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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이를 처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그 나이를! 그 나이를!!~'
내가 아는 어떤 노래의 가사 중 일부이다. 난 사실 이러한 말에 별로 자극을 받지 않는다. 내가 뭐든 잘해서가 아니라 이미 단념할 건 일찍 단념했기 때문이다.
이런 말에 자극을 받는다면 오히려 젊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나도 한때는 나이 들어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해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침 출근길에는 귀에다 이어폰을 꼽고 영어를 듣고 퇴근길에는 또 학원을 다니면서 ... 인생자체를 늘 살아남기 위해 나 자신을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 속으로 내몰았었다.
그런데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나의 인생관은 짧은 인생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자 라는 컨셉(?)으로 바뀌었다(뭐 현실은 나를 늘 스테레스 받게 하지만 말이다)
보통사람의 눈엔 사회적으로 유명하거나 혹은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정말 모든 걸 잘하고 또 독해서 그 자리에까지 오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뭐랄까? 순수하다 고나 할까? 오히려 그런 사람들 일수록 세상 처세에 단순하거나 어린아이 수준 같은 순수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조용필도 그런 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 용필씨가 총각 시절에 새벽까지 우리 남편 붙들고 술을 마셔서, 남편이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기에 내가 그만 가라고 일으켜 세웠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나가 놀래, 그래야 여자를 만난대." -
일용 엄니 김수미의 에세이집에 나오는 말인데 여기에 조용필의 솔직한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 같아 옮겨 보았는데 살아남기 위해 인정 따위엔 냉정해야 하고, 남들보다 머리를 재빨리 굴려 남을 밀쳐내야 자기가 성공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가장 사람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때 사람으로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함을 보여주는 사례 같아 보인다.
조용필은 1950년 3월 생으로 작은거인 이라는 별칭답게 키도 170cm가 되질 않는다.
1969년 그룹 파이브 핑거스 기타리스트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으며 1975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조용필과 그림자라는 그룹을 결성했고 1978년에는 드디어 우리 귀에도 익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을 탄생시키게 된다.
그리고 히트곡이 인기가수를 만든다는 가요계의 상식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1집에서 18집에 이르는 음반에는 어느 하나 버릴 음반이 없다.
1979년에 낸 1집에서는 '창 밖의 여자'를 히트 시켰고, 1980년 2집에서는 '축복(촛불)', 1981년 3집에서는 그 유명한 '고추잠자리', 1982년 4집에서는 '못 찾겠다 꾀꼬리', 그리고 사실은 영화보다 먼저 친구 붐을 일으켰던 1983년 5집 '친구여', 1984년 6집에서는 '눈물의 파티', 1985년 7집에서는 '여행을 떠나요', 1985년 8집에서는 '허공', 87년 9집에서는 '마도요', 그리고 1988년 10집 '모나리자' 등등 되집어 보면 여기까지 오게 한 작은 거인 조용필의 힘은 그야말로 대중들의 감성을 움직이게 했던 그의 히트곡이 아닐까 싶다.
이밖에도 히트곡을 보면 비련, 킬리만자로의 표범, 서울서울서울, 꿈.....이렇게 나열하다간 밤을 샐 것 같아서 오늘은 내가 참는다 ^ ^;;
내가 대한민국에 사는 동안 조용필처럼 이렇게 각 음반마다 히트곡을 내는 가수를 본적이 없었으며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사는 동안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 되면 조용필의 35년 가수로서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지만 사람이 모든 것은 가질 수가 없는 것인지 조용필은 안타깝게도 배우자의 복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첫 번 째 결혼에서는 이혼을 하고 두 번 째 결혼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이제는 행복한 생을 늦은 나이에나마 누리나 싶었는데 2003년 1월 배우자 안진현씨는 너무 일찍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난 내가 지금 조용필과 같은 땅에서 현재 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가수라는 한 길을 걸으며 그 세계에서는 보기 힘들게 장인의 정신까지 보여준 조용필!! 가수는 그의 노래대로 인생을 걸어간다는 말이 있듯 조용필은 그의 출생 자체가 정말 위대한 탄생이 된 것 같다.
출처: 스포츠서울>전문가컬럼>지선의 '앵콜! 주파수 8090'
자유기고가 :지선
약력
저는 현재 중앙일보 디지털뉴스센터에서 웹에디터로 열쒸미 일하고 있으며 자유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JOINS.COM에서 영화칼럼을 쓰기도 했습니다
본인 및 코너소개
기쁨.고독.만남.운명.허무.사랑.배신.눈물.얼굴.행복 등등 세상사 모든 건 가요로 다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이는 타오르는 꿈을 먹고 산다지만 저는 미래가 불투명했던 젊은 날에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가요를 부르며 힘을 내며 살아왔었던 것 같습니다
80년대 90년대 내가, 여러분이 불렀던 노래, 그 노래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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