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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4031744565&code=990000
[희망솟대]조용필을 좋아하는 영애씨
입력: 2008년 04월 03일 17:44:56
봄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성질 급한 개나리가 얼굴을 빼꼼히 내민 것을 보고 봄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조금 있으면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 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올해 벚꽃 축제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지난 겨울 노들장애인야학 천막교실에서 만난 이영애씨이다. 이영애씨는 43살의 뇌성마비여성장애인이다. 그녀는 야학에 나오기 전에는 세상 구경을 하지 못했다. 37년 동안 방안에 갇혀 살았다. 영애씨는 앉을 수가 없어서 누워 있었다. 모든 일상 생활이 누운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가족의 지원도 없었다. 그런 영애씨에게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갖고 삶에 희망을 갖도록 해준 것은 장애인 야학이었다. 영애씨는 야학에서 한글을 깨쳤다.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은 영애씨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만들었다.
영애씨는 활동보조인과 세상 구경을 하면서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한다. 그리고 콘서트에도 간다. 영애씨는 가수 조용필을 좋아한다. 그래서 조용필 노래 CD를 하루 종일 듣고 휴대폰 컬러링도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이다.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서 얻은 조용필 콘서트 티켓으로 조용필 노래를 라이브로 들으며 영애씨는 눈물을 흘렸다.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는 조용필이 자기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던 것이다.
사람들은 중증여성장애인은 여성으로서의 감정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애씨는 보통의 여성들보다 더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갖고 있다. 영애씨는 지금도 짝사랑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그리움으로 하루 하루 멋진 사랑을 꿈꾸고 있다. 영애씨는 올해가 조용필 데뷔 40주년이라며 조용필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자기 생일처럼 기다리고 있다. 영애씨에게 소원을 물었다. 그랬더니 조용필을 한번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조용필씨를 만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콘서트나 가야죠. 그런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영애씨는 모든 일상이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이렇게 여운을 남겼다.
지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들이 많다. 그들은 배움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에 익숙지 않다. 그래서 아무 쓸모가 없는 무능력한 사람이 돼버렸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그들도 영애씨처럼 많은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들의 꿈에 무관심하다. 게다가 꿈이 있다고 말하면 그 몸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비웃는다. 그런 비웃음과 맞서 자신의 꿈을 당당히 말하고 있기에 영애씨가 결코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영애씨는 참 대단하다. 늦은 나이에 장애인야학에 나가 공부를 하면서 장애인운동에 눈을 떠 장애인복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애씨는 자립생활을 계획하고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혼자 남게 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활동보조서비스와 장애인연금제도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장애인복지정책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렇게 장애인복지를 걱정하면서도 영애씨는 조용필 얘기를 할 때는 신바람이 난다.
또 영애씨는 외출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뭐하러 나왔냐는 식으로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럽다며 장애인에 대한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봄 영애씨랑 윤중로 벚꽃 길을 산책하려면 나와 영애씨 두 대의 휠체어가 이동을 할텐데 나도 벌써부터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걱정이 된다. 영애씨가 좋아하는 조용필 노래 ‘그 겨울의 찻집’의 노랫말-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처럼 중증장애인들은 대중 앞에서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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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솟대]조용필을 좋아하는 영애씨
입력: 2008년 04월 03일 17:44:56
봄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성질 급한 개나리가 얼굴을 빼꼼히 내민 것을 보고 봄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조금 있으면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 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올해 벚꽃 축제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지난 겨울 노들장애인야학 천막교실에서 만난 이영애씨이다. 이영애씨는 43살의 뇌성마비여성장애인이다. 그녀는 야학에 나오기 전에는 세상 구경을 하지 못했다. 37년 동안 방안에 갇혀 살았다. 영애씨는 앉을 수가 없어서 누워 있었다. 모든 일상 생활이 누운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가족의 지원도 없었다. 그런 영애씨에게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갖고 삶에 희망을 갖도록 해준 것은 장애인 야학이었다. 영애씨는 야학에서 한글을 깨쳤다.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은 영애씨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만들었다.
영애씨는 활동보조인과 세상 구경을 하면서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한다. 그리고 콘서트에도 간다. 영애씨는 가수 조용필을 좋아한다. 그래서 조용필 노래 CD를 하루 종일 듣고 휴대폰 컬러링도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이다.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서 얻은 조용필 콘서트 티켓으로 조용필 노래를 라이브로 들으며 영애씨는 눈물을 흘렸다.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는 조용필이 자기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던 것이다.
사람들은 중증여성장애인은 여성으로서의 감정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애씨는 보통의 여성들보다 더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갖고 있다. 영애씨는 지금도 짝사랑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그리움으로 하루 하루 멋진 사랑을 꿈꾸고 있다. 영애씨는 올해가 조용필 데뷔 40주년이라며 조용필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자기 생일처럼 기다리고 있다. 영애씨에게 소원을 물었다. 그랬더니 조용필을 한번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조용필씨를 만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콘서트나 가야죠. 그런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영애씨는 모든 일상이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이렇게 여운을 남겼다.
지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들이 많다. 그들은 배움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에 익숙지 않다. 그래서 아무 쓸모가 없는 무능력한 사람이 돼버렸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그들도 영애씨처럼 많은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들의 꿈에 무관심하다. 게다가 꿈이 있다고 말하면 그 몸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비웃는다. 그런 비웃음과 맞서 자신의 꿈을 당당히 말하고 있기에 영애씨가 결코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영애씨는 참 대단하다. 늦은 나이에 장애인야학에 나가 공부를 하면서 장애인운동에 눈을 떠 장애인복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애씨는 자립생활을 계획하고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혼자 남게 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활동보조서비스와 장애인연금제도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장애인복지정책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렇게 장애인복지를 걱정하면서도 영애씨는 조용필 얘기를 할 때는 신바람이 난다.
또 영애씨는 외출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뭐하러 나왔냐는 식으로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럽다며 장애인에 대한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봄 영애씨랑 윤중로 벚꽃 길을 산책하려면 나와 영애씨 두 대의 휠체어가 이동을 할텐데 나도 벌써부터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걱정이 된다. 영애씨가 좋아하는 조용필 노래 ‘그 겨울의 찻집’의 노랫말-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처럼 중증장애인들은 대중 앞에서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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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풀빵
2008-04-05 02:07:56
세상밖으로 나와요''
힘내시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