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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지 여러분.
지금부터 제가 충격적인 소식 하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어제 자주 가는 회현지하상가(중고음반가게 밀집지역)에 갔었더랬습니다. 단골 가게에서 몇 장의 음반을 사고, 다른 가게도 차례로 하나씩 훑어(?) 갔습니다. 그런데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어떤 가게 유리 진열장에 필님의 음반이 하나 걸려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보통 그쪽 음반가게들이 앞에 걸어놓는 음반은 최저가 10만원을 넘는 음반(물론 LP구요)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놀랐던 건 단순히 필님의 음반이 아닌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동지 여러분 대부분이 그러하시겠지만, 우리는 웬만해선 필님의 음반 모두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까?)
근데 그 음반은 보유를 떠나서, 정말 태어나서 첨 보는 판이었습니다.(예전에 저도 청계천 중고음반점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가격이 좀 나간다는 필님의 음반은 모두 구경, 청취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그 가게 앞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죠. 한 40분 지났을까? 가게 주인인 듯한 여자분이 오시더군요.(참고로 장사를 너무 친절하게 하는, 흔히 중고음반가게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분이었습니다.)
첫 손님이었는데도 염치불구하고 그 분께 걸려있는 음반을 구경좀 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그러라고 하시더군요. 꺼내서 보니 김 새게 빈 쟈켓만 걸어놓은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단순한 전시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음반은 따로 안에 모셔놨다고 하더군요.
전 맨 처음엔 자켓에 제작년도가 나와있지 않아서 다른 여타 음반들 처럼 희소성은 있되, 단순한 짜집기식 음반인 줄 알았습니다. 혹시 음반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가 사장님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조용필씨 음반이니까 뭐 얼마 되겠냐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 예감은 아니었습니다. 왜 냐구요? 거기에 실려있는 님이여와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사가 지금과는 다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쟈켓 뒤에는 필님의 싸인(거의 확실함)이 있었습니다. 근데 싸인을 해준 날짜가 72년 8월로 되있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사장님과 통화를 하던 그 여자분은 갑자기 엷은 미소를 지어보이더군요. "한 장이라는데요... 이 음반은 조용필씨 자신도 갖고 있지 못한 음반이랍니다"
"한 장이라면 10만원요?" 되먹지 않은 우문을 해보았죠.
"아뇨, 1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요." 하는 거였습니다. 근데 이상한건 100만원이라고 하는데도 그 음반이 하나도 비싸게 느껴지지가 않더라는 겁니다. 예전에 김정미, 장현과 더맨(신중현 사단)등등.. 희귀한 음반이 엄청난 고가에 팔려나가고 또 그걸 사가는 사람들을 단순히 수집욕과 허영심에 불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그래서 그 사장이 출근할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사지는 못하지만 떼를 써서라도 한번 들어보기나 해야겠다는 맘이었죠. 약 2시간후 사장님이 오셨고, 의외로(보통 다른 음반가게에선 고가의 옛날 가요판은 잘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닳는다고...) 저보고 들려주시겠다고 하는 겁니다.
제가 들었던 건, 돌아와요 부산항에 와 님이여 였습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곡과는 정말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현재의 곡보다는 악기가 많이 부각되었고, 좀더 blues적인 요소가 많이 묻어나는 곡들이었습니다. 단지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그 매장에 갖춰져있는 오디오가 그야말로 허접한 거라서 한 번 밖에 들을 수 없었던 곡을 가슴깊이 새겨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는 그 음반에 대한 전체적인 스케치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자켓은 약간 진한 하늘색 바탕에 필님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측면에서 찍었습니다. 물론 옷은 그 당시 패션 아시죠? 그 당시에는 똥배가 하나도 부끄럽거나 감추어야 될 존재가 아니었다는 듯이 아랫배의 돌출이 많이 부각되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바지는 검은색이었구요, 양말도 검은색, 글고 밤색 남방, 중요한건 그 당시에 필님이 고생했다는 건 말짱 그진말 입니다. 왜냐구요? 얼굴이 정말 통통했습니다.(참고로, 가게에 있던 여자분이 너무 귀엽다고 하더군요. 72년이면 23살 입니다. 한창때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 뒷면에는, 보통 옛날 음반이 그렇듯이(필님 옛날 판도 그런게 있었죠? 아마...)조그만 둥근 원속에 얼굴이 나와있는 거 말입니다. 거기에 나와 있는 얼굴은 필님이 아니라 작사가 김미성(여자)이라는 분의 얼굴이 실려있습니다.
