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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테스트 중 퍼왔음 ^^넹넹

촛불, 2003-05-01 02: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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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바라본 시와 일상  
  
대형서점 음악코너에 가면 많은 분량의 책들이 꽂혀 있다. 악보집, 음악이론 등 교재가 절반을 차지하고 음악사, 음악인 이야기 등이 나머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처럼 단조로운 음악도서 코너에 또다른 시각을 선사하는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이등병의 편지'의 작곡가인 김현성이 쓴 '오선지 위를 걷는 시인들(샘터 刊)'과 젊은 작곡가 김활성이 쓴 '음악과 일상(민족음악연구회 刊)'이 그것이다.


에세이로 분류될 만한 두 권의 공통점은 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 스스로 시인이기도 한 김현성은 수많은 시인들의 이야기를 책에서 제시하고 있고, 노랫말 쓰기에 많은 공력을 들이는 김활성도 이해인, 박노해 등의 시에 붙인 곡을 소개한다.


저자의 공통점도 있다. 비슷한 이름과 달리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사람은 현대생활의 풍요로움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 김현성은 올해 초까지 운전면허가 없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라'는 신조를 가진 김현성도 핸드폰이 없다. 이러한 여유로움이 책 속에 은근하게 배어 있다.


'오선지 위를 걷는 시인들'은 김현성이 30여년동안 음악 창작활동을 하면서 얻은 노랫말 짓기의 경험과 노하우를 시인들과 음악인들의 이야기속에서 풀어낸다. 김현성은 세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인데다가 시노래모임 나팔꽃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시인들과 친분이 두텁다. 책 속에는 시인 서정주, 정지용, 김용택, 류시화, 안도현, 정호승 등 여러 명의 시인이 등장한다. 노래가사로 쓰인 이들의 시에 대한 예들이 시인에 대한 그의 경험담과 함께 생생하게 살아난다.


김현성은 '이등병의 편지'를 통해 대중음악계에서 출발했지만, 가스펠, 민중음악 등 활동의 폭이 넓은 음악인이다. 조용필, 송창식 등 대중가수에서부터, 노래를 찾는 사람들, 천지인, 윤민석 등 민중가수, 언더그라운드 노래 동아리들, 가스펠 그룹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인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노래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노랫말'에 관한 책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음악 원리, 이론과 기법, 작곡과 편곡, 연주와 감상 등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왔지만, 작사(노랫말 짓기)에 관한 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애기똥풀, 안도현 시)'와 같은 문구는 애기똥풀을 자세히 보지 않은 사람은 쓰기 힘든 시구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찔레꽃, 이태선 작사, 박태준 곡)와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 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찔레꽃, 김영일 작사, 김교성 곡)에서 앞의 찔레꽃은 이미지면에서 보다 생생하게 찔레꽃을 살려낸다.


김현식의 노래로 유명한 '비처럼 음악처럼'에서 전체적으로 품격을 주는 부분은 '비가 아프다'는 표현에서다. 비가 주룩주룩 온다, 시원하게 내린다 등에서 가질 수 없는 정서적인 공감을 '아프다'는 표현은 잘 살려내는 것.


김현성은 다양한 예를 통해 쉬운 가사, 삶에서 비롯된 가사, 보편적인 표현에서 벗어난 가사 등이 좋은 가사라고 제시한다.


본문은 모두 58개의 곡과 시 23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책 끝에는 노랫말 쓰기에 도움을 주는 책, 데모테이프 만들기와 공연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


'음악과 일상'은 민족음악연구회가 시리즈로 기획중인 음악시간의 제 1권이다. '오선지 위를 걷는 시인들'이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면, '음악과 일상'은 조금은 긴장을 하고 읽어야 할 책이다. 음악계와 삶의 문제에 대해 진지한 의문점을 던지는 책이기 때문이다.


'일상'이라는 제목은 유행처럼 번지는 '일상 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다. '느림 문화'가 단순한 문화 코드에 머무르고, 실제 삶의 흐름을 바꾸는 못한 것처럼, '일상'이라는 제목도 그러한 뜻에서 지어졌다.


김활성은 본인의 게으른 습관, 핸드폰이 없어서 생긴 번거로움, 눈이 나빠서 생긴 어처구니 없는 에피소드 등 사적인 이야기를 전반부에 끄집어낸다.


이야기가 재미있어 가볍게 넘어갈 수 있지만, 김활성은 사적인 영역이 사회적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국회에 가서 자폭하겠다'는 술자리의 과격이 진심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위협을 느끼지 않는 반면, 팔레스타인에서는 경우가 틀려진다는 사례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여성들이 정작 짝을 고를 때는 외모를 따지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그는 일상의 문제를 통해 독자를 끌어들인 뒤 자연스럽게 음악이야기로 넘어간다.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사회를 보는 시각은 김활성의 독특한 습관인 듯하다. 후배와의 대화에서 시작된 '내 취향'이란 말은 이후, 욕망과의 대비를 거쳐, 개인적 취향이 사회제도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결코 개인적이지 않다는 문제제기에까지 이른다. '너무 개인적'이라는 사람들의 비판에 '모르는 이야기를 쓸 수 없다'는 반박에서 이러한 그의 시각은 잘 드러난다.


책 후반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음악생태론'은 생태이론과 음악론을 접목시킨 독특한 이론이다. '음악으로 환경운동을 하자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전혀 관계가 없다. 모든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순환하고, 제자리에서 가치를 가지는 것처럼, 음악도 그러해야 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음악과 일상'은 음악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음악을 떼어놓아도 무방하다. '음악생태론'의 경우 '음악'의 자리에 다른 학문을 넣어도 말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일상담론을 통한 사회 바라보기도 사회를 바라보는 한 접근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 뒤에는 이해인의 강, 박노해의 찬 새벽 등에 시에 곡을 붙인 노래와 자신의 자작곡들을 소개해놓고 있다. 저자는 생황,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등으로 녹음한 CD가 이 책의 큰 강점이라고 강조한다./김대홍 기자 (bugulbugul@hanmail.net)덧붙이는 글샘터 book@isamtoh.com

민족음악연구회 www.minu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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