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4

[동아일보] 강헌의 가인열전 -조용필-

꿈의요정, 2011-07-04 18:33:11

조회 수
3747
추천 수
0

팔색조 창법… 대중음악 틀을 깬 ‘창밖의 남자’

 

《신군부가 광주를 피로 물들이며 오욕의 권좌에 오르던 1980년 바로 그 시점에 이 땅의 대중음악은 불세출의 젊은 장인을 영접하면서 새로운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막 30대에 들어선 조용필은 더 이상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스타덤에 오른 보수 회귀의 선봉장이 아니었다. 정상에 오르자마자 들이닥친, 대마초로 인한 3년간의 활동 정지는 그에게 독공의 수련기를 안겨다 주었고 그 결실은 스스로가 1집으로 자리 매긴 1980년 컴백 앨범의 앞뒷면 머리곡 ‘창밖의 여자’와 ‘단발머리’로 나타났다.》


캐리커처 최남진 기자 namjin@donga.com

photolink
<iframe style="DISPLAY: none" id="photolinkframe" src="http://p.lumieyes.com/encodeB_donga.asp?domain=http%3A%2F%2Fnews.donga.com%2F3%2Fall%2F20110704%2F38517005%2F1&idx_campaign=1721,1730&ev=PV"></iframe>
조용필 자신의 말을 빌리자면 1980년 시점에 그 자신은 물론이고 당시 대중의 마음속에 형언하기 어려운 복잡한 갈망들이 존재했고, ‘창밖의 여자’가 과거와 기존 세대의 갈망을 대변한다면 ‘단발머리’는 미래와 다음 세대의 갈망을 담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도들은 한국 대중음악사의 거대한 분기점이 되었다.

컬러 방송의 시대가 열리고 대중음악의 주력 수용층이 10대로 이동하는 지각변동 속에서 그는 단순히 ‘오빠부대’의 원조 아이돌 스타로 그치지 않고 이후 15년 동안 무수한 히트곡을 분만한, 유일무이한 주류의 왕자였을 뿐만 아니라 포크와 힙합을 제외하고 한국 대중음악이 서술 가능한 모든 장르의 문법을 집대성한 단 한 명의 음악가였다.

소망스러운 대중음악가의 모든 면모가 비주얼적으로 왜소한 그의 초상에 녹아들어 있다. 정녕 ‘가왕’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카리스마 충만한 보컬, 음악의 핵심을 포착해 내는 집요하면서도 자유자재인 작곡 능력, 새로운 테크닉과 효과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비판적 수용, 스타 시스템이라는 복마전 속에서도 투철했던 자기 관리와 연습, 라이브 콘서트에 대한 정열,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탄생’이라는 백 밴드에 대한 지나칠 만큼의 집착과 투자. 이러한 미덕의 총합은 컴백 직후 5년 연속 연말 가수왕에 등극하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조용필이 위대함으로 빛나는 것은 그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오로지 피와 땀의 절차탁마로 이 모든 것을 조금씩 획득해 내었다는 점이다. 1969년 경동고 3학년을 자퇴하고 파주 용주골의 초라한 클럽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첫발을 내디딜 때, 그는 60년대 서구의 록과 리듬앤드블루스에 경도된 수많은 음악 청년의 한 명에 불과했다. 1971년 동료 보컬리스트의 군 입대로 얼떨결에 보컬 녹음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도 그는 그저 특징 없는 미성의 소유자였다.

그가 록음악과 흑인음악이 요구하는 탁성까지 완벽하게 습득한 것은 낮에는 조선호텔의 살롱밴드로, 밤에는 나이트클럽 밴드 리더로 무명의 7년을 보내는 동안 서서히 이루어졌다. 짧은 성공 후 3년간의 활동금지 기간에도 그는 좌절의 울분 속에서 전통 민요와 판소리 ‘흥부가’의 구걸하는 대목을 익히고 또 익히며 후일 새로이 날아오르게 될 때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만의 득음을 마침내 일구어낸 것이다. 3집 ‘여와 남’(1981년)에서 보여준 화려한 진성과 가성의 엇갈림, 4집 ‘자존심’(1982년)에서 아로새긴 민요적 발성과 리듬앤드블루스적 창법의 조화, 꾸준한 시도 끝에 8집 ‘허공’(1985년)에 이르러 완성된 트로트의 꺾는 목, 팔색조와 같은 그의 다채로운 목소리는 폭발하기 시작하는 80년대 젊은 세대의 욕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왼쪽부터 조용필 1집(1980년), 3집(1981년), 8집(1985년),16집 ‘이터널리’(1996년) 앨범. 동아일보DB

그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도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바다와 같다. 그의 영광은 우리 모두의 영광이었으며 그의 좌절과 눈부신 극복 또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었다. 새로운 90년대의 감수성이 그를 잠시 잊었을 때도 그는 1996년 ‘바람의 노래’로 다시 일어선다. 이 16번째 앨범의 제목처럼 조용필은 우리 대중음악사의 영원한 ‘불멸’(eternally·영원히!)인 것이다.