각설하고 그 음반의 타이틀은: <여학생을 위한 조용필 스테레오 힛트 앨범 제1집> (조용필 작.편곡집)이라고 씌여져 있구요, 수록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Side 1 : 꿈을꾸리(김미성 작사), 내 마음속의 그림자, 님이여, 옛일, 그때 그 사람(Once there was a love)
Side2 : 일하지 않으면 사랑도 않을래(김미성 작사), 돌아와요 부산항에, 사랑의 자장가(김미성 작사), 작은 집(Over & Over)<김미성 작사>, 세월은 가도(박인환 사/이진섭 곡)
제작: 아세아 레코오드 사(72.2.25)
제가 너무나 흥분도 했고, 시간도 여의치 않아서 무슨 말인지 모르고 막 썼습니다. 읽으시는 동지 여러분께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100만원 짜리 음반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참고로, 읽으신 동지 여러분 중 부모님이나 본인께서 건물임대업을 하신다거나 보유하고 계신 부동산이 많으신 분들 중, 이 음반을 구입해서 가난한 동지들에게 복사해 배포함으로써 홍익인간의 정신을 실천하실 분은 안 계신지요. 추방하자 불법음반!!^^
참, 필님이 이 사실을 아신다면 기뻐하시지 않을까요? 정말 본인이 이 음반을 안 가지고 계시다면 무척이나 갖고 싶을텐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음반이 용필님의 목소리가 음반에 담겨진 첫번째 임을 확신합니다.
그럼 20000...
지금부터 제가 충격적인 소식 하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어제 자주 가는 회현지하상가(중고음반가게 밀집지역)에 갔었더랬습니다. 단골 가게에서 몇 장의 음반을 사고, 다른 가게도 차례로 하나씩 훑어(?) 갔습니다. 그런데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어떤 가게 유리 진열장에 필님의 음반이 하나 걸려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보통 그쪽 음반가게들이 앞에 걸어놓는 음반은 최저가 10만원을 넘는 음반(물론 LP구요)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놀랐던 건 단순히 필님의 음반이 아닌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동지 여러분 대부분이 그러하시겠지만, 우리는 웬만해선 필님의 음반 모두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까?)
근데 그 음반은 보유를 떠나서, 정말 태어나서 첨 보는 판이었습니다.(예전에 저도 청계천 중고음반점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가격이 좀 나간다는 필님의 음반은 모두 구경, 청취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그 가게 앞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죠. 한 40분 지났을까? 가게 주인인 듯한 여자분이 오시더군요.(참고로 장사를 너무 친절하게 하는, 흔히 중고음반가게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분이었습니다.)
첫 손님이었는데도 염치불구하고 그 분께 걸려있는 음반을 구경좀 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그러라고 하시더군요. 꺼내서 보니 김 새게 빈 쟈켓만 걸어놓은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단순한 전시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음반은 따로 안에 모셔놨다고 하더군요.
전 맨 처음엔 자켓에 제작년도가 나와있지 않아서 다른 여타 음반들 처럼 희소성은 있되, 단순한 짜집기식 음반인 줄 알았습니다. 혹시 음반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가 사장님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조용필씨 음반이니까 뭐 얼마 되겠냐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 예감은 아니었습니다. 왜 냐구요? 거기에 실려있는 님이여와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사가 지금과는 다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쟈켓 뒤에는 필님의 싸인(거의 확실함)이 있었습니다. 근데 싸인을 해준 날짜가 72년 8월로 되있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사장님과 통화를 하던 그 여자분은 갑자기 엷은 미소를 지어보이더군요. "한 장이라는데요... 이 음반은 조용필씨 자신도 갖고 있지 못한 음반이랍니다"
"한 장이라면 10만원요?" 되먹지 않은 우문을 해보았죠.
