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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다뎀벼] 들꽃 (弼)
들꽃 (다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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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치는 큰누나 옆에서 항상 부르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조용한 반주에 하늘로 솟아오르듯이 올라가는 노래... 조용필의
들꽃입니다. 저~ 바위틈에~ 한송이... 들꽃이여..
한국 음악사에서 가장 굵은 선을 그은 조용필이 어찌 이름없는
들꽃을 찬양한 노래를 불렀을까요.. 자신, 혹독했던 무명시절 이
름없는 들꽃처럼 군바리 양키들앞에서 블루스 연주를 하며, 매캐
한 담배연기와 대마초와 눅눅한 칼스버그.. 그리고 가슴 씰룩이
는 흑인 무희들 틈에서 보낸 시절을 생각했을까요. 너무나 아름
답고 서정적인 노랫말에 조용필 특유의 고음으로 부르는 이 노래
들꽃... 최고음은 불과 "라"에 불과하지만, 그 계명"라"의 한 音
을 위해서 조용필은 몇년간을 수련했을 겁니다. 오늘 문득, 이제
는 덕지 덕지 붙은 살로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큰누나와 함께,
색바랜 피아노 앞에 앉아 이 노래, 들꽃을 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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