강헌 대중음악평론가


4 댓글

정 비비안나

2011-07-04 19:07:22

이렇게 멋진 기사를 보려고 간밤에 오빠 꿈을 꾸었나봐요!

아침에 동아일보 첫면에 오빠 용안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21면 '가인열전'주 1회 연재 기사에

오빠편이 첫번째로 아주 크~~게 올려져 있어서 정말 반가웠어요~!^^

 

필에꽂혀

2011-07-04 19:28:56

오늘 아침에 이 기사 읽고 넘 좋았는데...

 

한마디, 한마디... 옳은 애기 뿐이네요^^

 

◎aromi◎

2011-07-05 02:52:23

지면이 허락한다면 '여와남' '자존심' '허공' 외에도 수많은 히트곡에 대한 음악평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네요.

오빠의 판소리 '흥부가' 한번 듣고 싶네요.

호날두

2011-07-05 08:00:39

5년 연속 연말 가수왕이 아니라 7년간 6번 연말 가수왕.. 80.81.83.84.85.86년

86년을 끝으로 연말 가수 시상식 불참을 선언.

82년 가수왕은 이용씨가 탔는데 이해가 안되는 일이죠.

그 당시 최고인기가수는 조용필이었는데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까요?

 

 

Board Menu

목록

Page 1 / 1677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2732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2899
  공지

조용필 『ROAD TO 20 PRELUDE 2』 뮤직비디오

10
일편단심민들레 2023-04-26 2867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7333
  33538

형님 부디 바라옵건데...

弼心으로 대동단결 2024-06-23 667
  33537

[그 노래 그 사연] 아름다운 시어로 수놓은 노랫말

  • file
♡ㅋfㄹr♡ 2024-06-19 672
  33536

'두문분출' 가왕 조용필의 깜짝 등장, 탄자니아 대통령과 만난 이유는

1
  • file
필사랑♡김영미 2024-06-05 1378
  33535

남양주 수진사에 오빠의 연등이 불을 밝혔습니다.

6
필사랑♡김영미 2024-05-13 1565
  33534

하지영 개인전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1
  • file
필사랑♡김영미 2024-04-17 1458
  33533

팬연합모임 기념품 배송

2
일편단심민들레 2024-04-08 1526
  33532

팬연합 모임 기념품

2
필 사랑 2024-04-05 1434
  33531

2024년 상반기 후원금 명단(최종)

2
일편단심민들레 2024-04-01 1576
  33530

임원진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3
강큐리 2024-03-26 1365
  33529

포토카드 구입할수있을까요?..

1
일단용필네 2024-03-25 1471
  33528

2024 Pil&People 조용필님 팬연합 모임 현장스케치

3
필사랑♡김영미 2024-03-25 1833
  33527

2024 팬연합 모임 미지 뒤풀이 회계내역

2
필사랑♡김영미 2024-03-25 1399
  33526

2024 Pil&People 팬연합 모임 결과보고

4
  • file
꿈의요정 2024-03-22 2041
  33525

오빠! 생신 축하드립니다.

16
필사랑♡김영미 2024-03-21 1959
  33524

생일축하합니다.(영상)

12
  • file
일편단심민들레 2024-03-21 1787
  33523

내 생에 이런 경험 처음이야~

4
  • file
♡ㅋfㄹr♡ 2024-03-20 1486
  33522

2024 Pil&People 팬연합 모임 잘 마쳤습니다.

6
꿈의요정 2024-03-17 2323
  33521

2024 Pil&People 팬연합 모임 좌석배치

1
  • file
꿈의요정 2024-03-15 1790
  33520

2024 Pil&People 팬연합 모임 프로그램 안내

12
  • file
꿈의요정 2024-03-12 2423
  33519

2024 Pil&People 팬연합 모임 기념품 공개

5
  • file
꿈의요정 2024-03-07 2381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