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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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5월 14일 목요일 맑음

용필오빠!
아직도 흥분된 마음으로 저녁에 있었던 공연을 떠 올려 봅니다.
제가 오빠 공연을 다녔던중 가장 멋지고, 나의 일생중 잊지 못할 일로 영원히 남을 겁니다.
오빠의 그 작고 부드러운 손을 잡았을때, 이 시간이 멈추기만을 간절히 바랬지요..
그리고 손까지 잡아주셔놓구서, 절 보고 그 웃음까지 보내주셨을때
너무나 황홀한 나머지 울음이 터질것만 같았습니다.

오늘 (신곡발표회) 정말 대성공이었어요.
발디딜틈도 없을 만큼의 많은 관중들이 입장하여, 오빠의 혼이 담긴 노래와 함께 했죠.
저희들의 질서가 좀 부족해서 무대가 무너지기도 했는데..
그래서 오빠가 넘어지셨구.. 그래도 오빠는 그런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청춘시대'를 부르셨어요.
전 정말 그런면의 오빠를 존경합니다.
무대에서 쓰러져 죽는 날까지 노래를 하신다는 오빠!
오빠는 저의 희망이며, 사랑이라는걸 오늘로서 분명히 깨닫습니다.

지금 온몸이, 특히 팔과 다리가 무척 아파오네요..
아까 공연때 너무 격렬하게 호응했더니..
하지만 ,전 너무 기뻐요.. 다시 한번 아니, 몇번이고 저의 손에 닿았던 오빠의 손과, 오빠의 바지자락등을 그려봅니다.

'아그그'(아하, 그렇지 그렇구말구의 준말이라구 오빠가 그렇셨죠)
요번 오빠의 신곡중 위의 '아그그'와, '마도요', '청춘시대'가 매우 반응이 좋았어요.
맥콜선전도 잘 나와서 그때의 공연이 생생하게 기억 되길 바랍니다.

앵콜공연으로 '청춘시대'를 두번 부르시고, 마지막 '생명'을 부를실때 정말 우리는 하나가 되었죠..
모두들 헤어지기 싫어서 악을 쓰며, 손뼉치고, 노래하고..

오빠! 오빠의 그 귀여운 얼굴, 그 웃음을 지울수가 없어요. 쌍거풀수술도 아주 잘됐더라구요.. 더 귀엾게 보였거든요..

오늘이 저희 학교 춘계소풍이었는데 선생님께 사정하여 택시타고 일찍 공연보러 온 보람이 있었던 날이었답니다.

매니저 이태현씨는 오빠를 보호하느라고 정신이 없었고..
공연중에 좀 더 오빠를 가까이서 보려고 밀고, 밀치며 스텝아저씨들과, 경찰들과의 몸싸움도 엄청났었죠.. 그쪽도, 우리도 서로가 불쾌하고 짜증났지만, 그래도 아무 사고없이 끝난점에 감사했어요.

어떤 여자애가 공연이 다 끝나고 실신하여, 오빠가 계신 대기실로
실려 갔는데.. 그 애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분명, 오빠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겠죠.. ( 아~ 부러워라~)

오늘 본 용필오빠는 정말 우리들의 영원한 스타라는 것..
우리는 오빠 말씀대로 모두가 사랑하는 한 가족이며, 친구임을 분명히 몸과 맘으로 느끼고 온 밤이였어요.

다음 공연에 가서도 오빠와 손을 잡을 수 있는 행운이 왔으면 좋겠네요..

일본레코드 사장님과, 작사가 박건호씨, 하지영씨께서도 참석한 오늘 공연.. 얼마나 뜻깊은 공연이었는지 모르겠네요.

강서구 화곡동 새마을 본부내 88체육관 저녁 7시에서 9시 30분까지 진행되었던 오늘 영원히 잊지 않을께요.
조만간에 또 콘서트 있기를 빌겠습니다.

오늘 공연 덕분에, 손목시계를 잃어버렸어요.
제가 얼마나 날뛰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같군요..

용필오빠! 오늘밤 내게 커다란 기쁨을 주신 분..
오빠의 손을 잡은 나의 손, 정말 소중히 간직 할거예요
오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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