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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이 컴백하며 우리에게 던져준 것
탤런트가 판치고 있는 지리멸렬한 대중음악계에 오랜만에 던져진 진중한 화두 하나를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열린 음악회>와 더불어 KBS TV의 간판 라이브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빅쇼>에서 일어났다. 그 주인공은 3년간의 와신상담의 결실인 16집 <<eternally>>를 들고 나온 영원한 가왕(歌王) 조용필.
바로 그가 이 프로그램의 출연을 결정하면서 단 한명의 방청객(사실은 공짜 관객!)도 입장시키지 않은 채 텅빈 객석을 향해 녹화에 마쳤고 그것은 그대로 방영되었다. 자신의 라이브를 공짜로 보여주지 않겠다는 이 가왕의 자존심은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 오락 프로그램과 순위 프로그램을 넘어 라이브 문화까지 손아귀에 넣은 방송 주도의 음악 문화에 대한 거부의 입장을 가장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어떤 누가 거의 생사여탈권을 행사하고 있는 거대 방송사를 향해 이와 같은 상징적인 문제제기의 손을 높이 들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는 지천명의 고개를 앞에 둔,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지난 날의 영광을 뒤로 하고 퇴조의 고개길로 접어들지 않았는가?
전반적인 불황에다 십대 취향 일색인 음반 시장에서 도매 주문 20만장을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는 소식은 그 어떤 소식보다 기쁘다. 그의 일인 독주시대나 진배 없는 80년대에 어느 누가 조용필의 음반 판매 실적을 의심했겠냐마는 힙합과 프로그래밍 사운드가 휩쓸기 시작한 9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대중음악사의 단 한명의 가왕(歌王)의 권좌는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그의 90년대 개막 작품인 12집 <추억 속의 재회>나 그의 장렬한 디스코그래피에 있어서 걸작 앨범 중의 하나로 꼽히는 13집 <<꿈>>의 완성도가 문제된 것이 아니다. 그는 90년대로 접어들면서 자신의 음악적 목표를 십대 소녀들의 열광이 아니라 자신과 더불어 나이 먹어가는 성인 취향의 성숙한 록을 추구했다. 그 과제는 장년의 연대기로 접어드는 가왕에 걸맞는 테제였지만 시장에서 급속하게 이탈한 성인 수용자들은 그의 음반을 외면했으며 새로운 십대 수용자들은 새로운 우상들에게 몰려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필은 이어진 14,15집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배신하지 않고 밀어붙였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시장의 냉대였다. 트로트가 아니면 이 땅에서 성인 취향의 대중음악은 불가능한가? 15집의 명백한 흥행 실패 이후 그는 오랜 침묵에 들어 갔고 이렇게 그의 광휘로운 시대는 허망하게 막이 내리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돌아 왔고 <바람의 노래>를 필두로 하여 더욱 성숙한 로큰롤과 그저 발라드라고 규정하기엔 너무나 넓고 깊은 유장한 호흡을 구사하는 서정적인 노래를 묶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시장의 취향에 끝까지 굴복시키지 않은 것이다. 이 극적인 컴백은 그저 센세이셔널리즘에만 기대어 반짝 경기를 노리다 소리 소문 없이 시들어 가는 요즘의 음악계에 굵직한 일침을 가한다.
'열린 음악회'를 기점으로 방송 3사의 라이브 프로그램은 이제 전국의 중소 도시와 대학의 교정까지 마라푼타처럼 쓸어가고 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고급 프로그램'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의 라이브 문화는 뿌리부터 궤멸당하고 있다.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대형 공연을 공짜로 보는 데 이미 익숙해진 이가 이삼만원하는 공연을 돈내고 보러 가겠는가?
