주꿀꿀푸름누리
2007-12-15 2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