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님의 19집 발표로 기뻐하던 와중에 제가 가진 조용필님의 CD를 정리해보니

빠진 것도 많고, 그나마 있는 것들도 케이스가 깨져있다던지 케이스가 있으면 안에 알맹이(CD)가 없어요.

그날 큰 충격을 받고는 명색이 팬인데 '제대로 갖춰보자' 맘을 먹고 시작한 1집부터 18집까지 수집하기가

드디어 오늘, 10집과 16집이 제손에 들어오면서 끝이 났습니다. 거의 한달여의 시간이 걸리는군요.

지출도 처음 예상 금액보다 거의 두배? 세배정도 들구요.

일단 1집부터 8집까지는 구하기가 쉬웠습니다. 지구레코드 덕분에.

되도록 미개봉의 상태로 구하는데, 1집부터 8집까지는 가격도 적당하고 어느 음반사이트를 가도 눈에 띄더군요.

문제는 9집부터 18집까지 구하기가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인터넷상의 모든 음반사이트를 일일히 다 뒤지고 다녀도

보이지 않는 음반들이 많았습니다. 뭐가 보여야 사든지 말든지 할텐데,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나마 17집과 18집은 금방 찾았습니다만, 나머지 것들은 도통 보이지가 않아요.

겨우 찾고보면 이해할 수 없는 가격표가 붙어있고요, 몇년전만 하더라도 이 가격들이 아니였는데.. 몇번을 망설인

끝에 마우스 쥔 손을 바들바들 떨어가며 구입을 했습니다.

부산의 중고 음반가게들도 방문하고, 네이버의 중고나라도 가서 뒤적거렸습니다. 몇개 있더군요.

그런데 부르는게 값이더만요. 네고(가격 할인)는 이빨도 안들어가요.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조용필님의 음반들이

부르는게 값이 된 것인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게 다 우리 조용필님의 팬들이 가격을 올렸지.. 싶습니다. 

이 와중에 같은 음반이라도 귀한 것이 있더만요. 특히 15집..

'대영에이브이, 15집 초판 디지팩'이라고 종이 케이스로 된 가로로 긴 것이 눈에 띄더군요. 가격을 보니, 헉- 합니다.

그나마 팔리고 없어요. 또, 같은 15집 CD케이스로 된 것임에도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는게 있어요.  

자세히 보니 제작사가 틀립니다. '대영에이브이'가 있고 '웅진뮤직'이 있습니다. 당연히 '대영에이브이'가 비쌉니다.

결국, 초판 디지팩인가 하는 것은 구하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눈에 띄는 것은 싹쓸이 했습니다. 졸지에 15집만 5장. 

14집도 겨우 하나 찾았습니다. 물론 CD값으로는 엄청난 가격이구요, 초판 디지팩이더군요. 중고임에도 울면서 구입.

뜻밖에 10집과 16집이 구하기가 힘들었는데, 수집을 시작한지 한달여만에 지난주 금요일에 발견하고는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수집을 하면서..  

음반사이트에서 '조용필'을 검색하다보면 이상한 LP 하나가 눈에 자꾸 뜨입니다. '품절'이라는 명찰과 함께. 

쪼매난 알라가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고, 팻말이 모래에 박혀있는 그림으로 된 '해운대 조용필 콘서트 픽쳐 LP'..

몇몇 팬들에게 물어보고 검색을 해보니, 음반 수집가들 사이에서 구하고 싶어도 구할수 없는 음반이더군요.

가격 또한 굉장하구요. 설사 내눈에 뜨인다 하더라도 구입을 망설일만큼의 가격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두둥..

네이버 중고나라에서 습관적으로 '조용필'을 검색했더니, 몇십분 전에 어느 분이 올린 글 하나가 눈에 팍- 들어옵니다.

'조용필 해운대 픽쳐 LP..' 떨리는 맘으로 클릭하고 연락처를 보자마자 바로 문자 보냈습니다. '제가 살께요..'

가격도 이 음반의 시세를 잘 모르는지 조금 낮게 책정을 해놓았습니다. 그것도 '러브인러브' 비매음반까지 포함해서.

통화 끝에 그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입금을 하고, 손 비비면서 기다린 며칠 후 오늘, 도착했습니다. 감격스럽습니다.

이제.. 당분간은 조용필님 음반 수집을 쉴 생각입니다.

이번에 지출이 너무 컸습니다. 19집 음반들도 종류별로 구입했고, 게다가 콘서트도 서울, 진주, 대구까지 이미 예매를..

작년 한해 조용필님의 공연이 없었던 탓에 통장이 쪼큼 무겁더니, 19집 발표후 오늘까지 탈탈 털리고 있네요.

그런데 왜 이리 즐겁죠? (^------^) 씨익- 조용필 만세!

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