물론 이와 같은 관행을 뒤집어 엎을려면 음악인들부터 아무런 명분 없는 라이브 프로그램의 출연을 보이콧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왠만큼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이 골리앗에게 일 개인이 정면으로 대들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자신의 예술을 소중히 하는 대중음악인들이 목소리를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그런 권익 단체가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탤런트가 판치고 있는 지리멸렬한 대중음악계에 오랜만에 던져진 진중한 화두 하나를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열린 음악회>와 더불어 KBS TV의 간판 라이브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빅쇼>에서 일어났다. 그 주인공은 3년간의 와신상담의 결실인 16집 <<eternally>>를 들고 나온 영원한 가왕(歌王) 조용필.
바로 그가 이 프로그램의 출연을 결정하면서 단 한명의 방청객(사실은 공짜 관객!)도 입장시키지 않은 채 텅빈 객석을 향해 녹화에 마쳤고 그것은 그대로 방영되었다. 자신의 라이브를 공짜로 보여주지 않겠다는 이 가왕의 자존심은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 오락 프로그램과 순위 프로그램을 넘어 라이브 문화까지 손아귀에 넣은 방송 주도의 음악 문화에 대한 거부의 입장을 가장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어떤 누가 거의 생사여탈권을 행사하고 있는 거대 방송사를 향해 이와 같은 상징적인 문제제기의 손을 높이 들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는 지천명의 고개를 앞에 둔,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지난 날의 영광을 뒤로 하고 퇴조의 고개길로 접어들지 않았는가?
전반적인 불황에다 십대 취향 일색인 음반 시장에서 도매 주문 20만장을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는 소식은 그 어떤 소식보다 기쁘다. 그의 일인 독주시대나 진배 없는 80년대에 어느 누가 조용필의 음반 판매 실적을 의심했겠냐마는 힙합과 프로그래밍 사운드가 휩쓸기 시작한 9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대중음악사의 단 한명의 가왕(歌王)의 권좌는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그의 90년대 개막 작품인 12집 <추억 속의 재회>나 그의 장렬한 디스코그래피에 있어서 걸작 앨범 중의 하나로 꼽히는 13집 <<꿈>>의 완성도가 문제된 것이 아니다. 그는 90년대로 접어들면서 자신의 음악적 목표를 십대 소녀들의 열광이 아니라 자신과 더불어 나이 먹어가는 성인 취향의 성숙한 록을 추구했다. 그 과제는 장년의 연대기로 접어드는 가왕에 걸맞는 테제였지만 시장에서 급속하게 이탈한 성인 수용자들은 그의 음반을 외면했으며 새로운 십대 수용자들은 새로운 우상들에게 몰려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필은 이어진 14,15집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배신하지 않고 밀어붙였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시장의 냉대였다. 트로트가 아니면 이 땅에서 성인 취향의 대중음악은 불가능한가? 15집의 명백한 흥행 실패 이후 그는 오랜 침묵에 들어 갔고 이렇게 그의 광휘로운 시대는 허망하게 막이 내리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돌아 왔고 <바람의 노래>를 필두로 하여 더욱 성숙한 로큰롤과 그저 발라드라고 규정하기엔 너무나 넓고 깊은 유장한 호흡을 구사하는 서정적인 노래를 묶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시장의 취향에 끝까지 굴복시키지 않은 것이다. 이 극적인 컴백은 그저 센세이셔널리즘에만 기대어 반짝 경기를 노리다 소리 소문 없이 시들어 가는 요즘의 음악계에 굵직한 일침을 가한다.
'열린 음악회'를 기점으로 방송 3사의 라이브 프로그램은 이제 전국의 중소 도시와 대학의 교정까지 마라푼타처럼 쓸어가고 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고급 프로그램'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의 라이브 문화는 뿌리부터 궤멸당하고 있다.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대형 공연을 공짜로 보는 데 이미 익숙해진 이가 이삼만원하는 공연을 돈내고 보러 가겠는가?
물론 이와 같은 관행을 뒤집어 엎을려면 음악인들부터 아무런 명분 없는 라이브 프로그램의 출연을 보이콧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왠만큼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이 골리앗에게 일 개인이 정면으로 대들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자신의 예술을 소중히 하는 대중음악인들이 목소리를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그런 권익 단체가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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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유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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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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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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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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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나
2003-04-11 19:59:11
유스티나
2003-04-11 20: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