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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님에 대하여..

천랸무정, 2001-08-15 10: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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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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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죄송합니다. 필님 게시판에서 자꾸 다른 분을 언급해서.. 그러나, 여러분께
이분을 소개시켜 주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려 어쩔 수가 없습니다. ^^;;..
용서와 이해를..

#########


우리 시대 참소리꾼


"아름답고 좋은 음악은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하데유.  
저 또한 남은 인생 열심히 소리치며 살랍니다."
  
  
"살다가 생각나는 게 있으면 노래로 엮고 그걸 흥얼거릴 뿐인디…, 소리꾼이라 불러주면 지는 고맙고 송구스럽지유."

마흔 여섯 늦깎이로 데뷔한 이 시대의 소리꾼 장사익(52). 그의 '흥얼거림'에는 마음속 깊은 심연에서 울려나는 삶의 무게가 절절이 배여 있다. 흥얼거림에서 출발하여, 국악과 재즈, 가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표효하듯, 때로는 속삭이듯 그렇게 우리네 가슴속에 응어리진 삶의 희로애락을 훌훌 풀어낸다. 장르의 틀에서 벗어난 즉흥성, 살아있는 노래, 지극히 인간적인  그의 노래를 듣노라면 '노래가 이처럼 넓고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깊은 감명에 사로잡힌다.

"방 한구석에서 흥얼거렸던 제 소리는 이렇게 차츰차츰 세상을 향해 흘러갔지유. 마치 강물이 바다로 흐르듯."

그랬다. 그의 명성-그는 자신의 명성을 곤혹스러워 한다-은 일부러 만든 것도, 어느 날 갑자기 얻은 것도 아니다. 방 한구석에서 흥얼거렸던 그의 소리는 파문처럼 잔잔히, 그러나 거대한 울림으로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귀곡성을 떠올릴만한 용맹한 보컬과 정중동의 미학이 느껴지는 임동창의 피아노 선율이 어우러진 1집 <하늘가는 길>(1994년)이 발매되기 2년 전만 해도 그가 지금 누리고 있는 곤혹스러운(?) 명성을 얻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저 소리가 좋아서 소리를 했을 뿐.

직장인이었던 그가 '소리'를 알게 된 것은 70년대 말. 장고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그는 어릴 적부터 고향마을(충청남도 홍성군 광천)의 '새납(태평소)' 소리를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소리'에 대한 짝사랑을 키워오던 그가 국악에 본격적으로 몸담을 수 있었던 것은 80년대 초 '한소리회'가 주최한 국악강습회에서부터였다. 그곳에서 장사익은 명인 원장현에게 대금과 새납을, 강영근에게 피리를 배웠으며, 94년 전주 대사습에 나가서는 '금산 농악'에서 새납을 연주해 장원을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마음이 들떠 직장 생활을 제대로 해낼 수 없었다. 92년 말에는 가정생활도 직장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새납에만 몰입했다. 거의 백수로 생활하면서 소리에 미친 세월은 그에게 고달픔과 빈곤,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소리'의 참맛을 익히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그는 그만둘 수 없었다.

"이건 아닌디. 내가 태어난 진짜 이유가 있을텐디…. 딱 3년만 하고싶은 걸 하자."

93년, 이런 결심으로 시작한 소리는 이제 그의 인생이 되었다.  

"이제야 진짜 길을 찾았지유. 그래서 정말 행복해유."

그의 노래는 공연장에서 들을 때 비로소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음과 음 사이를 떠다니는 풍부한 표현, 즉흥적으로 우러나는 감동. 그래서 그의 공연장은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그가 부른 노래 중 SBS {임꺽정}의 주제가였던 <티끌같은 세상, 이슬같은 인생>은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곡. 기타 연주자 김광석과 함께, 김추자가 불렀던 <님은 먼 곳에>와 패티 김의 <빛과 그림자>, 박인수의 <봄비>를 즉흥적으로 녹음해 내기도 했고, 시골의 평범한 아이와 엄마의 일상이 담겨 있는 노랫말에 동해안 무속음악의 장단을 붙인 <삼식이>, 정호승 시인의 시에 중모리장단과 경기도 지역의 무속 장단인 '푸살'을 붙인 곡 <허허바다>, 진양조 도입가락을 노래로 읊은 <국밥집에서>, 그의 인생 내력이 담긴 <찔레꽃>, 충남 홍성군 광천지방에서 부리는 상여소리를 재해석한 <하늘 가는 길> 등 첫 앨범의 첫머리에 놓인 <찔레꽃>에서 다섯 번째 트랙 <꿈>에 이르기까지 그는 역마살 낀 음유시인의 모습으로 시대와 장르와 문화권의 벽과 경계를 무시하며 좌충우돌의 미의식을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그냥 음률과 호흡을 따라 강약을 주고 시를 읊는 거지유. 좀 허전하면 피아노 반주도 들어가고 국악기도 들어가고…. 그랬더니 재즈라고도 하고 대중음악이라고도 하데유. 지는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인디…."

그의 나이 이제 쉰을 넘겼다. 그러나 그의 노래는, 그 노래의 영혼은 어떤 젊은이 보다 젊다. 마이크의 도움도 없이 드넓은 무대를 쩌렁쩌렁 울리는 뱃심과 지천명을 넘긴 나잇값을 하듯 세상살이의 신산한 맛을 고스란히 전하는 진솔한 목소리, 불러서 혹은 들어서 행복하고 감동할 수 있는 음악이 되기를 바라며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을 가진 장사익.

"백 사람 가운데 아흔여덟의 삶은 고달프죠. 내 노래가 그들의 외로움과 고통을 신나게 풀어주었으면 합니다. 그런 게 바로 생산적인 슬픔이거든요…. 늦었지만, 원없이 소리치며 살고 싶네유. 아름답고 좋은 음악은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하데유. 저 또한 남은 인생 열심히 소리치며 살랍니다."

새로운 천년을 맞았지만 IMF 뒤끝이어설까 여전히 사람들의 표정에는 고달픔이 짙게 묻어 있다. 삶이 괴롭고 고달플 때, 우리 시대의 소리꾼 장사익, 그가 시원스레 내지르는 소리에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고달픔을 잠시 내맡겨 보는 것은 어떨까. 한바탕 어깨춤을 추어보는 것은 또 어떨까.

"요즘 어깨 처진 사람들이 저 보면서 희망을 찾았으면 해유. 살아 있음에 몸도 맘도 힘겨웁지만 꿈이 있어 살고 있고 또 먼길을 갈 용기도 생기니까요." -<열린시대> 2000년 3/4월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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