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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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허병욱군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TV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거울이 세상을 비추는 것과 사뭇 다르다.
거울은 때묻은 얼굴도 다 비추어 주는데 TV는 다르다. TV는 목표가 있다.
그 목표에 합당한 것만 비추어 준다." 대상을 거머쥔 순간부터 마치 격랑이 일 듯 반짝 화제의 중심이었다가 불과 한 달이 지나니 물결이 잠잠해진 데 대해 이 젊은이는 무척 속이 상한 듯 보였다.

한 해가 저물면서 TV마다 연말결산이 한창이다.
가요계도 예외가 아니다. 12월 들어 벌써 두 개의 큰 시상식이 TV로 중계되었다.

MBC에선 골든디스크상, SBS에선 서울가요대상.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방송사 자체 기획이 아니라 신문사 주최 행사를 중계한다는 사실이다.

무대에 선 면면들을 보니 가요세상의 변화는 역시 청룡열차만큼이나 속도가 빠르다.
후반기에 '사랑은 아무나 하나' 를 유행시킨 태진아가 자식뻘 되는 후배들 틈에 끼어있는 게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10년을 갓 넘긴 신승훈조차 쑥스러운지 뒷줄에 서서 연신 엉거주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40대라면 듣도 보도 못한 이름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들 중에는 벌써 몇 차례나 고별무대를 가졌던 이들도 수두룩하다.
언제부턴가 고별과 컴백이 마치 인기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수순으로 자리잡은 게 가요계의 이상한 풍속도다.

12월에 MBC는 두 명의 원로가수 공연을 방송했다.
물론 밤 12시가 넘은 느즈막한 시간이었다.
하나는 '고독한 러너' 라는 부제의 조용필 공연이었고 하나는 이미자 트리뷰트 공연이었다.
나는 살아오며 그들이 고별무대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당연히 컴백이라는 말도 듣지 못했다.

조용필은 30년 넘게, 이미자는 40년 넘게 꾸준히 노래를 불러왔다. 우루루 몰려나왔다가 언제 그랬느냐싶게 뿔뿔이 사라져 가는 그런 가수들이 아니다.

작위적인 덫을 놓아두고 거기서 살아남는 자들에게 상을 주는 서바이벌게임의 승자도 아니다. 대중의 사랑을 그야말로 무던히(질기게)받아온 가수들이다.

올해의 가수왕 이미자! 혹은 조용필! 하고 호명될 때 당사자는 물론 시청자도 함께 흥분했던 시절이 있었다.

정치가 우리를 배신한 세월에 비한다면 그들이 노래를 통해 대중을 위로한 자취는 그야말로 위대하다.

그들에게 TV는 작은 월계관이라도 씌워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TV가 얼마나 그들을 우려먹었는가를 돌아본다면 자정 너머의 트리뷰트는 고작해야 금의야행이 아닌가 싶어 서운하다.

권위 있는 것은 가만히 있어도 권위적이다. 권위를 앞세우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권위주의와는 다르다. 이들이 노래로 대중을 억압한 적이 있는가.

노래세상은 현실세상의 축약이다. 대중문화의 속성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들 하지만 과거의 감사를 까마득히 잊으면 곤란하다. 진짜 트리뷰트는 지금부터다.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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