"아뇨, 1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요." 하는 거였습니다. 근데 이상한건 100만원이라고 하는데도 그 음반이 하나도 비싸게 느껴지지가 않더라는 겁니다. 예전에 김정미, 장현과 더맨(신중현 사단)등등.. 희귀한 음반이 엄청난 고가에 팔려나가고 또 그걸 사가는 사람들을 단순히 수집욕과 허영심에 불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그래서 그 사장이 출근할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사지는 못하지만 떼를 써서라도 한번 들어보기나 해야겠다는 맘이었죠. 약 2시간후 사장님이 오셨고, 의외로(보통 다른 음반가게에선 고가의 옛날 가요판은 잘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닳는다고...) 저보고 들려주시겠다고 하는 겁니다.
제가 들었던 건, 돌아와요 부산항에 와 님이여 였습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곡과는 정말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현재의 곡보다는 악기가 많이 부각되었고, 좀더 blues적인 요소가 많이 묻어나는 곡들이었습니다. 단지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그 매장에 갖춰져있는 오디오가 그야말로 허접한 거라서 한 번 밖에 들을 수 없었던 곡을 가슴깊이 새겨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는 그 음반에 대한 전체적인 스케치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자켓은 약간 진한 하늘색 바탕에 필님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측면에서 찍었습니다. 물론 옷은 그 당시 패션 아시죠? 그 당시에는 똥배가 하나도 부끄럽거나 감추어야 될 존재가 아니었다는 듯이 아랫배의 돌출이 많이 부각되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바지는 검은색이었구요, 양말도 검은색, 글고 밤색 남방, 중요한건 그 당시에 필님이 고생했다는 건 말짱 그진말 입니다. 왜냐구요? 얼굴이 정말 통통했습니다.(참고로, 가게에 있던 여자분이 너무 귀엽다고 하더군요. 72년이면 23살 입니다. 한창때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 뒷면에는, 보통 옛날 음반이 그렇듯이(필님 옛날 판도 그런게 있었죠? 아마...)조그만 둥근 원속에 얼굴이 나와있는 거 말입니다. 거기에 나와 있는 얼굴은 필님이 아니라 작사가 김미성(여자)이라는 분의 얼굴이 실려있습니다.
각설하고 그 음반의 타이틀은: <여학생을 위한 조용필 스테레오 힛트 앨범 제1집> (조용필 작.편곡집)이라고 씌여져 있구요, 수록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Side 1 : 꿈을꾸리(김미성 작사), 내 마음속의 그림자, 님이여, 옛일, 그때 그 사람(Once there was a love)
Side2 : 일하지 않으면 사랑도 않을래(김미성 작사), 돌아와요 부산항에, 사랑의 자장가(김미성 작사), 작은 집(Over & Over)<김미성 작사>, 세월은 가도(박인환 사/이진섭 곡)
제작: 아세아 레코오드 사(72.2.25)
제가 너무나 흥분도 했고, 시간도 여의치 않아서 무슨 말인지 모르고 막 썼습니다. 읽으시는 동지 여러분께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100만원 짜리 음반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참고로, 읽으신 동지 여러분 중 부모님이나 본인께서 건물임대업을 하신다거나 보유하고 계신 부동산이 많으신 분들 중, 이 음반을 구입해서 가난한 동지들에게 복사해 배포함으로써 홍익인간의 정신을 실천하실 분은 안 계신지요. 추방하자 불법음반!!^^
참, 필님이 이 사실을 아신다면 기뻐하시지 않을까요? 정말 본인이 이 음반을 안 가지고 계시다면 무척이나 갖고 싶을텐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음반이 용필님의 목소리가 음반에 담겨진 첫번째 임을 확신합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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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닷컴 > 아지트 > 팬클럽 > 연예인 > 조용필'그대를 사랑해'1 |
2002-01-26 | 824 |
4 댓글
이호수
2002-01-27 06:01:14
설윤용
2002-01-27 06:09:15
그림자
2002-01-27 08:30:58
소기춘
2002-01-27 08:5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