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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국민 가수’ ‘국민 배우’ ‘국민 MC’…. 국민을 내세운 수식어들이 넘쳐난다. 과거에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일일이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문근영부터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여배우들은 한 둘이 아니다. 네티즌 사이에 계보가 존재할 정도다. ‘국민 여동생’에 이어 최근에는 ‘국민 걸그룹’(소녀시대), ‘국민 첫사랑’(배수지), ‘국민 남동생’(유승호) 그리고 ‘국민 아들’(윤후)까지 탄생했다.
‘국민’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 또는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이다. 이 단어가 대중문화계 유명인사와 결합하면서 ‘국민 가수’ ‘국민 배우’ 등의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인기 가수 또는 인기 배우와는 다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민 배우라고 하면 모든 사람들이 배우라고 인지할 정도의 위치여야 하는 것은 물론 특별한 자격이 기대된다. 그건 작품 성적이 좋거나 인기가 많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안성기를 가리켜 국민 배우라고 하지만 인기 배우라고 하지는 않는다. 문근영이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을 얻게 된 것은 인기와 더불어 선행에 있었다.
국민이라는 호칭이 언제 누구에 의해서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가수로 따지면 편의상 1950년대 현인, 1960년 이미자·패티킴, 1970년대 남진·나훈아, 1980년대 조용필 등으로 국민가수를 구분하지만 1950년대부터 ‘국민 가수’라는 용어가 있지는 않았다. 임기홍 방송작가는 “언론에서 조용필과 최불암에 대해 ‘국민 가수’ ‘국민 배우’라고 부르면서 ‘국민’ 호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며 “그 전에는 거의 듣지 못했다”고 기억했다.
조용필은 1968년에 데뷔해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의 명곡을 낳으며 음악인생 4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는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의 뒤를 이어 신승훈·김건모·조성모 등이 바통을 이어가다 아이돌 그룹의 등장으로 그 명맥이 사실상 끊어진 상태다. 최불암은 조용필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다. 그는 1970년대 ‘수사반장’ 1980년대 ‘전원일기’ 등에 출연하며 ‘국민 배우’로 불렸다.
‘국민’ 호칭이 배우·가수 등 직업군을 넘어서서 다양해진 건 ‘국민 여동생’의 탄생이 계기였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문근영은 영화 ‘어린신부’(2004), ‘댄서의 순정’(2005)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고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후 대중의 기호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국민’과 결합한 신조어가 늘었다. ‘국민 요정’ ‘국민 연하남’ ‘국민 걸그룹’ ‘국민 남편’ 등등 만들어 붙이는 대로 말이 됐다. ‘국민 여동생’을 가리키는 대상도 여럿으로 늘어났다. 그러면서 ‘국민’ 호칭이 남발됐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아무나 ‘국민’ 호칭을 가지지 못했고 ‘국민 배우’나 ‘국민 가수’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최근에는 조금만 인기를 얻어도 ‘국민~’으로 불린다. ‘국민’이라는 단어가 지닌 가치 때문인지 이를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민’ 호칭을 남용하면서 오히려 그 권위가 약화된 듯하다”고 말했다.
‘국민’ 호칭이 긍정적인 요소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국민’ 호칭에는 대중의 이상적인 인간상이 투영돼있다. 대중은 ‘국민’ 호칭이 붙여진 연예인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들이 ‘국민’ 호칭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 사태가 대표적이다. 아이유는 지난해 한 남자 아이돌 가수와 다정하게 찍은 사생활 사진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정덕현 평론가는 “대중이 규정하는 이미지와 캐릭터에 한 번 갇히면 그 틀을 벗기가 쉽지 않다.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족쇄가 돼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 또는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이다. 이 단어가 대중문화계 유명인사와 결합하면서 ‘국민 가수’ ‘국민 배우’ 등의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인기 가수 또는 인기 배우와는 다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민 배우라고 하면 모든 사람들이 배우라고 인지할 정도의 위치여야 하는 것은 물론 특별한 자격이 기대된다. 그건 작품 성적이 좋거나 인기가 많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안성기를 가리켜 국민 배우라고 하지만 인기 배우라고 하지는 않는다. 문근영이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을 얻게 된 것은 인기와 더불어 선행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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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은 1968년에 데뷔해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의 명곡을 낳으며 음악인생 4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는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의 뒤를 이어 신승훈·김건모·조성모 등이 바통을 이어가다 아이돌 그룹의 등장으로 그 명맥이 사실상 끊어진 상태다. 최불암은 조용필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다. 그는 1970년대 ‘수사반장’ 1980년대 ‘전원일기’ 등에 출연하며 ‘국민 배우’로 불렸다.
‘국민’ 호칭이 배우·가수 등 직업군을 넘어서서 다양해진 건 ‘국민 여동생’의 탄생이 계기였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문근영은 영화 ‘어린신부’(2004), ‘댄서의 순정’(2005)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고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후 대중의 기호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국민’과 결합한 신조어가 늘었다. ‘국민 요정’ ‘국민 연하남’ ‘국민 걸그룹’ ‘국민 남편’ 등등 만들어 붙이는 대로 말이 됐다. ‘국민 여동생’을 가리키는 대상도 여럿으로 늘어났다. 그러면서 ‘국민’ 호칭이 남발됐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아무나 ‘국민’ 호칭을 가지지 못했고 ‘국민 배우’나 ‘국민 가수’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최근에는 조금만 인기를 얻어도 ‘국민~’으로 불린다. ‘국민’이라는 단어가 지닌 가치 때문인지 이를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민’ 호칭을 남용하면서 오히려 그 권위가 약화된 듯하다”고 말했다.
‘국민’ 호칭이 긍정적인 요소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국민’ 호칭에는 대중의 이상적인 인간상이 투영돼있다. 대중은 ‘국민’ 호칭이 붙여진 연예인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들이 ‘국민’ 호칭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 사태가 대표적이다. 아이유는 지난해 한 남자 아이돌 가수와 다정하게 찍은 사생활 사진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정덕현 평론가는 “대중이 규정하는 이미지와 캐릭터에 한 번 갇히면 그 틀을 벗기가 쉽지 않다.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족쇄가 돼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3 댓글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3-20 19:32:21
필사랑♡김영미
2013-03-21 01:29:24
오우~ 필천국님의 글이 게사판 7777번째로 등록되었네요.^^
행운의 숫자 7일 무려 네~~개나....ㅎㅎ
꿈이좋아
2013-03-21 03: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