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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의 향기~

조용필닷컴, 2002-01-27 10:27:49

조회 수
632
추천 수
7




퇴근시간 즈음에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쏟아졌다



도로 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다

나도 이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들었다

그 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청년이 서 있었다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분이 가세하셨다

그런 다음 중년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다



출근시간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은 사람들로 금세 꽉 찼다

사람들은 이 비좁은 틈에 서서 멀뚱멀뚱

빗줄기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이쪽으로 뛰어 오더니

이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로 덥석 뛰어들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

아주머니가 그 큰 몸집을 들이대면서

우리의 대열에 끼어들자 그 바람에 맨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 나갔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 보았다

모두들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척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계면적게 한마디 하셨다

" 젊은이, 세상이란게 다 그런거라네 "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길 저쪽으로 뛰어갔다

한 사오분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5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준뒤, 그 할아버지께 말했다

" ....저 하나만일지라도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저쪽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쓰고 총총히 제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거나네라고 말한

할아버지만이 한참동안을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우산을 바닥에 내려 놓고는 장대비 속으로 천천히 사라져 버렸다

....

....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노력하기에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조금은...

아주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첨부

5 댓글

하늘바라기

2002-01-27 13:56:58

넘 감동적인 얘기네요 그래요 우리모두 조금만 남을 배려할줄 아는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사진 진짜루 멋있네여^^

짹짹이

2002-01-28 02:31:27

정말로 아름다운 청년의 향기로군요....그런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차한잔 나누고 싶네요...저녁노을이 지는 저녁시간에......잘 읽었어요...^^

한솔

2002-01-28 21:20:05

필님의 노래만큼이나 아름답네요... 한 육개월 전부터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날 때 통행료를 내고 영수증을 받으면서 귤이나, 사탕, 쵸콜렛을 건네곤 했었어요.

한솔

2002-01-28 21:21:15

사무적으로 인사를 건네던 아가씨들의 얼굴이 금새 환해지면서 좋아하더군요.. 괜찮던데요?

연아임

2002-01-28 22:40:22

필님 윗 사진..가끔씩 아주 가끔씩 입술 자근..깨어 물고서 아슴~하게 반쯤 내려감고 "나 괜찮았어? 어땠어 지금 나?" 마치 이러시는 듯한 필님..너무 귀여워요.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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