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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서태지 팬사이트 "태지매니아(www.taijimania.org)" 매체비평클럽
회원들입니다.
저희 매체비평클럽은 서태지 관련 언론보도비평과 서태지 문화현상을 공부하고 있고,
현재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대중음악개혁을 위한 연대모임(대개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GQ 5월호에 이은미씨께서 "당신도 가수인가?"라는 제목으로 쓰신 글을 읽고 저희 회원들이 느낀 바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 의견을 올립니다.
이 글에서 이은미 씨는 진지하고 실험적인 음악가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가요계의 문제점을 지적하셨습니다. 또한 이 책임은 상업 논리만을 쫓는 제작사와 방송국, 대중의 기호를 맞추느라 본업인 음악은 뒷전이 된 가수들, 비판할 줄 모르는 대중에게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은미씨의 거침없는 무대매너만큼이나 애정을 기반한 직언에 후련함을 느끼며,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제자리에 서기를 바라는 저희 태지매니아 매체비평클럽은 한 가수의 팬으로서, 그리고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대중으로서 이은미씨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은미씨의 글 중 S로 표현하신 서태지씨와 대중에 관한 부분에서 사실이 아닌 몇가지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어쩌면 사소하게 치부될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중들에게 소신있고 실력있는 음악인의 한 명으로 잘 알려진 이은미씨의 글이기에 독자들과 불특정다수들이 갖게 될 서태지씨에 대한 오해가 자칫 사실로 굳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첫째, 이은미씨께서 현 기획사 중심의 왜곡된 가요계 시스템의 근원은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비롯된 것이라 지적하신 점. 그리고 둘째, 서태지씨가 이번 컴백 후 보인 활동은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영리를 추구하는 마케터적인 측면이 강했다는 불만. 이 두가지는 대부분 서태지씨를 폄하하기에 급급한 언론의 보도만을 근거로 했기에 비단 이은미씨뿐이 아닌 많은 독자와 이은미씨의 팬들에게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아울러, 이은미씨 글 전반에 흐르는 "대중은 미친개이며 럭비공처럼 예측불허"라는 불신에 대해 저희들이 벌이고 있는 활동을 소개하고 대중의 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이은미씨께서는 현 가요계의 문제를 댄스그룹의 시초인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음악 판이 지금처럼 댄스그룹 일색이 된 데에는 전적으로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이후 등장한 메이저 기획사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현 가요계의 문제점은 거대기획사, 방송사, 일반 대중의 공동작품이지 어느 한 가수의 책임일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성공을 벤치마크한 기획사들은 계획적인 모방으로 아류들을 양산했을 뿐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요계를 위해 노력했던 진지하고 실험적인 음악정신은 무시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지금의 댄스가수들처럼 음악을 통해서 이윤을 내려고 했던 가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한 때 방송국의 출연정지처분을 받으면서까지 오락프로그램에서 소비되지 않으려 노력했었고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새 앨범을 낼 때마다 긴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대중가요 발전의 걸림돌이었던 사전심의제에 저항하고, 의미없는 방송국의 연말 시상식을 보이콧하던 고집있는 가수였습니다.
다음은 "서태지는 가수가 아니라 마케터처럼 보인다."는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이은미씨는 서태지씨의 컴백 이후 활동에 대해 많은 곡해를 하신듯 합니다. 이것은 비단 이은미씨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서태지씨의 컴백 이후 언론은 꾸준히 서태지씨의 활동에 왜곡된 시각의 기사를 냈었고 이에 가장 상처를 받아왔던 것이 바로 서태지씨와 그를 사랑하는 팬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가 컴백스페셜 공연 때의 부분 립싱크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가 서태지씨가 벌어들인 광고출연료에 대한 삐딱한 시선입니다.
컴백스페셜 공연은 귀국 열흘만에 처음으로 갖는 무대였고, 이는 라이브콘서트 무대가 아닌 방송무대였습니다. 더구나 이후 함께 활동했던 서태지 밴드는 귀국 약 한달 전부터 연습에 들어갔으며 베이시스트의 경우 한국에 와서야 밴드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열흘만에 밴드와의 완벽한 호흡이란 불가능한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하드코어의 사운드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공연장도 없을 뿐더러 이은미씨께서도 아시다시피 댄스음악에 길들여진 방송국의 음향시스템으로는 라이브 공연을 생생하게 안방에 전달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낯선 장르의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여 언론에 의해 부풀려진 대중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보다는 안정된 사운드를 들려주고자 했던 고육지책에서 20% 부분 립싱크를 취했다고 9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결코 돈 몇 억원을 아끼기 위해 음향 핑계를 대면서 립싱크를 한 것이 아닙니다.
