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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날 것의 목소리로 객석을 울리다
조용필(57)이 마이크를 껐다. "내 목소리가 저 위 3층까지 들릴지 모르겠어요." '가왕' 조용필이 수줍은듯 머쓱하게 '정'을 부르기 시작하자 1,2,3층을 빼곡히 매운 1800 객석 관객들은 숨소리 조차 줄였다.
4일 조용필의 공연이 열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는 가녀린 조용필의 생(生) 목소리 하나로 가득찼다. 그가 '정'에 이어 '창밖의 여자'를 마치자 1800여 관객들은 소름끼칠 정도의 진한 감동으로 열화와 같이 환호했다.
이날 공연은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디 오페라 오브 더 시티(The Opera Of The City)'의 첫날 무대. '영원한 오빠' 조용필은 쉰 일곱의 나이도 잊었는지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객들을 쥐락펴락 숨죽이게 했다.
'작은 천국''못찾겠다 꾀꼬리''난 아니야''나는 너 좋아' 등 노래를 통해 16명의 아동 합창단과 함께 등장한 조용필은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무대 장치와 함께 등장해 아이들의 청아한 목소리와 호흡을 맞췄다.
자유를 열망하는 새를 대형 프로젝트 영상으로 보여준 노래 '끝없는 날개짓 하늘로'와 눈 내리는 특수효과 장치가 인상적이었던 '그 겨울의 찻집', 엄청난 파도와 물방울이 떨리는 진동 소리로 객석 관객들의 심장까지 고동치게 했던 '생명'등 매 노래는 영상과 더불어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화려함을 더했다.
1부는 자신의 히트곡에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해 영상으로 관객들의 눈을 자극시켰고, 2부는 그의 6인조 밴드 '위대한 탄생'의 반주에 맞춰 히트곡을 들려주는 콘서트 형식으로 전개됐다.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는 '고객 맞춤식' 접근도 눈길을 끌었다. "어떤 노래가 듣고싶냐"는 조용필의 질문에 머리가 히끗히끗한 객석 중년 관객들은 나이도 잊고 여기저기서 신청곡들을 큰 소리로 외쳤다. 조용필이 부르는 '허공'과 '큐(Q)''기다리는 아픔'에 관객들은 흘러간 세월의 저편으로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날아간듯 했다.
공연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앵콜 장면. 앵콜송으로 '단발머리''돌아와요 부산항에''잊혀진 사랑'을 부른 조용필은 기립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콘서트를 마쳤다. '가왕'조용필은 "여러분이 있어 내가 있고, 내 노래를 사랑해 주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마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조용필은 오는 14~16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28일과 29일 양일간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년 있을 40주년 기념 공연의 전야제 역할을 할 연말 순회 공연을 이어간다.
김성의 기자 [zzam@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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