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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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서

, 2003-07-27 23: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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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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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제가 호들갑을 떠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론가가  평론가가 되는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유명가수의  모든 곡을 편견없이 듣고 자신의 음악관을 형성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  평론가가 되는 사람이 그 이전에 특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던 음악 쟝르, 혹은 특정 가수에 대해 더 높은 점수를 주고 가치를 부여하는 논리를 갖추어 가고  이후 그렇게 논리를 펴고 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물론, 지나치게 편향적임이 밝혀지면 평론가의 글이 갖는 설득력은 점점 떨어져 가겠지만요.

어느 평론가보다도 필팬들은 조용필님의 음악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전문가로서 보는 능력이 딸리거나 글빨이 부족해서 자신의 느낌을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일이 서툴러서 그렇지 조용필님 음악을 많이 들은 사람들은 팬들입니다.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조용필님의 음악, 이를테면 여러 쟝르중 락을 이야기하고자 할 때 기존의 락을 질서지워놓은 틀내에서 이야기하는 것의 한계같은 것이었습니다. 가능하다면 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팬덤내에서 조용필음악-- 락이라면 조용필 락의 고유가치--을 평론가글의 도움은 받되, 너무 의존치 말고 독자적으로 논의해서 재창조해내보자 그런 뜻입니다. 조용필님의 음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영향력 있는 평론가분들도 계십니다. 반면에 좀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조용필님을 높이 평가하는 글보다는 (애정이 있든 없든) 낮게 평가하는 평론가들이 필팬들을 발전적으로 더 자극시킬 수도 있다는 그런 뜻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올린 글의 시리즈를 그 사이트에 연재하려는 분은 신현준이라는 평론가분인데요. 꽤 알려진 분 같습니다.  이 분이 최근 나온 한영애씨의 트롯음반에 대한 앨범리뷰를 써놓은 것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뽕짝, 그러나 쿨하게

이 음반에 대한 통속적 평은 '한영애가 트로트를 부르니 뭔가 다르다'는 식일 것이다. 이런 통속적 평은 의외로 벗어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녀가 갑자기 트로트를 부르는 이유가 정말 궁금하기 때문이다. 대중성의 쇠화에 따른 자구책? 음반산업의 불황에 따른 안전주의 전략? 일단 본인의 공식적 변을 들어 보자.

"외국의 음악은 곧 우리 것이 되고 그들의 유행에 휩쓸려 가는 우리의 음악계는 어디에서 그 중심을 찾을 수 있는 건지 오래된 생각들이 맴돌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우리의 가요사를 들여다보니 절절히 삶이 배어 있는 우리의 옛 노래들을 듣고 보면서 어린 날 나를 지탱해 줬던 많은 부정의 힘들이 지금 이 나이쯤에서 긍정은 아니어도 따뜻함으로 내 가슴 안에 자리잡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부정의 힘'이었던 것이 가슴 안에 따뜻하게 자리잡는 것을 그녀가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감상 의 포인트일 것이다. 그렇지만 첫 트랙 "목포의 눈물"은 그녀의 재해석의 전략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게 다가온다. 다름 아니라 사운드가 원곡 그대로의 편곡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트로트를 '오케스트라 반주'로 들은 우리에게는 이게 오히려 신선할뿐더러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다가오지만 이게 전부라면 의미는 반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음반의 편곡과 프로듀싱을 복숭아(달파란, 장영규, 방준석, 이병훈)가 맡았다면 무언가 색다른 사운드를 기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뒤로는 '해체'와 '재해석'이 등장한다. "선창"은 경쾌하게 쿵짝쿵짝거리는 레게(reggae) 리듬과 슬라이드 기타가 도입되어 있는데, '흥겨움 속의 슬픔'이라는 원곡의 코드와 부합하는 편곡이다. "외로운 가로등" 역시 블루스 풍의 기타와 재즈 풍의 클라리넷이 원곡의 고적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의 사운드를 선사하고 있다. 두 곡의 앞뒤에는 "황성옛터(황성의 적)", "굳세어라 금순아", "꽃을 잡고", "애수의 소야곡" 같은 한국 대중가요의 고전들이 '재해석'의 수레에 실려 지나간다. 편곡을 맡은 인물들은 종종 프로그래밍된 전자음향을 사용하지만, 그 용도는 어쿠스틱 혹은 일렉트릭 악기와의 원만한 조화를 기하기 위한 것이다. 이의 하나의 단면은 마림바나 실로폰 소리인 줄 알았던 소리가 실제로는 프로그래밍된 음향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한국의 초기 대중음악은 모두 트로트'라는 통념을 버린다면, 앨범 후반에 이르면 '트로트'는 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일단 리듬이 2박자가 아닌 3박자이기 때문이다. "오동나무"는 오케스트라 편곡에 피리와 태평소가 양념을 치고 버블 시스터즈의 낭랑한 백킹 보컬이 가세하면서 영화적인 심지어 동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강남달(낙화유수)"는 (어어부 프로젝트의) 백현진과의 듀엣을 통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1980년대 대학가에서 은밀하게 유통되었던' 곡인 "부용산"의 경우 어떤 역사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일깨워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럴 때 "굳세어라 금순아"와 "부용산"이 같은 음반에 수록되었다는 점은 보도자료에 나오는 '씻김굿'이라는 표현과 정확히 부합하는 특징일 것이다.

