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에서~~~~“


이미 대중의 인기를 얻은 가수들은 가만히 서 있기만해도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 TV 오락 프로그램 제작진의 믿음이다.

핑클 같은 인기가수가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확실히 시청률이 잘 나오거나, 적어도 잘 나올 확률이 높다.

KBS 예능국 김영선 부장은 “시청률이 방송의 상품가치를 재는 척도이기때문에 시청률을 보장해 주는 인기 연예인, 특히 인기 가수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쇼ㆍ오락프로그램의 바보 같은 숙명”이라고 말한다.

가수가 대중의 인기를 얻거나 유지하기 위해서 TV 프로그램에 많이 노출돼야 한다는 사실 또한 숙명이다.

MBC 예능국 장태연 부장은 “신인은 물론이고 이미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도 자신의 얼굴이나 노래를 알리려면 TV 도움이 필요하다”며 “ ‘육아일기’와‘드림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god와 조성모가 존재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때론 오락 프로그램이 노래 자체보다 마케팅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가수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시청률’을추구하는 방송과 ‘인기’를추구하는 가수의 이해가 교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PD들은 “방송이 인기 가수를, 혹은 가수나 연예 제작자들이 방송을 일방적으로 짝사랑 한다고, 어느 한쪽만 강자라고 볼 수도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KBS만 하더라도 ‘뮤직뱅크’ ‘뮤직플러스’ ‘열린음악회’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이소라의 프로포즈’ 정도가 PD의 뜻대로 출연자선택이 가능하다.

수 십 개의 오락 프로그램이 내남없이 인기 가수를 원하지만, 가수들에게힘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소수이다.

나머지의 경우 방송사와 ‘시청률’을 보장하는 인기가수의 관계는 역전될 수밖에 없다.

가수들이 선호하는 가요순위 프로그램이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은 ‘뮤직뱅크’ ‘뮤직플러스’ ‘이소라의 프로포즈’ ‘열린음악회’(KBS) ‘음악캠프’(MBC) ‘SBS 인기가요’ ‘메모리스’(SBS) 등 채널 당1, 2개다.

그나마 출연 가능한 가수는 프로그램당 10팀 정도로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권을 쥐고있는 것은 분명 방송사이다.

중견 가수급인 핑클이 ‘99초 광고제작 스탠바이 큐’(슈퍼TV)에 이어 ‘스포츠오딧세이’(쇼! 여러분의 토요일)에 출연하고, 김건모가 MBC에서만5개의 쇼프로그램에 출연키로 돼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불가피한 현실이다.

노래 부르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면 다른 오락 프로그램에도 ‘투자’해야한다는 생각은 방송사와 연예제작자, 가수들의 공통적 정서인 셈이다.

‘뜨고 싶고, 떠야 하는’ 신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뜬’ 가수들까지도.

오락 프로그램은 인기 가수를 잡고 싶고, 인기 가수는 가요 프로그램에출연하고싶다.

방송은 대중이 원하는 인기 가수만을 소비하고 싶고, 연예제작자들은 신인 가수들도 방송에 출연시키고 싶다.

‘테마토크, 여자를 위하여’나 ‘지금은 휴가중’ 등 연예인 의존도가낮은 코너를 갖고 있던 ‘두 남자 쇼’(SBS)가 경쟁관계인‘서세원쇼’처럼 연예인 토크쇼로 포맷을 바꾼 까닭은 무엇일까?예능국의 한 간부의 말이 우리 방송의 현실을 정확하게 꼬집는다.

“시청자들은 인기 스타를 원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