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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조엘, 조용필의 80년대 아날로그 감성이 함께하는 삼겹살집[뉴스토마토]

작은거인(서울), 2013-07-31 19: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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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조엘, 조용필의 80년대 아날로그 감성이 함께하는 삼겹살집

입력 : 2013.07.31 09:00

[스토리텔링이 있는 맛집 2]
빌리 조엘의 어니스티를 들으면서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육전식당>

점심 식사를 일찍 한 탓인지 오후 4시도 안 되었는데 출출했다. 업무 차 사무실에서 강북으로 향했다. 약속시간 전에 식사를 할 목적으로 서울풍물시장 입구에서 내려 걸어서 ‘육전식당(肉典食堂)’에 도착했다. 육전이라는 뜻은 신라시대 궁중의 요리를 맡은 곳으로 언급되지만 나는 육전대가 더 떠오른다. 일본, 중국에서는 해병대를 '육전대‘라고 한다. 점포 입구에 소형전축이 놓였다. 빌리 조엘과 조용필 등의 LP판이 보였다. 강북답게 아날로그적 정서가 살아 숨 쉰다. 이 식당 주인장 자제가 음악을 한다고 들었다. 감성 대박이다.

학사 주점과 신설동의 추억

80년대 초중반 대학 시절 필자는 인천 부개동에서 통학을 했다. 육전식당 인근 신설동역에서 내려 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다녔다. 버스 안에서 가방을 받아주던 가정교육학과 여학생의 웃는 얼굴이 생각난다. 지금도 이름을 기억한다. 특별히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나 흘렀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 신설동은 여전히 낯설지 않다.

삼겹살
삼겹살
육전식당은 새로 오픈한 점포여서 전반적으로 청결하다. 주방도 오픈 주방이다. 숯불을 올리니 화력이 제법 강했다. 삼겹살 3인분(1인분 150g 9000원)을 주문했다. 요즘 대세인 두툼한 삼겹살 숙성육이 나왔다. 대체로 찬류가 뛰어나다. 3년 묵은 갓김치, 돼지고기와 궁합이 맞는 파김치, 오이장아찌, 방풍나물장아찌, 샐러드 등 전반적으로 돼지고기와 잘 맞았다. 특히 갓김치가 쌉싸래하니 별미였다. 역시 요즘 트렌드인 갈치속젓도 있었다. 쿰쿰한 맛이 없어 좋지만 다소 짜다. 소금은 해초 소금이다. 미역과 다시마 등을 섞어서 만든 소금이라고 한다. 찬이 맛깔스러워 경쟁력이 있다.

주 메뉴인 삼겹삽은 육즙이 살아 있고 숙성육이어서 맛이 풍부했다. 요즘 목살이 대세라고 하지만 필자는 삼겹살이 더 좋다.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가 많이 함유된 갈치속젓에 찍어 먹으면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을 잡아준다. 지난 주 인천의 <가연생고기>에서 먹을 때는 아예 소금을 내놓지 않았다. 속젓에만 찍어 먹으라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학교 다니던 80년대에 삼겹살을 먹는 일은 거의 연례행사 수준이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잘 이해 못하겠지만 삼겹살에 소주는 언감생심이었다. 학사주점에서 여러 명이 찌개를 딱 하나 주문하고 물을 계속 부어서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셨다. 그것도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다.

된장찌개와 찬류
된장찌개와 찬류
한국인 입맛의 고전, 된장찌개-소고기 조합

서비스 된장찌개가 나왔다. 콩 된장을 사용했고 소고기 베이스에 매콤하니 고깃집 된장으로는 전혀 손색이 없다. 주인장이 된장찌개 소고기가 암소한우라고 여러 번 강조한다. 고깃집 된장찌개의 딱 표준 모델이다. 3000원이지만 당분간 서비스 품목이라고. 나는 무조건 리필을 했다. 다른 기사에서 ‘된장예찬’을 썼던 당사자 아닌가. 주인장이 조미료도 안 넣었다고 자랑을 한다. 나는 넣어도 괜찮은데. 나는 된장 식재료는 소고기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김찬별의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의 된장찌개 편을 보면 20세기 초반에는 대체로 된장찌개에 소고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1920년대 발간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여러 종류의 찌개 조리법을 기록했다. 그런데 어느 찌개를 막론하고 식재료로 소고기가 언급되고 있다. 그 당시 심지어 해물찌개도 소고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미식가인 고 신태범 박사(1912~2001)가 저술한 「우리맛 탐험」(1997)에도 우리의 기본 밑맛은 소고기라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한국 근대 식문화에 상당히 해박한 분으로 인천에서 성장했다. 해장국의 시초가 인천이라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그런 의미에서 유명한 양평동 <또순이네> 된장찌개나 산불등심, 그리고 요즘 핫 이슈인 <오목집> 된장전골에 소고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마지막으로 가마솥밥이 나왔다. 우선 갈치속젓에 쓱쓱 비벼서 먹었다. 나머지 밥도 된장에 비벼서 먹었다. 건강을 생각해서 고기에 탄수화물은 피해야 하는데…

식당 외관 및 빌리조엘
식당 외관 및 빌리조엘
정직이란 단어는 정말로 외로운 단어랍니다

고기를 구워 먹는 도중에 빌리 조엘의 피아노 맨(Piano Man), 더 스트레인저(The Stranger), 어니스티(Honesty), 마이 라이프(My Life)가 계속 흘러나왔다. 디지털 음악에서는 못 느끼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흘렀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니스티다. 어니스티의 가사 중 귀에 쏙 들어오는 대목은 “Honesty is such a lonely word” 음유시인 ‘빌리 조엘’다운 가사다. 그 빌리 조엘도 이마가 벗겨졌고 한국 나이로 예순 다섯이다. 신설동 작은 식당에서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먹으면서 듣는 LP판, 단 한 시간이었지만 마냥 행복했다.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
업주 아드님에게 다음에 올 때는 에디트 피아프의 LP판을 비치해달고 부탁했다. 무리한 요청이다. 우리 사무실 20~30대 젊은 직원들은 아무도 에디트 피아프를 모른다. 그래도 명색이 잡지사 직원인데 말이다. 세대와 감성의 차이다. 며칠 전 텝으로 본 영화 ‘라비앙로즈’가 아직도 잔영으로 남아 있다.
<육전식당>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104-3 (02)2253-6373

글·사진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blog.naver.com/tabula)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댓글

작은거인(서울)

2013-07-31 19:34:53

필사랑♡김영미

2013-07-31 19:58:17

아침부터 삼겹살이 참 맛있게 보임...ㅠ.ㅠ

오빠 노래 나오면 밥이고 뭐고...일단 노래부터 따라부르고 보는데....ㅎㅎ

작은거인(서울)

2013-07-31 20: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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