모든 곡들이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특정한 취향에 고착되고 매몰된 사람이 아니라면 오래된 정서가 현재로 불려 와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자태로 우리 앞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트로트에 대해 멸시와 비하의 시선을 보냈던 행위가 실제로는 자신을 향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이 든다. 그건 섬뜩한 것이다. 즉, 이 음반은 자기가 벗어나려고 애썼던 것이 실제로는 벗어날 수 없는 무엇이라는 것. 그리고 벗어날 수 없다면 그걸 어떻게 관리하고 제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가를 알려준다. 이 음반에서의 재해석이 '해체'되면서도 결국은 '봉합'되듯이...

따지고 보면 한국의 대중음악계에서는 '뽕을 차용해서도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은 하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면 한영애의 이번 앨범은 '코페르니쿠스적'이다. 그게 발상의 혁명적 전환으로만 그칠지 후속작업으로 이어져서 빅뱅을 낳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한번의 '외도'로 끝나고 창작으로의 응용 없이 끝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한국 대중음악계의 '완벽한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이 음반의 가치는 충분하다. 적어도 '국악을 세계화한다'라든가 '월드 뮤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작위적 구호보다 훨씬 가치가 크다는 뜻이다. 물론 이상의 이야기를 '앞으로는 모두 이런 것만 해라'라고 이해하는 사람이 다수라면 완벽한 혼돈은 더욱 계속되겠지만... 20030721

P.S.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음반의 제목을 영어로만 지었다는 점과 음반 표지의 디자인이다. 더 나은 대안이 있었을 것 같다.


수록곡
1. 목포의 눈물
2. 선창  
3. 애수의 소야곡
4. 외로운 가로등
5. 타향살이
6. 굳세어라 금순아
7. 황성옛터
8. 사의 찬미
9. 따오기
10. 강남달  
11. 오동나무
12. 부용산
13. 꽃을 잡고
14. 타향살이(voice)


**** 이분의 한영애 앨범 리뷰를 읽고나니, " 배신자 슈퍼스타 " 라는 제목을 단 조용필님에 관한 글이 어떻게 진행될지 몹시 궁금해지고, < 왜 한영애의 시도는 재해석에 의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이고, 조용필은 배신자인지> 너무 궁금해지더군요.  조용필님 글이 어떻게 쓰여질지는 아직은 모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한 평론가의 글에 호들갑떠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도 호기심은 생기지 않습니까?  앞으로 글이 오르면 퍼나르도록 하겠습니다.


*** www.weiv.co.kr/view_detail.asp?code=series&num=1900    70년대 트로트 고고 ( 신중현씨 표현은 뽕락)에 대한 글입니다. 당시 음반산업에 대해서도 나와있군요.



1 댓글

불사조

2003-07-28 08:48:31

한 평론가에 글에 조용필의 음악관이 재 조명되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의미있고 반추해 볼만한
내용이 있는지 지켜보면서 논의해 볼만한 가치가 있으면 토론해 봄직도 무리가 없을것 같습니다.
아무튼 약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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