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게시판
보내고 나서도 어휴, 이말 빠졌네.저말 빠졌네 싶더라구요.
제가 보낸데는 KBS, MBC, SBS 각 보도국 문화부 기자..
글고 조선일보 권혁종 기자하고 동아일보 허엽 기자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리..시간나면 또 보낼겁니다.
오를 주철환씨의 TV 읽기 글도 봤지만 MBC 잘한 거 하나 없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제 할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서른살의 한 조용필씨 팬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최근 조용필씨의 예술의 전당 공연의 MBC 방송과 그에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관하여 고발하고자 합니다.
지난 11월, 예술의 전당에서 조용필씨가 두번째로 성황리에 공연을 하셨고 MBC 는 후원의 형식으로 11월 11일, 12일 양일간의 공연을 찍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28일 mbc 창사 39주년 행사인 명예의 전당이 끝난 후 새벽 1시가 넘어서 창사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조용필씨의 공연을 방송했습니다. 그 새벽에 30개에 가까운 광고가 무려 15분이나 계속되고 실지 공연실황은 새벽 1시 20분 가까이 되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공연방송에 대한 사전 광고도 거의 없는 상태로 mbc 는 아무생각없이 말도 안되는 편성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 실황은 5.7% 의 시청률을 보였지만 대한민국에 조용필씨의 공연을 보고싶어하는 사람이 5.7%밖에 될리는 만무한 일이었습니다.
이튿날부터 mbc 의 홈페이지의 신문고, TV 속의 TV 등의 게시판에는 조용필씨의 공연을 앵콜방송해달라는 요구가 쏟아졌습니다. 전화로도 많은 요청이 갔습니다.
그러나 mbc 측은 이에 아무런 대답도 없고, 전화 문의를 하는 시청자들에게 무성의와 짜증스러운 대답을 할뿐 그 게시판이 도배가 되어도 일언반구 대답도 없었습니다.
결국 1주일째 되던날 덜렁 조용필 공연을 인터넷에서 VOD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 거기 가서 봐라하는 공지가 게시판위에 떴습니다.
저는 조용필씨가 우리 대중문화에서 어떤 위치와 영향을 가지고 계신지등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그분이 이땅의 대중들과 30년이 넘게 호흡해오시면서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고, 1년만에 방송을 통해서만이라도 음악다운 음악, 그리고 음악을 통한 감동을 얻고자 했는데 새벽 1시가 넘어서 졸속 편성이 되었다는 우리나라의 방송문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아무리 얄팍한 상업지상주의를 쫓는다고는 하지만 우리들은 우리 문화의 자존심을 이렇게 내팽겨치고 무시하여도 되는 겁니까?
MBC 게시판 신문고란에 가셔서 하나하나 그 절절한 글들을 읽어 보십시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용필씨의 음악을 들으며 한순간만이라도 세상사 시름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지..모든 방송이 최근 모연예인의 결혼 소식을 생방에, 재방에, 특집에 한마디로 극성을 떨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그들의 요란스러운 결혼 소식을 방송의 횡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보며 소외감을 느껴야하는 것보다도 조용필씨의 공연이 의미와 가치가 없는 것입니까?
경제난이다 뭐다해서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이땅의 대중들은 10대들의 요란한 소리와 이에 영합하는 방송에 밀려 감동조차 받으면 안되는 것입니까?
대답없고 무성의하고 아무런 문화적 자긍심도 없는 mbc 에 지치고 지쳐 이렇게 문화부 기자께 메일을 보냅니다.
문화부에 계시니 지금 10대 위주의 문화가 서서히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계실 것입니다. 이미 10대 위주의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을뿐더러 요란하기만하고 수준과 감동이 없는 대중음악이 다시 팝쪽으로 서서히 기울어가고 있습니다.
20대 후반 이상의 연령층이 조용필씨 팬들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그의 음악을 듣기 시작하는 층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비틀즈나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뮤지션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매스컴 없이는 또 어려운 일일것입니다. 제발 스스로 이땅에서 문화 영웅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없애지 말아 주십시오.
MBC 는 자신들이 명예의 전당에 조용필씨를 영구 헌정 해놓고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시간에 대부분의 시청자가 알지도 못하게 졸속 편성을 해놓고서도 그것이 무엇이 잘못 된 것인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에 항의하고 앵콜을 요청하는 무수한 시청자들의 요구까지 일방적으로 묵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방송국의 존재 이유인 시청자를 무시했다는 면에서도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이글을 보신다면 한 조용필의 팬이 자기 좋아하는 가수를 원해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꼭 그 게시판을 둘러보시고,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그리고 문화의 흐름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전체적인 차원에서 기사화도 해주셨으면 더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긴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0. 12. 09
홍 제미나 드림(jemina6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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