흔히들 서태지씨에게 십억대의 CF 출연료를 받고, 신비주의적인 활동을 하며 언론을 교묘히 잘 이용한다고 합니다. 그것은 현재 가요계를 왜곡시키는 또 하나의 주체- 언론이 결코 녹녹하지 않은 뮤지션 서태지에게 부리는 폄하일 뿐입니다. 서태지씨는 누구보다도 라이브 공연의 중요성을 잘 알고 그 노하우를 위해 노력하는 가수입니다. 서태지씨는 컴백쇼를 제외한 모든 공연에서 밴드들과 함께 100% 라이브로 무대에 섰습니다. 또한 6집 활동기간 중 전문적인 음향설비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방송국 무대에서는 제대로 된 라이브를 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매회 1 억여원을 사비를 들여 총 여섯 차례의 사전 녹화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활동에도 그는 자신이 CF출연으로 벌어들인 돈의 몇 배를 투자하여 최고의 음질로 한 달간의 장기간 공연을 마쳤습니다. 다음은 1월 28일 동아닷컴의 기사 중 일부입니다.
서태지가 2월3일 오후 6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마련하는 앵콜 공연에 국내 공연 사상 최대 규모인 15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 이어진 "태지의 화" 공연에 24억여원을 들여 화려한 무대를 연출했던 서태지는 이번 굿바이 무대에서 여느 무대보다 2~3억원을 추가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보여줄 작정이다. 양군 기획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 머물 당시 외국 뮤지션들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무대, 조명, 음향 등을 면밀히 체크한 서태지가 전국투어에 그것을 반영했다" 며 "이번 앵콜 공연 역시 관객들이 핌프록 사운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거짓이 아님은 그간 서태지씨의 11회 라이브콘서트에 참여했던 6만여 명의 관객이 입증합니다. 지방공연의 어려움과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연을 치룬 서태지씨의 노력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은미씨의 글을 읽으면서 또 한번 언론의 왜곡된 보도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서태지를 영웅으로 신화로 만들기도 하고, 립싱크니, 신비주의니, 정치성이 거세되었느니 하면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이은미씨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왜곡된 기사를 사실인 양 받아들입니다. 혹여 이은미씨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서태지나 그의 팬들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면 먼저 그것이 언론의 "서태지 길들이기"식 왜곡보도에 근거한 것은 아닌지 먼저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은미씨께서 "대중은 믿지 못할 존재다"라고 하셨으니 이제 언론 보도에 가려진 대중들의 대중음악 사랑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서태지씨의 이러한 노력은 그의 팬들에게 우리나라 언더그룹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대중음악판의 모순을 깊이 인식하게 되어 그의 6집 활동이 끝난 지금은 "대중음악 개혁을 위한 연대모임" 에 참가하여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대중음악 개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만약 이은미씨의 글에서처럼 서태지씨가 영악한 마케터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의 팬들이 대중음악판의 왜곡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힘들게 움직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대중음악의 진정한 발전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저희는 그 가능성을 바로 저희들-대중에게서 찾고 싶습니다. 대중은 이은미씨의 말처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일순 우매해 보이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중음악을 즐기는 팬의 입장에서, 음악을 오락이 아닌 삶의 표현으로 진지하게 듣고자 하는 3만여 대중들이 이미 대중음악 개혁을 위한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 운동에 서명을 했습니다. 3만여 명이 적다면 그것은 서명운동을 한 저희들-가수 조용필, 이승환, 서태지 팬들의 활동이 미약해 많은 분들이 모르시기 때문이지 결코 지금의 가요판을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이려고만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저희는 오히려 이은미씨처럼 가요계를 사랑하시는 분이 저희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주시고 함께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가요판은 분명 창조자와 수용자 모두를 철저히 소외시킨 채 상업성만을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거부할 사람들은 바로 한국의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음악팬들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음악 창조자의 입장에서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창조자와 소비자가 서로에게 힘을 실어 준다면 더딘 걸음일지라도 가요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은미씨처럼 가요계를 오랫동안 진지함으로 이끌어오신 가수들이 있기에 저희들의 발걸음에 힘이 실립니다.
(저희들의 활동은 태지매니아 http://www.taijimania.org, 문화연대 http://www.cncr.or.kr 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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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서 퍼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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