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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7 2007-11-28] 방송용 가수와 무대용 가수

2007.11.28 20:09

ypc스타 조회 수:5156 추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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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기자의 Music 홀릭>

방송용 가수와 무대용 가수

가왕(歌王) 조용필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V에 출연하지 않는 이유로 ‘방송의 무대 시스템’을 꼽았습니다.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음향 시스템, 감동을 전하지 못하는 열악한 무대 환경이 그것인데요, 조용필은 “방송 무대에 한계를 느껴 과감하게 방송을 포기했다”고 전했습니다.

80년대 말, 잘 나가던 스타가 방송을 접고 라이브 무대에 뛰어든 일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험이었습니다. 홍보의 주력 매체가 방송에 집중됐던 시기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조용필은 “방송을 포기하고 나서는 몇 년 간 라이브 무대에 손님이 없었다”면서 “그래도 방송은 ‘내 길이 아니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몇몇 기자들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조용필은 “방송에서 보여주는 것은 주로 이미지여서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하면 시청자들은 오로지 변한 ‘모습’에만 관심이 있다”고 했습니다. 출연 가수의 생각과 철학 보다는 그 사이 불어난 몸무게, 어느새 늘어난 주름 등 ‘보이는 이미지’에 집중한다는 해석이었습니다. 조용필은 그래서 연예와 오락 프로그램의 출연 섭외를 항상 거절해왔고, 뉴스 프로그램에만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매체 시대에 접어든 지금, 가수들의 홍보 전략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TV가 아니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하게 알릴 수 있는 길이 열렸으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많은 가수들은 여전히 TV에 집착합니다. 어느 매니저는 “신인가수일수록 일단 TV에 올인하고, 출연이 실패하면 라디오, 신문 순으로 매달린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여성 그룹의 한 멤버는 방송 이미지를 의식해 성형수술을 하다 병원에 실려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지금도 무수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조용필은 “TV 출연으로 가수가 아닌 방송인이 될까 두렵다”고 말했는데, 지금 TV에 목숨 건 많은 가수들은 ‘방송인’이 아닌 ‘가수’가 될까봐 되레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71128MW07431377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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