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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타임즈 2011-06-12] 충청논 단환갑의 조용필과 고령사회
2011.06.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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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의 조용필과 고령사회 |
충청논단 |
가왕 조용필. 역시 그였다. 지난 주말 저녁 청주를 뜨겁게 달군 '조용필&위대한 탄생 전국투어 콘서트 - 바람의 노래'는 웅장한 초여름밤의 대축제였다. 토요일 저녁 청주종합운동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청주지역 사상 최초의 대형 야외공연, 최다 관중이라는 기록을 세운 이번 공연에서 '가왕'은 자신의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를 충청권 팬들도 확인했다. 여느 공연과 철저하게 차별화된 웅장한 스케일의 공연기획과 함께 변함없는 가창력으로 수없이 자신의 히트곡을 쏟아내는 그에게 팬들은 매료당했다. 게스트를 출연시키고 신변잡기의 얘기로 공연의 상당시간을 끌어가는 여타 가수들의 콘서트와는 달리, 쉼없이 히트곡을 불러대는 그에게서 여전한 열정과 정열을 느낄 수 있었다. 환갑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파워를 보였다. 공연에서 보여준 그의 열정과 가창력은 절정기였던 30대와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파워풀했다. 올해 61살의 조용필.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합쳐 60갑자(甲子)가 되어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왔음을 뜻하는 61세의 생일이 환갑이다.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 왔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사람이 70살 사는 이, 예로부터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는 시에서 보듯이 70살 된 노인을 보기 드물어 환갑만 살아도 큰 경사로 여겼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오늘날에는 환갑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그래도 노년기의 기준점으로 삼는 보통사람들의 척도는 여전하다. 이렇게 보면 조용필도 이제 노인이다. 그럼에도 절정기였던 30대 때의 가창력과 열정을 변함없이 뿜어내는 그에게서 노년기로 접어든다는 나이를 실감하기 어려웠다. 왜일까.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4858만 명 가운데 11.3%에 해당하는 542만 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유엔 기준으로 보면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일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다.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만큼 국가의 재정부담이 늘고 국가 경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벌어서 쓰지 못하는, 즉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에 대한 국가적 부담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인 사실로 인해 우리는 고령사회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평균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장수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반겨야 할 일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져 장수시대에 도래했다면 제반 사회적 구조도 그런 시대적 추세를 따라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오히려 역으로 가고 있다. 수명이 길어져 더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단축시키는 정년이 그렇고,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인데도 굳이 젊은이를 탐내는 사회가 고령사회를 탐탁하게 여기지를 않는 것이다. 복지 차원으로만 접근하려는 정부의 노인정책, 이마저도 예산타령으로 세월을 흘려보내는 사이에 이 시대의 노인들이 소외되고, 파지를 줍는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서양 격언에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이를 보면 노인들이 그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연령층인가. 노인들이 여생을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인 정책은 펼 수 없는 것인가. 일하고 싶은 노인에게는 일을, 취미생활로 여유 있게 여생을 마치고 싶어하는 노인에게는 그렇게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없는지 묻고 싶다. 그에 대한 답을 이번에 청주공연을 마친 조용필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환갑의 나이임에도 그에게 노래가 있고, 일이 있고, 미래가 있다. 그가 늙지 않는 이유다. 여기서 고령사회의 노인정책을 찾으면 어떨까 싶다. |