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최근 국내 여러 대형무대에서 PIGI 프로젝터 영 상을 활용한 연출기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PIGI'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프로젝터 제조업체인 ETC사(社)가 만든 첨단 영상 프로젝터를 가리키는 것으로, 대형 이미지들을 자유자재로 조절, 무대 등에 투사함 으로써 입체적이고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것이 특징.

외국에서는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행사, 98년 프랑스 월드컵 개막행사, 지 난 9월 프랑스 생드니 월드컵경기장 오페라「카르멘」등 중요 행사에서 종종 쓰였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기업 이벤트, 전시회 등에 간간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열린 대형공연 가운데서는 지난 9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오페라「아이다」가 대표적이다.

당시 경기장 내 가로 100m, 세로 25m 크기로 '덩그러니' 세워진 대형 무대의 ' 썰렁함'을 채워준 것이 바로 이 PIGI 영상 시스템.

무대 양벽에 프로젝터를 활용한 50여장의 대형 이미지를 투사, 전체적으로 심플 한 라인의 무대를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꿔 놓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 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에서도 국내 대중음악 공연으로는 처음으로 PIGI 영상이 쓰였다고 해 화제가 됐다.

프로젝터를 이용해 순간순간 극장 전체를 울창한 숲으로, 또는 파도 속으로 만 들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 것.

오는 21일과 24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크리스 마스 콘서트에서도 총 27곡의 프로그램에 맞춰 각기 다른 PIGI 영상이 등장하는 화 려한 연출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18일부터 24일까지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라보엠」 역시 PIGI 영상 연출로 일찍부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름 40m 크기의 원형무대 뒤편에 가로 32m, 세로 9.5m의 대형 스크린이 세워지게 되는데, 주최측은 이 무대와 스크린에 영상을 쏘기 위해 총 9대 의 첨단 프로젝터를 프랑스에서 들여오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하늘에 달이 떠 있는 이미지를 비춤으로써 관객들이 실제 밤 하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거나, 마지막에 주인공 '미미'가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 무대 전체에 '꽃 무늬' 양탄자가 깔리도록 하는 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는 계획.

「라보엠」의 무대 디자이너 이브 베르나르는 "PIGI영상은 경기장처럼 전문 극장 이 아닌 공간에서 장면전환을 위한 매우 효과적인 기법"이라며 "다양한 영상 이미지 들을 통해 평평한 무대를 입체적이고 화려하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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