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7

<잡담> 봄날, 낮술 한잔 허고..

천랸무정, 2002-03-10 07:42:27

조회 수
895
추천 수
8
  

   술 마셨다.
   부어라, 마셔라 죽을 둥 살둥 그렇게 무식하게 마신 건
   아니고, 갈매기살 구워 식사를 하는데 반주 겸 해서 소
   주 딱 두잔만 마셨다.

   오랜만의 술이라서 그런가, 얼굴이 발그레 붉어진다.
   기분은, 봄날 피어 오르는 아지랭이 마냥 살살 내 맘을  
   간지르고, 머릿속은 더 없이 맑다.

   술, 딱 끊을 것이 아니고 한번씩은 기분전환할 겸 해서
   두잔 정도쯤은 마셔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 이상은
   취중에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는, 내 자신이 두려웁기에..
  
   ...

   이런 업된 기분에 봄햇살 맞으며 걷자니, 님 생각 절로
   난다. 에헤야..

   ...

   어제, 비디오 '봄날은 간다'를 드디어 봤다.
   그 유명한 대사 "어떻해 사랑이 변하니..."  라는 대사가  
   왜 그렇게 인구에 회자되는 지도 확인하였고.

   영화가 막바지에 이를 즈음에, 유지태가 할머니 어깨에
   기대어, 서럽게 우는 장면에 덩달아 같이 울기도 하고.

   ...

   사랑이 어떻해 변하니..
   어떻해 사랑이 변하니..

   이에 관한 어줍잖은 내 견해를 밝히자면..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또 변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사랑의 '절대성'과 변하는 사랑의 '통속성'
   두가지가 영화 속 구석구석 장면마다 녹아나 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의 그 절대성을 믿고 또 추구하는 사
   람들은 변하고, 변질이 되어가는 사랑의 '통속성'에 절
   망하고 또 못견디게 아파한다.

   젊었을 적, 자신을 사랑한 남편의 모습만을 기억하려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변하지 않는 사랑의 그 절대성에 목
   을 매던 나의 '어릴 적'의 모습이 떠올라 맘이 많이 아팠
   다.

   다가왔다가 떠나고, 다시 아쉬워 왔다가 가버리는 여자
   주인공, 사랑의 '통속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던,  변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난, 오래전
   경멸해 마지않던 그녀를 생각하였다.
   그리고, 또 많이 아팠다..

   그렇다고 하여, 나는 통속적이지 않은가.

   ...

   일상의 소리.
   마음의 소리.

   처음 장면부터 영화는 내 귀를 무척 즐겁게 하였다. 놓
   치기 쉬운, 평소에 그리 귀 담아 듣지 않는 일상의 소리
   들에 이 영화의 감독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담아내려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상의 '소리', 자연의 '소리' 그리고 주인공들의 섬세
   한 연기를 통해 내게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가 영화
   전체에 가득 차 있다.

   난 이 영화를 거의 귀로 '본' 기분이다.
  
   ...

   봄날은 간다.
   그리고, 버스와 여자는 떠나면 잡지 않는 것이다..
   봄은 영원하지 않고, 사랑은 변한다.
    
   ...


   봄날은 가고, 버스와 여자는 잡지 않고..
   남겨진 자는 '성숙'의 고통과 아픔을 강요 당하고..
   그렇게 그렇게 봄날은 간다.

   ...

   영화 마지막 장면에, 여자주인공 은수가 봄날 아지랭이
   마냥 점점 흐릿해져 사라져 간다. 그렇게, 봄날은 간 것
   임을 감독은, 상우 마냥 황망히 멈춰 서 있는 나에게 보
   여 주었다. 그리고는, 나를 약올린다..   "사랑은 아지랭
   이 봄날 마냥 그렇게 변하는 거야." 라고..

   ...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ost가 무척 맘에 든다.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

   난,
   또,
   새로운 봄을 맞으려 한다. 봄날은 간대도..


