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월드컵공원서 화려한 월드컵전야제 열려  (2002.05.31)





　61억 세계인들이 기다리던 거대한 불꽃이 드디어 쏘아 올려졌다.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일을 하루 앞둔 5월 30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화려한 전야제가 열렸다.


　가로 50m, 폭 40m, 높이 15m의 메머드급 특설무대에는 연인원 2611명의 출연자들이 오후 8시부터 2시간여 동안 인류의 꿈과 희망, 감동을 담아냈고 공원 내외에 모인 3만여명의 국내외 관객들이 이를 지켜봤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리고 어둔 밤이었지만 세계적인 스타들과 명사들, 불꽃과 레이저광이 있어 더욱 눈부신 밤이었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전야제는 '설렘'과 '어우름', '어깨동무' 등 총 세 마당으로 구성됐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로켓축포와 불꽃이 긴 꼬리를 남기며 5월의 밤하늘을 가르며 시작됐다. 월드컵 마스코트인 아토와 니크, 케즈가 세계인들에게 신비롭고 밝은 웃음을 던졌고, 한국전통무용단이 동양적인 세계의 깊이와 신명나는 한판 놀이마당을 펼쳤다.


　오락가락 하던 빗방울은 둘째 마당이 시작될 무렵부터 굵어져 클래식계 스타들의 공연은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곽승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선율 속에 한국의 소프라노 조수미와 테너 최현수, 이탈리아의 테너 알렉산드로 사피나, 일본의 소프라노 아케미 사카모토와 테너 사토시가 월드컵을 축하하는 아름답고 힘찬 화음을 맞출 예정이었으나 무대 위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조용필이 자신의 히트곡인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요'로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자리를 지키던 관객을 열광시켰다. 중국가수 송조영과 스웨덴 아카펠라 그룹 '리얼 그룹', 세네갈 가수 이스마엘 로 등이 뜨거워진 분위기를 이어갔다.


　세계축구사에 빛나는 축구영웅들인 플라티니, 에우제비오, 베켄바워, 가마모토, 차범근이 축하사절단으로 무대에 섰고 영화 '007'의 로저무어는 평화의 공을 전달했다. 차인표와 황수경이 이들 축하사절단의 무대를 진행하는 가운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귄터 글라스가 헌시 '밤의 경기장'을 낭독했다.


　한국의 박정현과 브라운아이즈, 일본의 케미스트리와 소웰루 등 4팀 6명으로 구성된 '보이스 오브 코리아/재팬'은 월드컵 공식주제가인 '렛츠 겟 투게더 나우'를 열창했다.


　셋째마당 '어깨동무'에서는 2002명의 웅장한 합창 속에 조용필과 '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가 월드컵 축하곡과 응원곡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140명의 모델들이 삼국시대의 전통복식부터 현대의상까지 선보이는 현란한 쇼를 연출한 후 이들과 2002명의 합창단이 조용필을 앞세우고 월드컵 기념 축하곡 '꿈의 아리랑'으로 상암의 밤을 채웠다. 분수불꽃과 꽃가루, 리본이 월드컵 공원에 흩뿌리는 가운데 조수미가 등장해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각국에서 모인 월드컵 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3만여 관객들은 비 속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끝까지 환호와 박수로 객석을 지켰으며 월드컵 공식후원사 (주)필립스에서 나누어준 3만여개의 청사초롱을 손에 손에 들고 합창에 참여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 스포츠조선 이형석 기자 evol9099 곽승훈 기자 europ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