   천랸무정.

  
      
    
  

7 댓글

새벽이슬

2002-03-10 07:58:48

필님 노래 아닌 다른 노래를 듣고 있다..옆에서 보는 세상도 참 아름답다..항상 봄은 또 오는 거지만 항상 같은 봄은 아닐지라도..

소금인형

2002-03-10 12:00:06

무정이도 참 감성적인 데가 있네. '봄날은 간다'는 감성적인 사람들이 많이들 좋아하는 것 같거든.

소금인형

2002-03-10 12:01:21

사랑은 변하지만 사랑의 향기는 허공 속에 퍼져서 우리들의 호흡 속에서 살아 숨쉬지... (너무어렵나? 쿠쿠...)

불사조

2002-03-10 17:52:16

꽃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 피자 달 밝자..술 얻으면 벗 생각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다리고 완월장취하려노.

무정

2002-03-10 21:53:36

불사조님, 대전에서 합시다. 그때쯤이면 목련이 지나, 개나리 화창 안하겠습니까. 윗동네라 좀 늦을랑가. 이슬님도 같이.. 호시절 춘삼월에 노래가락 흥얼거리며 술 한잔 합시다..

필사랑♡영미

2002-03-12 22:01:19

봄날은 가지만...그래도 새 봄을 맞으려는 네 마음에..더 이쁘고.. 더 아름답고..더 밝은 봄날이길 바란다..*^^* 무시심히도 나의 봄날은 가는구나...언제쯤 그 봄이 내게도

필사랑♡영미

2002-03-12 22:03:50

따스하게 다가올런쥐....사랑은 용기라고도 한던데...그 용기 언제쯤 함 내볼까나...쿠쿠~~~ 다들 이 봄에 이쁜 나만의 봄을 꼭 맞으시길...*^^*

Board Menu

목록

Page 1170 / 1680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3539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3638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8129
  10214

실.쫑.신.고!!

16
아임 2002-03-11 949
  10213

오늘 우리딸 푸름이 때문에 웃었던 일

5
하미경 2002-03-11 629
  10212

꿈인지 생시인지

2
영원 2002-03-11 636
  10211

오빠의 메세지 다시한번....

4
쭌맘 2002-03-11 604
  10210

명필이다~~

1
ggg 2002-03-11 600
  10209

영원한 오빠 필님펜이...

3
2002-03-11 569
  10208

운영자님께 건의 사항(노래신청란에 대하여...)

7
하얀모래 2002-03-11 658
  10207

누가 이글좀 퍼와뵈요

딴지여왕 2002-03-10 631
  10206

용필님의 지령에 따라......

24
휘발유 2002-03-10 1038
  10205

아름다운 만남..

1
새벽이슬 2002-03-10 580
  10204

필님 생일이 정확히 몇일입니까?

1
님 최고 2002-03-10 808
  10203

<잡담> 봄날, 낮술 한잔 허고..

7
천랸무정 2002-03-10 895
  10202

2002년 스케줄에 대해서 질문이랍니다,....

8
  • file
천재일우 2002-03-10 655
  10201

미지의 세계

찍사 2002-03-10 580
  10200

세상에 홈페이지 홍보 좀 하세요.. 전 오늘 첨 왔어요...(ㅜ_ㅜ)

12
천재일우 2002-03-10 774
  10199

[re] 세상에 홈페이지 홍보 좀 하세요.. 전 오늘 첨 왔어요...(ㅜ_ㅜ)

2
  • file
하얀모래 2002-03-10 423
  10198

EBS 교육방송국의 <지금은 시청자 시대>입니다.

1
손민정 2002-03-09 910
  10197

[re] EBS 교육방송국의 <지금은 시청자 시대> 홈페이지

1
찍사 2002-03-09 623
  10196

미지의 세계

8
  • file
하얀모래 2002-03-09 619
  10195

요즘학생들의 필님에대한생각~~~~~

5
2002-03-09 759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